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변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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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인류를 타임머신에 태워 수백 년 전으로 돌려놓았다. 암 정복도 머지 않았고 인간복제도 목전에 와있다는데 바이러스로 수십만 명이 속수무책으로 목숨을 잃었고 가게도 공장도 학교도 문을 닫았다. 코로나19는 사회적 거리를 넘어서 마음의 단절과 거리감도 갖게 했다. 아시안들을 혐오하고 교회들에 따가운 시선과 루머를 퍼뜨렸다.
코로나19 피해는 한인사회도 비켜갈 수 없었다. 직장 잃고 장사 거둔 채로 불안과 무계획으로 살면서도 그로서리 물건 비축해두고 가족 돌보기에 정신을 쏟고 재정문제에 골머리를 썩느라 미처 이웃을 돌볼 엄두는 내지 못했다.
대구 경북지역에 코로나가 한참 휩쓸 때도 그랬다. 모두가 정신없을 때 어느 할머니가 놓고 간 돼지저금통과 손 편지, 할아버지의 통장과 도장, 그리고 마스크 몇 장과 “힘내세요”, “함께 이겨내요” 이런 짧은 메시지가 던져준 감동은 컸다. 우왕좌왕 정신없었던 사람들은 그제야 이웃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스크 보내기와 의료진들을 응원하는 손길들은 각자의 처한 환경에서 가장 정성 가득한 음식 혹은 선물들로 전달되었고 긍정의 에너지는 대한민국이 코로나바이러스를 장하게 이길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22일 한인중앙장로교회(담임목사 이재호)가 코로나19 구호기금 1만2천불을 전달했다. 모두가 어려운 때 먼저 교회가 나서야 한다고 했다. 여유가 있으니 남보다 쉽게 할 수 있는 자선쯤으로 쉽게 얘기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코로나19는 총체적 어려움 속에 모두를 묶어놓았다. 하나가 쓰러지면 바로 옆의 것도 넘어뜨리는 도미노 현상에 교회들도 예외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신창하 한인회장도 즉석에서 1,500불 후원을 결정했다.
그리고 신문사로 걸려온 전화 한통도 어느 교회의 목사님이었다. 코로나로 어려움에 처한 한인동포들을 돕고 싶다면서 후원금을 보내겠다고 했다.
마치 서로 약속이나 한 듯 한인동포 돕기 성금을 교회들이 시작하고 있다. 더 많은 어려운 우리의 이웃들에 작은 도움과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이제는 한인기업들도 개인들도 동참하는 아름다운 릴레이가 코로나19를 거뜬히 이길 수 있는 에너지로 바꾸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