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큰 일이나 난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사람이 있다.
남의 조그만 약점과 실수를 부풀려 말하는 사람,
고난과 역경앞에 죽을 것처럼 힘들어 하는 사람이 있고, 아직 닥치치도 않았는데 미리 겁을 먹고 두려워하고 염려하는 사람도 있다.
우리 삶에 아무 일도 안 일어나고 그저 평탄하기만 하다면 어쩌면 순항하는 배일 수는 있지만 파도의 일렁임을 못 느끼고 인생 바다의 깊이를 모른채 지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드라마가 한국에서 병영된지 2년이 지난 두 달 전부터 틈틈히 <나의 아저씨- 박해영 극본>라는 드라마를 보았는데 평범한 동네 아저씨 3형제와 거칠고 힘든 환경을 맞닥뜨리며 처절하게 신음하듯이 살아가는 21살 한 여자의 삶을 다뤘다.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 때문에 사람을 피하고 거칠게 인생을 살아가는 직장 부하 (극중 이지안-아이유)에게 주인공 아저씨 (극중 박동훈-이선균)가 해주는 말은 “괜찮아, 아무것도 아냐” 그 말이었다. 사실 이 말은 명언이라기 보다 아무나 할 수 있는 평범한 말이다.
그 평범한 말이 그녀를 위로하고 지금까지 세상에서 느껴보지 못한 따뜻함으로 그에게 다가왔다. 중학생 때 부모와 할머니에게 빚을 받으러 와서 폭력을 휘두르는 사채업자를 어쩌다 칼로 찌른 살인을 저지르고, 다행히 정당방위로 인정되어 처벌은 받지 않았지만 살인자라는 부끄러운 과거앞에 도망가고 싶고 절규하고 싶은 그녀에게 아무것도 아니라고 위로하는 그의 부드러운 음성은 그녀의 삶을 바꾸게 했다.
아저씨도 자기 아내가 잘아는 자신의 대학 동아리 후배와 불륜관계에 있다는 것을 알고 괴로워 하지만 그 청년이 들려주는 “아저씨,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냐, 파이팅!” 하는 위로의 말에 아내를 용서하기로 한다.
우리 삶에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이 아무 것도 아닌 것은 아니지만, 과거의 실수를 돌아보며 자책하기 보다 한 단계 생각이 성숙하고 자신의 이기심을 벗어나서 남을 배려하는 삶으로 바꾸어 나간다면 그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누구나 우리에게는 아픈 과거의 이야기 한 두 마디가 있다. 숨기고 싶은 부끄러운 일면도 있다. 그러나 누군가가 나에게 “그런 것 아무 것도 아니야” 하면 큰 위로가 되고 더 잘하고 살아야지 다짐이 된다.
예수께서 동족에게 과다한 세금을 물리던 세리나 현장에서 간음하다 잡힌 여인까지 용서하시며 죄없는 자가 돌로 치라는 말씀을 통해 “아무것도 아니야, 이제 나가서 새 삶을 살아” 위로 하시지 않는가! 때론 바쁜 세상에 남이 내게 괜찮다고 말해주지 않아도 과거의 상처는 아물고 거기에 새 살이 돋아나 아무 것도 아닌 것을 믿고 내가 나에게 ‘괜찮아 아무것도 아냐, 힘내, 매일 기쁘게 살아!’ 이렇게 말해주면 어떨까…
조의석 목사
우드랜드 빛사랑교회 담임목사, 수필가.
저서: 수필집 <블루보넷 향기>(2010), 시집 <거듭남>(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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