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변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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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 고령화 및 활동 부재로 명맥 유지에 고전을 면치 못했던 휴스턴 한인농악단이 이제 2개로 늘어났다. 휴스턴 한인회(회장 윤건치, 이사장 송미순)가 팬데믹으로 저조하였던 휴스턴 한인회 농악대에 활기를 불어 넣어주기 위해 농악대 단장에 새롭게 최종민 박사를 추대한다고 18일 발표했다. 발표에 앞서 한인회 측은 현재 한인농악단 단장을 겸하고 있는 한나래무용단 허현숙 단장과 만나 그간의 수고를 격려하고 한인농악단이 본래 독자적 활동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했다. 그러나 허현숙 단장은 이를 외압이라며 수용하지 않고 있다.
허현숙 단장은 TexasN 온라인 신문에서 자신의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뒤늦게 본지에 전달한 문자에서도 “지난 금요일(21일) 박요한 회장 댁에서 있었던 알그린 연방하원 초청 저녁시간에 (한인회장)뵙고 저희 농악단의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 저희 농악단은 한인회 산하가 아닌 비영리단체로 등록된 독립 단체이다. 한인회가 어떤 결정을 하던지 저희와 무관하며 휴스턴 한인농악단은 변함없이 우리 할일을 할 것이다”라고 재차 밝혔다.
윤건치 회장은 “허현숙 단장이 이상진 농악단장 이후 리더십 부재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는동안 장기적인 농악단 활동의 부재를 막기 위해 한나라 무용단과 함께 농악단을 운영해온 노고가 크다”면서 “절대 허 단장을 폄하하거나 그간의 활동을 저평가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래 무용단과 분리된 휴스턴 한인농악단의 전통을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견들이 모아졌고 마침 적임자를 찾아 새롭게 농악단장으로 추대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추대된 최종민 단장은 중앙대학교 재학시절 부터 약학대학 풍물패 소리나눔 정규회원으로 활약했고 3년간 활동 기간 중 매년 임실필봉 농악 전수관에서 하계 전수 교육을 수료했다. 또한 여러차례 상장구 혹은 다른 치배(꽹과리, 소고, 북 치배)로서 다양한 공연에 참여하였고, 이 후에도 수년간 풍물패 시니어 회원으로 후배회원들을 연습지도 한 경력의 소유자로 알려졌다. 2012년 중앙대학교 약학대학 예방약학분야에서 박사학위 취득한 최종민 박사는 도미하여 현재 베일러 의대에서 Onco-immunology와 Proteomics를 연구하고 있다.
한인회 측은 “그동안 여러모로 수고해주었던 농악대원들과 후원자들에게 감사드리며, 앞으로 어려운 과제를 맡은 최종민 단장과 힘을 합쳐 휴스턴 한인회 농악대에 큰 발전이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일부 한인사회 인사들도 어려울 때 한인농악단의 공백을 메꾸어주고 전통악기 저변확대에 애쓰고 있는 허현숙 단장의 역할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뷰에서 말한 “주류사회에 한국문화를 알리고 한인뿐만 아니라 미국 현지인들에게 장구와 북 등 한국전통악기를 가르치는 일”을 두고 “농악단이 새로운 형태의 한국홍보와 민간외교 모델이 되고 있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여러 한국 전통무용단에서도 외국인 양성자들에게 무용과 난타 등을 교육하고 공연 무대에 함께 오르는 경우가 드문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K- Tradition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고유의 풍물놀이와 사물놀이 등을 전문적으로 연주하고 가르칠 수 있는 리더가 한인농악단에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이러한 논의나 절차들이 충분한 협의 없이 결정될 경우 그 과정에서 오해가 불거지고 단체가 갈라지며 혹은 귀한 인재들을 잃게 될 우려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