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詩) – 이사라(등단 시인/수필가)
귀한 나이
유년 주일하고 시절 성탄 때면
하얀 천사 옷으로 단장하고
엄마 화장품 바르고 거울 들여다 볼 땐
나도 빨리 커서 어른이 됐으면 했네
어느덧 손자 며느리까지 봤으니
내 나이가 꽤나 들긴 했나 보군
나이에 버무려진
눈물 한숨 기쁨 슬픔
값진 체험들이 소중히 담긴
묵직한 내 나이
세월이 곰삭혀 낸
나의 모든 것이 묻어있는 나이
노을빛으로 아롱진 아름다운 보석들
이제는 나눠 줄 일만 남았네
거울을 들여다보면
세월이 놓고 간 자국이 있지만
마음을 만져보면
풍성한 것들이 손끝에 만져진다네
세월이 놓고 간 많은 것들
잘 가꾸어 나가면
우리가 젊은이를 보고
과거를 추억하듯
그들은 우리를 보고
미래를 꿈꾼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