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는 폐경을 전후하여 인체의 호르몬이 급변하는 시기로, 여성호르몬의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이러한 급격한 여성호르몬 감소 과정은 개개인마다 다를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완만하기 보다는 요동치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또한 폐경과 폐경에 이르는 갱년기라는 인생의 과도기는 여성호르몬 단독적 변화 뿐 아니라 우리 인체의 면역계, 신경계, 모든 호르몬계의 총체적인 변화로 이어지게 되어 여성의 몸과 마음에 다양하고 심각한 증상을 유발하게 되고, 이 기간 동안 적절한 건강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하면 50-60대 이후의 건강 상태, 만성 질병 발생 및 악화,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삶의 질에 매우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갱년기는 초기, 중기, 후기의 진행 순서에 따라 단계별로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갱년기 초기에는 난소기능의 저하로 불규칙적인 생리와 함께 여성호르몬(특히 에스트로젠)의 감소와 신경/정신과적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갱년기 초기에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증세는 아무 때나 나타나는 안면홍조 (hot flush), 그리고 불안, 초조감으로 특정 이유 없이 안절부절 못하면서 심장이 두근거리기도 하고 숨이 차며 심하면 불면증이 나타납니다. 또한 생리가 불규칙할 뿐 아니라, 심한 생리통과 많은 생리양으로 PMS라고 하는 생리전 증후군을 심각하게 경험하게 됩니다. 갱년기 중기로 접어들게 되면, 폐경(의학적인 정의로 12개월 동안 생리가 없는 상태)을 전후로, 초기와는 달리 생식기/비뇨기 피부의 위축이 심해져 전반적으로 탄력이 떨어지고 질 분비물이 줄고 건조하며, 성욕이 줄게 됩니다. 또한 소변이 자주 마렵고, 요실금과 방광염이 쉽게 발생하기도 합니다. 갱년기 후기인 폐경 후 5-10년이 되면, 여성호르몬 장기 결핍으로 인한 여러 생물학적/신체적/정신적 기능저하로 인해 여러 질환 유병율이 증가하는데, 특히 골다공증, 심혈관질환, 치매 등의 만성질환의 유병율이 눈에 보일 정도로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으로 진행됩니다. 폐경기 이후 여성에서 칼슘이 빠져나가는 속도를 모래시계에 자주 비유할 만큼 매우 빠르며, 이에 따라 단순한 한번의 낙상으로 인한 뼈의 손상, 그리고 그 결과로 인한 장애와 치사율은 같은 나이의 남성노인이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높습니다.

대표적인 갱년기/폐경기 증후군의 구체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혈관 운동 장애: 안면홍조, 식은 땀, 야간 발한 → 장기적인 불면증
● 정서/인지장애: 신경과민, 불안증, 우울증, 건망증, 불면증, 두통, 기억력 감퇴, 현기증
● 심혈관질환: 동맥경화증, 고지혈증, 심장 질환, 숨가쁨, 가슴 두근거림
● 비뇨생식기: 급격한 에스트로겐 감소로 인해 질 건조, 질 분비물 저하로 인한 관계시 통증, 배뇨곤란, 질염, 요실금, 빈뇨
● 피부 및 유방: 피부가 거칠어짐, 피부 가려움증, 유방의 탄력 감소
● 관절 및 기타: 골다공증, 손목 골절, 고관절 골절, 관절통, 근육통, 키 감소, 식욕부진, 손발저림, 피로감
여성은 일생동안 2번의 사춘기를 겪습니다. 갱년기는 여성이 겪는 제2의 사춘기입니다. 10대 사춘기 여성의 몸이 생식의 시작을 준비하는 과도기라면, 갱년기는 40~50대 여성의 몸이 생식을 마무리 짓고 갈무리를 준비하는 제2의 과도기라고도 할 수 있는데, 10대와는 달리 남편/가족 관계 및 자아 자존감/상실감과 같은 다각적 측면들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이에 본인 뿐 만 아니라, 가족과 주변 분들 모두, 여성 갱년기의 증상을 적절히 이해하고 어떻게 관리 및 대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함께”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갱년기 동안 여러 불편한 증상을 완화시키고 절절한 건강관리를 위한 노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하루 1회 이상 식물성 에스토로겐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섭취합니다.
●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충분한 물(적어도 하루 1리터 이상)을 섭취합니다.
● 하루에 1,000-1,500mg의 칼슘을 섭취하고 비타민 B, D, E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합니다.
● 소금, 그리고 설탕의 양을 줄이고, 음주와 카페인, 맵고 뜨거운 음식을 자제합니다.
● 혈액의 흐름이 좋도록 규칙적인 운동을 합니다. 특히 요가와 수영이 권장됩니다.
● 혈액순환을 저하시키는 팬티스타킹, 체형보정속옷 등 몸에 꼭 붙는 옷은 가급적 피합니다.
● 회음부 건조증과 관계시 통증이 심한 경우는, Walmart나 CVS약국 같은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질 윤활제 (K-Y jelly) 은 Replens라는 질 영양제를 소량 매일 바르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됩니다.
● 이 시기에는 노인이 된다는 허탈감이 함께 밀려오고 인생의 허무감을 동식에 느끼기 때문에 자칫 심리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우울증을 정신병이라고 치부하지 말고, 심리적인 불안, 우울감, 건망증 등 정서, 인지에 관한 불편감을 가족과 지인하게 진솔하게 털어놓고, 필요시 의료인의 상담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심한 갱년기 증상들은 무턱대고 음식으로만 다스리기엔 부족함이 있습니다. 이러한 갱년기 증상이 본인의 건강과 가족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정도로 심한 경우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하여 적절한 상담과 호르몬 보충요법을(처방전요구) 실시하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현재 미국의 한인 사회에서는 호르몬요법에 대한 의료과학에 근거하지 않은 루머와 선입견이 만연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다른 모든 약처럼, 호르몬 보충요법이 증세를 경감시키는 반면 그 부작용의 위험 또한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구토, 오심, 질 분비물의 증가, 생리가 다시 시작, 유방 통증, 여드름 등이 연구에 의해 알려진 부작용입니다. 그럼에도 실제로 많은 미국 여성들은 갱년기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 단기간의 호르몬 보충요법을 받고 있으며, 그 안전성에 대한 여러 연구가 많이 확보된 상태입니다. 꼭 알약이 아니더라도,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은 국소적인 호르몬 치료 (팔 다리 같은 신체에 바르거나, 회음부에 바르는 연고)도 경우에 따라 많은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모든 여성분들이 호르몬 요법이 적절한 것은 아닙니다. 유방암, 자궁내막증, 질 출혈, 간 질환, 담석증, 고혈압, 자궁근종, 혈전성 정맥염 등의 진단 또는 위험이 있는 여성들에게는 호르몬 사용을 절대 권하지 않습니다. 특히 담배를 피시는 분들은 혈전 위험성 때문에 일단 호르몬 보충요법에서 제외됩니다.
한국인에게 가장 바람직하고 안전한 추천방법은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포함된 천연 에스트로겐 고함유 식품을 (특히 콩제품) 자주 즐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참깨, 해바라기 씨, 땅콩, 호박, 양배추, 마늘, 브로콜리에도 풍부하게 있습니다.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식품들이 많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입니다.
갱년기 증상을 잘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본인의 노력과 가족의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증상이 심한데도 불구하고 본인이 적절히 극복하려는 노력 없이 그냥 지나가려니 하면, 본의 아니게 남편, 가족들과 심한 갈등을 겪게 되므로, 가족들과 솔직히 본인이 겪고 있는 증상을 공유하고, 서로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또 사회생활이나 취미생활을 즐기면서 혼자 있는 생활을 줄이고 산책 등 야회 활동을 늘리는 것 또한 바람직합니다.
샌안토니오 한인 건강학교 (210.372-75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