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칼국수와 알싸한 겉절이로 코로나 스트레스에서 해방을…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코로나 대유행으로 외출을 삼가고 지낸 기간이 두 달이 넘자 여기저기서 인내심에 한계가 왔다는 소리가 들린다. 주부들은 외출이 조심스러운 가운데서도 가족들 먹거리 챙기는데 이력이 났을 것이고, 아무리 집밥이 맛있다고 해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별미를 먹으러 소박한 외출도 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졌다. 마침 텍사스 경제재개가 시작되었고 이번 주 금요일 22일부터는 식당 수용인원이 25%에서 50%로 확대된다.
바로 그 날, 한국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명동교자 (구)명동칼국수’가 휴스턴에서 오픈한다. 한국과 전 세계 한인들이 있는 곳이면 빠짐없이 명동칼국수집이 생겨날 만큼 명동교자의 명성은 독보적이다. 1966년 명동에서 창업해 지금까지 대한민국 전통칼국수를 대표하고 있다.
일단 맛집이 되고 나면 프랜차이즈로 사세 확장을 먼저 생각하는 법인데, 명동교자는 창업 이후 명동에서만 본점과 분점을 운영했고 2018년 이태원 직영점을 오픈했다.
미주지역에는 LA 지역에 단 2개 직영점만 있는데, 이번에 휴스턴에 미주 3호점을 그랜드 오프닝하게 된 것이다.
명동교자 휴스턴 직영점(대표 오영은)은 벨레어 H-마트 입구 왼쪽에 들어선 새 상가건물에 위치해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개업이 상당히 늦어졌는데 매장 입구 간판도 지연되고 있어 오영은 사장의 속을 어지간히 태우고 있다. 그러나 “맛있는 집은 손님이 물어물어 찾아온다.”는 자신감과 소신으로 크게 연연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손님들이 알고 찾는 명소
명동칼국수는 개업 당일부터 손님들이 문밖에까지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을 연출하며 명동 최고의 명소가 되었다. 현재 명동교자는 특허청에 상호 출원한 <명동교자>, <명동칼국수> 그리고 <1966년 창업. 명동교자 + (구) 명동칼국수)>를 모두 사용하고 있다.
명동교자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50년 전통의 한국의 맛을 지켜나가고 있다. 특히 한류 열풍을 타고 2019년 한 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1천 750만 명을 넘었는데, 명동은 외국 관광객이 빼놓지 않고 방문하는 곳이고, 명동교자는 외국인이 자주 방문하는 음식점 중 손꼽히는 곳이다. 이런 유명세에 걸맞게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미쉐린가이드 빕 구르망에 3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미쉐린 빕 구르망은 합리적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식당을 선정한다.
여기가 한국인가? 미국인가?
명동교자의 명성을 가능케 한 것은 대표 메뉴 때문이다. 구수하고 진한 닭 육수에 고명이 어우러진 칼국수, 속이 비칠 정도의 얇은 피에 꽉 찬 속에서 나오는 담백한 육즙의 찜만두, 매콤 새콤 깔끔한 양념의 비빔국수, 클로렐라 국수에 직접 갈아 만든 콩물에 시원한 오이채까지 여름철 건강식 콩국수 4가지 메뉴다. 현재 한국의 명동교자는 아직도 4가지 메뉴만을 고집한다. 여기에 곁들여지는 명동교자 특유의 맵고 알싸한 겉절이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메뉴들을 장수 메뉴로 만들어준 효자 반찬으로, 칼국수와 만두와의 맛의 조화가 절묘한 김치로 정평이 나있다.
그러나 휴스턴 3호점을 비롯한 미주 명동교자 직영점은 현지화에 맞게 4가지 대표 메뉴 외에도 각종 국수류와 만두 종류가 추가되었고 떡국, 만두국, 비빔밥, 불고기, 돼지불고기, 홍어회, 김치전 등 외국인의 기호에 맞게 메뉴가 풍성해졌다. 가격대는 명동칼국수를 비롯한 모든 국수류가 9.99불, 돼지고기 만두가 10.99불에 판매하고 있고, 다른 메뉴들도 15.99불을 넘지 않는다.
3,800 스퀘어피트 매장에 약 150석의 휴스턴 명동교자는 당분간 사회적 거리두기로 포장 주문이 많을 것으로 보이나, 한국에서 맛보던 명동칼국수와 겉절이의 추억을 잊지 못하는 동포들의 성화에 매장을 찾는 손님들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오영은 사장은 “음식의 맛은 정성이 과학을 앞선다.”는 50여년 전통의 신념을 휴스턴에서도 변함없이 지켜나가겠다면서,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추억의 칼국수 한 그릇으로 동포들이 기운을 되찾게 되기를 바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