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엔 어디에 들어가도 마스크를 꼭 쓰고 들어갑니다. 마스크 안 쓴 사람들을 보면 오히려 놀라울 정도예요. 전에는 결벽증 있으신 분들이 너무 깐깐하게 군다 싶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엔 그런 결벽증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가장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으시다고 들었습니다.
코로나가 미주 지역에 오게 되면서 전국적으로 자가격리하며, 이 어려운 시기를 이를 통해 확실하게 예방하자 했을 때에는 마스크가 충분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마스크 사는데도 여간 어려움을 겪은 게 아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마스크를 사기 위하여 마스크 5부제도 시행했습니다. 출생연도의 끝자리에 맞춰서 요일별로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게 했었고, 주중에 구매하지 못한 인원들이 구매할 수 있도록 혹은 토요일과 일요일에 구매할 수 있게 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온라인에서 마스크 확보하기 대란이 생길 정도였었습니다. 한국에서 직계존비속만 보낼 수 있다고 하여 가족관계 증명서를 들고 우체국을 찾아갔어야 했습니다.
정말 집 밖에 숨 한 번 쉬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항간에는 마스크 열 상자 가지고 있는 사람이 고급 차나 저택을 가진 사람보다 위대해 보였던 적도 있었습니다.
얼마 전 텍사스의 폭염으로 낮 최고 기온이 107도 (섭씨 41.6도)를 육박할 때에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요즘에는 숨쉬기에 좀 수월하며 필터까지 잘 된다는 마스크도 나왔다는 것 같네요. 정말 그야말로 숨 쉬는 것이 이렇게 어려웠던 것인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원래 이렇게 마스크를 많이 쓰셨나요? 필자는 본래에도 여행하는 캐리어 안에 마스크가 잔뜩 들어있습니다. 비행기를 자주 타지는 않았지만 비행기 탈 때는 꼭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 코와 목이 마르는 것을 예방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그때는 사람들이 절 이상하게 봤었어요. 요즘에는 기내에서 마스크를 안쓰겠다는 사람들과 소동이 생겼다는 기사를 읽으며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에게는 호흡을 해야하는 본능이 있습니다. 몸은 계속해서 산소가 필요하죠. 우리들의 몸이 호흡이 필요한 것처럼 우리들의 영혼도 호흡이 필요합니다. 가끔 우리의 영혼이 갈급한 것을 느끼기도 합니다. 왠지 모를 허전함, 마음의 공허함, 외로움, 무엇인가로 마시고 먹어도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공간을 느끼기도 합니다.
우리의 영혼도 호흡하게 되는데 그 곳에도 몸으로 치면 산소같은 이런 꼭 필요한 것을 채워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저는 우리의 하나님이 채우시는 것이라 확신합니다. 세상을 만든 분이 정확한 해결책을 아십니다. 영혼이 호흡하시는 것이라는게 너무 막연하게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어요. 산소가 눈에 보이지 않듯 하나님도 눈에 보이지 않지만, 확실히 존재하고 우리에겐 무엇보다 필요한 존재입니다.
우리가 코로나를 위한 마스크를 쓰기 전에는 어떤 삶을 살았었는지 벌써 잊어버리진 않으셨는지요? 우리는 사회적인 인간으로서의 가면을 쓰고 있지는 않았나요? 우리는 우리의 이미지를 만들어야 했고, 웃기 싫을 때 웃어야 했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가면 그 가면을 벗어서 잘 걸어놨다가 다음날 출근할 때에는 잊지 않고 잘 챙겨서 출근해야 했었어요.
요즘은 코로나 마스크를 써서 가끔 그 가면을 잊고 출근해도 괜찮다고 하시는 분들 말씀을 들어서 듣던 중 반가웠습니다. 하루동안 귀찮은 일이 한가지 줄었다는 것은 나쁘진 않은것 같아요.
마스크로 부작용도 많습니다. 이게 익숙해진다 싶다가도 귀가 아파옵니다. 마스크를 써서 잘생긴 얼굴도 못 보여주고, 실제로 미소를 보여줘야 할 때에는 눈웃음을 보여주지 않고는 이면에 웃고 있는지 어떤지 제대로 보여주기도 어렵습니다.
귀가 들리지 않거나 안면 인식장애를 가지신 분들에게는 요즘 정말 어려운 시간이라고 해요. 입도 읽을 수 없고, 가뜩이나 사람을 못 알아보는데 마스크에 선글라스까지 껴서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도 하더라구요. 부디 이 시기가 잘 지나가 오해는 사라지고 서로 이해가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성경 이야기 하나 더 해보겠습니다. 데살로니가에 보낸 편지에 성도들의 이런 사회적인 가면 쓰는 행위가 서로 아첨하거나 본인의 이기적인 마음을 추구하기 위해 쓰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하나님을 근심하게 하는 마음이라고 합니다. 앞과 뒤가 다른 사람을 그리는 모습인데요, 우리가 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편지 쓴 사람이 이런 가면 쓴게 아니라는 것이 하나님이 증언하신다라는 말을 합니다. 기독교인으로서 하나님 앞에서와 사람 앞에서 진실되게 살아야 한다고 하던데 그것도 참 어려운 것 같아요. 빛과 세상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것 말입니다.
지난번에 전화번호를 올려도 아직 아무도 연락을 안 주셨어요. 제가 하나님 앞에 바로 서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제가 가면쓰고 있지 않다는 것을 증언하실 것입니다.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세상 이야기 할 사람 필요하시다면 연락 꼭 주세요. 그리고 오늘도 열심히 버티시길 부탁드립니다.
힘내세요.
샌안토니오 온누리교회 중.고등부 사역 (Martin Lee 전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