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큐멘터리 영화 ‘초선(Chosen)’ 무료 상영회 성료
● 재미한인 정치인들의 끝없는 분투기, 1세대와 차세대에 묵직한 감동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재외동포사회에 감동과 묵직한 화두를 던지고 있는 화제의 다큐멘터리 ‘초선’ 무료 상영회가 지난 18일(일) 오후 3시부터 서울가든 연회실에서 있었다. ‘초선’ 영화 상영회는 휴스턴 한인회, 한인상공회, 민주평통휴스턴협의회가 공동주최했다.
한인 단체장들은 물론 차세대 젊은 학생들도 부모님들과 함께 참석했고, 한국전 미참전용사회 론스타챕터 회원들과 중국 커뮤니티 인사들까지 약 100여명이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영화 ‘초선’은 디아스포라 정체성을 탐구한 전후석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다. 첫 작품 ‘헤로니모’는 독립운동가의 후손이자 체 게바라와 함께 쿠바혁명의 주역이었던 ‘헤로니모 임’을 다루며 주목을 받았다. ‘초선’은 2020년 연방 하원의원에 도전하는 한인 5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의 시작은 ‘사이구’, 이른바 LA 폭동을 시발점으로 하고 있다. 영화는 LA 폭동이 재미한인들을 ‘코리안’에서 ‘코리안 아메리칸’으로 재인식시켰다고 설명했고, 당시의 혼란과 소외감을 설득력 있게 묘사했다. 특히 5인의 후보 중에서 캘리포니아 한인타운이 밀집돼있는 지역구에 출마한 데이비드 김 후보는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 될 뻔하지만 인권변호사 출신 성소수자로서 보수적 부모와의 갈등, 한인사회에 아웃사이더로서 딜레마적 인물이다. 처음에는 그의 승리는 불가능하다고 모두가 단언했을 만큼 그는 철저한 아웃사이더였지만, 끝없는 도전과 분투기 끝에 2020년 하원의원 첫 도전에서 6% 차이로 분패했다. 5인의 한인정치인들은 정치 성향과 출신, 배경 등이 모두 달랐지만 이민 소수사회를 대변할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결론에는 이견이 없었다. 전후석 감독이 데이비드 김 후보가 올해 치러진 2022년 선거에 재도전했지만 불과 3천표(2% 차이) 차이로 또 패했다는 소식에 관중석에서 아쉬움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날 알그린 연방하원의원은 스피커폰을 통해 축사를 전하고 전후석 감독의 공로에 대한 감사장도 전달했다.

“불편한 진실 건드리고 싶었다”
약 1시간 30분 영화 상영이 끝난 후에는 강문선 상공회장은 영화를 통해 차세대들의 정계 진출에 동기 부여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후석 감독과의 자유로운 질의응답 시간도 진행되었는데, 영화 제목 ‘초선(Chosen)’은 조선왕조의 의미도 함축하고 있다고 했다.
전후석 감독은 차기작을 묻는 질문에 통일과 분단 문제를 다룬 주제를 염두하고 있었다.
다큐를 만들게 된 개인적 동기에 대해 묻자 “트럼프 대통령의 전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트의 자서전 중에 한반도 평화가 결렬된 이유가 폼페오 전 국무장관과 트럼프 대통령, 볼트 자신의 사리, 이념, 충동적 결정 등에 의한 것이었다는 내용이 있었다”며, 만약 그 자리에 한인이 있었다면 보다 우호적 한반도 정책이 생기지 않았을까 하는 질문이 생겼고, 우연히 5인의 연방하원 도전기 기사를 보고 재미한인들의 정체성과 소수민족으로서 정치성향에 관계없이 함께 연대해야 하는 이유를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한 한인동포 부부는 젊은 세대가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해가는데, 올바른 역사 인식도 필요하지만, 그에 앞서 현존하는 한인 세대간 갈등 극복이라는 선결 조건이 있다고 질문했다. 이어 정계 진출도 1세대의 적극적인 후원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부모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식 세대들을 어떻게 후원할 수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전후석 감독은 “영화 ‘초선’은 단순히 재미한인의 성공기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오히려 내재돼있는 불편한 진실들을 건드리고 싶었다”며,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세대간, 이념간, 종교간, 성소수자간 다양한 갈등들을 끄집어내는 동시에 희망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