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사 등록, 법은 스님 주지 부임 후 첫 봉축식

By 양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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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31일(일) 11시부터 휴스턴 남선사에서는 불기 2564년 부처님 오신날 봉축 법요식이 열렸다. 원래 부처님 오신날은 음력 4월 초파일이지만 불교계에서는 코로나19의 사회적 확산을 막기 위해 올해 윤 4월이 있는 점을 감안 윤 4월의 초파일인 5월 30일로 봉축식을 연기했었다.
이 날은 남선사의 신도들에게는 무척 뜻깊은 날이었다. 여전히 코로나19에 대한 경계를 늦출 수 없어 절 입구에서 체온측정, 마스크 배포 등을 준비했고 신도들도 전에 비해 많이 참석한 것은 아니었지만, 대한불교 조계종 제22교구 본사인 대흥사의 말사로 정식으로 남선사를 등록하고 법은 스님이 주지 스님으로 부임한 후 처음 맞는 ‘부처님 오신날’이었기 때문이다.
대흥사는 통일신라말 이전에 창건된 유서 깊은 사찰로 전라남도 해남 두륜산에 위치하고 있다. 임진왜란 이후 서산대사의 의발이 전수되고 13대 대종사인 초의선사로 인해 우리나라 차문화의 근원지로 여겨져 ‘호국과 차의 성지’로 일반에 알려져 있다.
이번 말사 등록을 통해 남선사는 앞으로 주지 스님의 장기 부재 상황을 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주 불교 도량들과 협력도 강화되어 더욱 힘찬 포교활동을 벌여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법은 스님의 집전과 김홍표 신도회장의 사회로 시작된 이날 봉축식은 타종과 개식에 이어 삼귀의례(三歸依禮) – 육법공양(六法供養, 향, 등, 차, 과일, 꽃, 쌀 등을 부처님께 공양함) – 한글 반야심경 독경과 청법가 순으로 차분하게 진행되었다.
설법 시간에 법은 스님은 ‘인류 화합과 공생의 연등(燃燈)을 밝히자’는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의 부처님 오신날 메시지를 대독했다. 이어 법은 주지 스님의 사형으로 캘리포니아 대승사 주지로 있는 설두 스님이 봉축사를 전했다. 설두 스님은 금강경 개경게(開經偈)를 신도들과 함께 외우면서 “항상 매 순간이 이어져 우리가 살아간다. 과거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아 만날 수 없으니 매순간, 순간을 관조하면서 바라보고 화합하는 생각을 가지며 부처님의 도량을 잘 가꿔가시라”고 새로운 주지 스님을 맞는 남선사 신도들을 격려하고, “이를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 자신을 잘 가꾸고 부처님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젊은 주지 스님을 맞아 젊은 마음으로 주위와 화합하며 우리 자신부터 변해가자’고 설법했다.
조명희 남선사 이사장(향봉거사)은 봉축사에서 “코로나 사태로 인해 봉축법회도 축소하고 주지 스님의 취임 법회도 가을로 연기할 수 밖에 없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나만 홀로 땅을 딛지 않고 살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주었다.” 면서 “대흥사에 말사로 등록하고 처음 맞는 법회에 그 인연으로 설두 스님께서 이 자리에 와주셨다. 앞으로 대승사와 남선사가 같은 교구의 형제 절로 더 많은 교류를 가지며 미국내 한국불교의 발전을 위해 힘을 합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사례했다. 이어 조 이사장은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부처님 가르치심대로 사람으로 태어나 불법을 접하는 인연을 얻었으니 부지런히 수행정진하여 자신을 갈고 닦아 인격을 완성하고 자비를 실천하며 불자로서의 책임과 소명을 다할 것을 서원하자”고 말했다.
이어 아기 부처님의 몸을 씻기는 관불식이 있었다. 이는 참석한 모든 대중들이 순서대로 불단 앞에 나와 꽃을 공양하고 깨끗한 물을 부처님의 정수리에 붓는 의식으로 모든 번뇌를 씻어내고 깨끗한 지혜를 성취해 부처님과 같이 되고자하는 원을 세우며 봉행한다.
마지막 순서로 설두 스님과 법은 스님을 필두로 모든 대중들이 코로나 때문에 취소된 연등행렬을 대신해 ‘석가모니불’을 염불하며 전내를 도는 것으로 봉축식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