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회 휴스턴 국제영화제 성료…다양성 최고 휴스턴의 자랑
SBS 다큐 ‘가디언스 오브 툰드라’, EBS ‘공상가들’ 외 25개 수상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미국 3대 국제 독립영화제로 꼽히는 휴스턴 국제영화제가 지난 4월 25일부터 30일까지 메모리얼 시티몰 시네마트에서 열렸다. 5일간 열린 미니 페스티벌에서는 30편의 장편 초연과 60편의 국제 단편영화 시사회가 영화인들의 귀촉을 자극했다.
이 기간 동안 한국 독립영화 두 편도 큰 관심 속에 상영됐다.
상자에 죽음을 담아서 배달한다는 ‘Death Deliverer’(정장환 감독) 블랙코미디 영화, 그리고 백수 청년과 자신을 우주적 존재로 믿고 있는 아가씨와의 로맨스 코미디 ‘She’s from Another Planet’(어느날 그녀가 갑자기, 구상범 감독)이 바로 그것이다. 두 개의 독립단편영화는 각각 금상과 플래티넘상을 수상했다.
미니 페스티벌에 이어 이번 주에는 전세계에서 출품한 작품들 중 10여개 부분에서 수상작을 선정해 레미상(Remi Winners)이 발표됐다. 올해 한국 독립영화사나 각 지상사 방송사, 케이블 방송국에서 출품한 작품들 중 총 25개 작품들이 레미상에 이름을 올렸다. 3년 전 한국이 그랜드 레미상(블랙핑크 뮤직비디오 ‘Kill This Love’)과 남우주연상(‘종이꽃’ 안성기) 및 10개 부문 43개상을 휩쓸었던 때와 비교하면 다소 저조한 편이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이 우세인 영화제에서 한국의 작품력과 우수성은 여전히 두드러졌다.
휴스턴 국제영화제는 총 10개 분야에서 경선을 벌여 플래티넘, 골드, 실버, 스페셜 심사위원상 등을 각각 수여하고 있다.
영화 부문에 이어 다큐멘터리 부문에서는 SBS ‘가디언즈 오브 툰드라’가 플래티넘상을 받았다. 2022년 3월 25일~4월 2일에 방영된 장경수 연출 이 다큐멘터리는 시베리아 툰드라에서 만났던 아이들을 11년 만에 다시 만나, 변해가는 툰드라의 상황을 기록한 영화다. 자연을 지키고 자신들의 삶을 이어가려는 아이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통해 자연과 인간, 환경문제에 대해 생각했다. 북극 툰드라에 불어 닥친 개발 열풍과 기후 위기를 대비해 보여줌으로써 환경보존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고,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프로파일러까지 등장시켜 공상과학 미래 범죄물을 추리하는 EBS의 SF 토크쇼인 ‘공상가들(Dreamers)’도 당당히 플래티넘 상을 거머쥐었다.
춘천 MBC의 ‘백두대간 화(化)’ 다큐멘터리와 제주 MBC의 ‘People of Rhythm, K’는 금상을 받았고, 그밖에도 다양한 주제로 찍은 여러 다큐 기록물들이 상을 받았다.
계곡 살인사건을 다룬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이은해, 조현수 775일간의 추적 편도 은상을 받았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2019년 6월, 계곡에서 발생한 한 남성의 익사 사고에 대해 ‘아내와 지인에 의한 계획적 보험 살인’ 가능성을 제시했었고, 이에 따라 이은해의 살인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었다. 제작진은 후속편을 통해 피의자들의 여죄를 밝히는 한편, 검찰 조사 중 잠적했던 피의자들을 추적했고, 수사기관에 취재 내용을 제보해 피의자 검거에 필요한 결정적 단서를 제공했다.
휴스턴 국제영화제는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를 배출한 영화제다. 1961년 영화감독 Hunter Todd가 독립영화 제작인을 대상으로 시작한 영화제로, ‘샌프란시스코 영화제’와 ‘뉴욕 영화제’와 함께 북미에서 가장 긴 역사를 가진 전통있는 국제상이다. 또 레미상은 에미상, 토니상과 더불어 권위 있는 상에 속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