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은 불독처럼 생기고 항상 시가를 물고 살았던 정치인이요 문학가,
항상 유우머와 위트를 즐겨 사용했던 낭만과 여유의 사람,
선거에 져서 실업자가 되고 자신의 꿈을 펼치기에는 현실이 너무 멀었지만끝까지 포기를 몰랐던 남자.
정치인으로서가 아니라 문학가로서 노벨상을 받은 소설가.
그를 알면 알수록 멋쟁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평생을 그렇게 멋지게 살다간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그가 2차대전의 영웅이라서가 아니다. 영국의 수상을 두번이나 지낸 출중한 정치인 때문만도 아니다. 그에게는 인간미가 있고 남을 배려하는 신사도가 있다. 좋은 가정에서 태어 났지만 가정에 무관심한 아버지 때문인지 그는 평생 우울증이 있었는데 그 어려움을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면서 슬기롭게 이겨낸 극복의 드라마가 그의 삶에 있어서 더 멋지다.
적이 있는 것 같으나 적이 없는 사람, 대립하는 것 같으나 한 마디 유우머로 상대방을 무너 뜨리는 사람, 다급하지 않고 목표를 이루어 내고야 마는 사람. 나는 그의 삶의 모습이 너무 부럽다. 우리에게 전해지는 15가지 명언이 있는데 그 중에서 꼭 새겨 들었으면 하는 몇 개만 소개한다.
하나 – 무엇이 중요한가 ?
돈을 잃는 것은 적게 잃는 것이다. 명예를 잃는 것은 크게 잃는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잃는 것은 전부를 잃는 것이다.
둘 – 도전
결코 양보하지 말아야 한다. 결코 굴하지 말아야 한다. 결코 결코 결코 (never) 위대한 것이든 사소한 것이든 커다란 것이든 시시한 것이든 결코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셋 – 매너
모든 사람에게 예절 바르고 많은 사람에게 붙임성 있게 지내고 몇 사람과는 친밀하게 지내고 한 사람에게는 벗이 되어야 하고 아무에게도 적이 되지 말아야 한다.
넷 – 시야
일이나 사물을 볼때 너무 끝의 끝까지 보려는 것은 잘못이다.
운명 사슬의 고리는 한 번에 하나씩 밖에 볼 수 없다.
다섯 – 고난과 위험
위험이 다가왔을 때 도망치려고 하지 마라. 그렇게 하면 오히려 위험이 배가 된다.
결연하게 위험에 맞서라. 그러면 위험은 반으로 준다. 무슨 일을 만나거든 결코 도망쳐서는 안된다.
그가 수상을 은퇴한 뒤 옥스포드 대학 졸업식에서 한 짧은 연설은 유명하다. 많은 청중의 박수를 받으며 천천히 연단에 올라 모자와 시가를 내려 놓은 후 Young men Never, never, never give up. 어떤 환경에서도 포기하거나 굴복하지 마라, 30분으로 예정된 축사를 이 한 마디만 강조하고 끝냈다. 전후 폐허가 된 영국 젊은이들에게 이 한 마디는 큰 울림이 되어 지금 미국 코로나 사태 보다도 더 어려운 환경에서 좋은 대학을 나오고도 직업의 귀천을 가리지 않고 힘든 건축일이나 벽돌공 같은 거친 일에 도전하는 용기를 주었다.
어느날 처칠의 비서가 일간신문을 들고 들어와 처칠 앞에서 그 신문사를 맹 비난했다. 처칠을 시가를 문 불독으로 묘사한 만평을 실었기 때문이다.
처칠은 신문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기가 막히게 그렸군… 벽에 있는 내 초상화보다 훨씬 나를 닮았어. 당장 초상화를 떼어 버리고 이 그림을 오려 부치도록 하게.”
이런 여유와 너그러움을 가진 큰 그릇이었으니 영국인이 현재도 가장 자랑스러워 하는 지도자일 것이다. 우리 현대사에도 긍정의 눈으로 보면 이렇게 많은 사람이 존경하고 사랑하는 지도자가 있지 않을까?
조의석 목사
우드랜드 빛사랑교회 담임목사, 수필가.
저서: 수필집 <블루보넷 향기>(2010), 시집 <거듭남>(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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