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 예비 학교는 결혼 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방지할 수 있는 중요한 사역입니다. 결혼 생활에서 유용한 의사소통 기술, 문제 해결 전략, 그리고 친밀감 형성 접근들은 예비 부부들이 기본적으로 받아야할 교육이며 훈련입니다. 8년 동안 상담 목사로 섬기면서 열린문 장로 교회(버지니아)에서 실시했던 결혼 예비 상담은 Friesen 박사 부부의 상담 이론을 기초로 했습니다.
“부부 피라미드”는 결혼 상담에 대한 통합적 접근의 중요성을 잘 보여 줍니다. 피라미드의 맨 윗 수준은 부부의 상호 작용과 관련된 반면에 아랫 부분은 개인의 건강과 관계가 있습니다. 부부 피라미드는 네 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맨 아래 혹은 기초가 되는 층은 ‘개인적인 정서 건강’입니다. 완벽한 정서적 반응이나 태도를 지닌 사람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두 사람 모두 정서적, 정신적 문제들로부터 자유롭게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담자가 배우자들의 정서적 건강에 익숙해지면 부부의 ‘대화 기술’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그리고 ‘대화 기술’이 비교적 충분히 개발되면 ‘갈등 조절’의 여러 가지 방법들을 소개할 수 있습니다. ‘친밀감’은 피라미드의 맨 윗부분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것은 좋은 결혼의 특징이 됩니다.
결혼 예비 학교를 운영하는 방법은 다양할 수 있는데, 매주 1회 1시간 반씩 여덟 번이나 2시간씩 여섯 번의 만남을 가질 수 있습니다. 첫째 주는 환영 및 소개, 오리엔테이션 및 ‘배우자를 배우자’라는 주제로 나눔의 시간을 가집니다. 둘째 주에는 부부의 친밀감에 대해 배웁니다. 셋째 주부터는 온라인 검사 결과를 토대로 커플들이 자신들의 관계에 대하여 토의하면서 잠재적인 문제들을 일찍 발견할 수 있게 합니다. 다음은 6주 집단 상담 가운데 첫 번째 만남에서 다룬 주제와 진행안입니다.
첫번째 만남: 배우자를 배우자
[목표]
성경적 결혼의 의미와 원리에 대해서 알게 한다.
[도입]
먼저 15분에서 20분 정도 환영 및 소개의 시간을 가집니다. 그런 후에 흰 도화지 위에 색연필로 어릴 적에 꿈꿨던 ‘Dream House’를 그리게 합니다. 그림을 다 그린 후 먼저 커플들이 서로의 그림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시간을 줍니다. 이야기를 마치게 되면 그림을 보고 느꼈던 점들에 대해서 함께 나눕니다. 대부분의 커플들이 서로의 ‘Dream House’에 대해서 처음 듣고 알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강의와 토론(실습)
나눔을 마친 후, 그림을 그리게 한 이유를 설명하며 강의를 시작합니다. 배우자(配偶者)를 한자로 보면, ‘짝을 지은 사람’ 이라는 뜻으로, 나와 결혼한 남편이나 아내를 말합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한글에서는 ‘경험을 통해 알게 된다’는 뜻의 ‘배우다’ 와 발음이 같습니다. 행복한 부부가 되려면 배우자를 배워야 합니다. 데이트하면서 서로에 대해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알게 되었지만, 결혼한 후에도 계속해서 서로에 대해 새로운 것들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그림을 그리게 한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보통 우리는 집을 그릴 때 지붕부터 그리지만, 실제로 집을 지을 때는 기초공사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결혼 예비 상담은 결혼을 준비하는 커플들을 위한 기초공사라는 점을 설명합니다. 그리고 그 기초는 하나님께서 설계하신 결혼의 원리로부터 시작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우리 사회는 결혼을 준비하는 것보다 결혼예식을 준비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6번의 만남이 결혼을 준비하면서, 먼저 “마음의 혼수”를 준비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입니다.
(1) 결혼의 의미
‘결혼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하나님의 대답은 창세기 2장 18-23절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창세기 1장에 7회에 걸쳐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라고 말씀하신 것과는 대조적으로, 하나님은 아담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못하다고 여기셨습니다(18절). 이에 하나님은 아담의 갈빗대로 여자 곧 하와를 지으사 아담에게 ‘돕는 배필’을 주셨습니다(20절). 여기서 ‘배필’에 해당하는 히브리어의 문자적 의미는 ‘대면하여’입니다. 즉 하나님은 아담과 대면하여 교제를 나눌 수 있는 상대를 지으신 것입니다. 결혼의 이유가 고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는 말입니다. 따라서 결혼의 본질은 동반자 관계(companionship)입니다. 결혼은 인간의 가장 깊은 욕구인 서로 간의 삶의 연합을 위한 욕구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이었습니다.
‘돕는 배필’이란 ‘적합한 조력자’(NIV, a suitable helper)라는 의미를 가집니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히 남편의 부족한 점을 보완해 준다는 개념이 아닙니다. 그동안 한국 교회에서 한 단계 낮은 보조자 개념으로 가르쳐 온 ‘돕는 자’(히브리어 에제르)라는 단어에는 열등성이나 종속성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구약의 용례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 단어는 하나님의 도우심을 지칭합니다. 출애굽기 18장 4절, 신명기 33장 7절, 시편 20편 3절 등은 하나님을 가리켜 그의 백성의 ‘에제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예언적 구절들에서 군사적 원조를 가리켜 사용되기도 하지만, 이는 결국 인간이 하나님의 도우심으로만 살아갈 수 있다는 간접적인 서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담과 하와와의 관계를 남자와 여자의 종속관계를 주장하는 것은 그릇된 해석입니다.
‘배필’이라는 단어 역시 남녀의 동등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배필’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네게드’는 ‘상대자’, ‘파트너’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단어가 전도서 4장 9-10절에서는 ‘동무’로 번역되었습니다. 동무 관계는 동등한 관계에서만 가능합니다. 이처럼 하나님이 의도하신 부부관계는 동등성에 기초를 둔 상호 협력적인 관계입니다.
Tim Keller 목사는 결혼의 우선 순위를 우정에 두었습니다. 그는 우정이란 서로 사랑을 고백하는 두 사람이 같은 목표를 향해 나가는 가운데 차츰 깊어가는 ‘하나됨’이라고 가리킵니다. 하나님이 인간을 남녀로 창조하실 때 근본적으로 서로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존재로 창조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부부는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그리고 영적으로 연합하여 협력하는 동반자이자 가장 친밀한 동무가 되야 합니다. 결혼은 한마디로 동반자 관계의 언약(the covenant of companionship)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성호 목사
텍사스 기쁨의 교회 담임
남부개혁대학 & 신대원 기독교 상담학 교수
문의: 443-857-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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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한인 노인 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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