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엔 별이 있다. 흐린 날 구름을 보지 말고 맑은 날 별을 보라. 거기 영롱히 빛나는 별들이 당신에게 이야기 할 것이다. 땅에는 꽃이 있다. 그저 눈만 들면 볼 수 있는 꽃들이 지천에 있다. 땅구석 어딘가에 쳐박힌 쓰레기를 보지 말고 꽃을 보라. 아름다운 향기와 활짝 웃는 웃음이 있다.
괴테는 하늘의 별처럼 땅에 핀 꽃처럼 사람에게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이 어찌 괴테 만의 생각일까. 우리는 정신과 영혼을 가진 인간이기에 마음에 사랑이 머물고 미움, 시기, 탐욕을 버리고 서로 사랑할 수 있다.
별에게 길을 묻는다. 하늘이 맑은 밤이면 뒷마당에 나가 한참동안 서서 별을 보았다. 까맣게 느껴질만큼 파아란 하늘에 박힌 별, 하얀 구름 사이로 잠시 숨었다 더 환히 반짝이는 별, 아무 시름도 없이 내게 다가와 속삭이는 별. 그들에게 길을 물으면 수줍은 듯 내 마옴속에 다가와 넌지시 가야할 길을 들려주곤 했다. 기도에 응답하는 나의 주님처럼…
어쩌다 새벽에 잠이 깨어 별을 만나면 거기 찬란히 빛나는 샛별이 보이고 신선한 공기 사이로 휙 내 이마에 다가와 인사를 하고 어깨동무 하듯 친구가 되어준 때도 있었다. 너무 따뜻한 다가옴에 나는 오히려 엄숙해져서 아무렇게나 걸치고 나간 외투깃을 여미고 나의 좁았던 행동과 잘못을 털어놓고 부끄러워 하였다.
나는 꽃을 잘 모른다.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도 잘 모른다. 나는 그저 빨간 장미를 좋아하려니 생각했는데 아니란다. 때로는 노오란 프리지아 꽃도 좋아한다고 했다. 발렌타인 데이면 결국 시들고 마는 꽃을 사느라고 왜 돈을 낭비하나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꽃을 좋아하는 이들을 보면 마음이 순수하고 그들은 세상을 항하여 마음이 열려 있고 향기를 사랑한다. 꽃보다 더 귀한 영혼의 존재인 사람은 얼마나 향기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사랑’ 그보다 더 아름다운 단어가 있을까. 너무 쉽게 입술에 달지만 그보다 더 숭고한 것이 있을까. 사람 사이에 사랑이 없다면 신과 나 사이에 사랑의 신뢰가 없다면 얼마나 슬프고 삭막할까…
오래 전 독일 괴테 하우스를 찾았다가 거기서 우연히 김동길 교수님을 만났다. 그리고 그 분이 서울 집에서 매년 한번 씩 지인들을 초청하여 국수잔치를 한다는 것을 들었다. 국수 한 그릇에 담긴 사랑과 정성 그것을 나누는 것이리라.
사람은 사랑의 크기 만큼 가슴이 넓고 소중하다. 사람이 모이는 교회도 결국 사람을 담는 하나님의 사랑 그릇이다. 별, 꽃, 사랑 그리고 사람. 하늘엔 별이 영롱하고 땅에는 꽃의 향기를 사람에게는 사랑이 있으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천국처럼 아름다울 것이다.
조의석 목사
우드랜드 빛사랑교회 담임목사, 수필가.
저서: 수필집 <블루보넷 향기>(2010), 시집 <거듭남>(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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