“영화 찍으며 118년전 하와이 사는 착각에 빠졌다”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하와이에 거주하는 이진영 감독은 첫 연출작 ‘무지개 나라의 유산’(Words of Wisdom From the Rainbow State)으로 지난달 ‘중국 국제 뉴미디어 단편영화제’ 결선에 진출했다. 또 자유와 인권을 화두로 삼은 국내 ‘리버티 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신인 감독상을 받았고 ‘제41회 하와이 국제영화제’에도 초청돼 월드 프리미어 상영됐다.
앞서 9월에는 스웨덴 ‘스톡홀름 시티 영화제’ 결선에 올라갔고 같은 달 30일에는 인도 타고르 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신인 감독상을 받았다.
영화 제목의 ‘무지개 나라’는 하와이를 의미한다. 하와이는 인종이 다양하며 이들이 어우러져 조화로운 섬을 만들고 있다는 뜻이 숨어 있다.
영화 본편 마지막 회 촬영차 한국 방문 중에 있는 이 감독은 1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영화를 만들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우리나라의 이민 역사를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선조들의 당시 모습을 보면서 깜짝 놀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0년의 시차를 두고 있지만 최근 한국 내 다문화 사회가 오버랩됐다”며 “과연 당시 하와이 사회가 우리 선조에게 베풀었던 관용과 포용을 지금, 우리는 베풀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영화는 14일 전라북도 정읍 CGV에서 상영회를 가졌고, 17일 강원도 인제의 ‘끄트머리 국제영화제’에도 초청돼 영화를 선보일 계획이다.
내년 1월 13일 미주한인 이민 119주년을 맞아 한미재단이 마련하는 ‘하와이 이민의 날’ 행사에서 상영하고, 28일에는 마우이에서도 공개할 예정이다.
처음 102명이었던 하와이 한국인은 118년이 지난 지금 7만여 명으로 늘었고, 각자의 자리에서 소임을 다하며 새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알려준다. 진행을 직접 맡은 이 감독은 영화 앞부분에서 “잊혀서는 안될 우리 선조들의 삶을 돌아보고 그들의 지혜를 기록한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미주 한인 이민사를 통해 우리에게 필요한 가치와 삶의 태도를 배우고, 기록하며 다음 세대를 위한 현세대의 역할에 대한 화두를 제시하고 싶었다”며 “한국인에게만 어필하는 이른바 ‘국뽕’ 영화가 아닌, 영어 시청 인구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과 형식으로 제작했으며 차별 없는 세상, 다양성의 가치, 공존의 아름다움을 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