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지난 21일 오전 한인회관에 한 조선족 여성 한 명이 커다란 가방 2개를 들고 경찰과 함께 찾아왔다. 정확히 말하면 한인타운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황인덕 셰리프가 경찰서에 있는 한국어를 하는 여성을 데리고 온 것이다. 이 여성은 20일(목) 한국에서 도착했고, 그날 밤 해멀리 지역에 있는 M 단란주점의 오너 집에 들어가지 않고 이웃집으로 가서 경찰 신고를 요청했던 것이다.
사연인즉, 조선족인 이 여성은 한국 가리봉동에 있는 역시 조선족이 운영하는 미용실 원장의 소개로 휴스턴에 오게 되었는데, 사전에 단란주점 사장이 일자리와 비자도 알아봐주겠다고 하여 덜컥 비행기 표를 끊은 것이다. 공항에 있는 기업은행에서 1만 불을 환전하여 정확히 9천500불을 들고 왔는데, 현금을 들고 있으면 위험하다고 하여 벨레어에 있는 AFNB 은행에 함께 가서 M 단란주점 사장이 직접 세이프티 박스에 현금을 넣어두었다. 당시 중국인 은행 직원이 정확히 9천500불을 확인해주었다.
그날 저녁 남자손님과 합석이 이뤄졌고 팁 문제로 사장과 손님 사이에 약간의 말싸움이 오가며 그런 분위기가 싫어서 즉시 방에서 나온 뒤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한국의 미용실 오너까지 3자 통화를 했지만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에 변함없었고, 그 와중에 언짢은 얘기들도 오갔다. 자신의 돈 9천500불을 되돌려달라는 말은 단번에 거절당했고 경찰이 왔을 때도 M 단란주점의 오너는 이 여성을 모르는 사람이고 돈도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다는 것이다. 단란주점 주인은 추후에 9천 500불의 출처를 정확히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조선족 아가씨의 딱한 사정을 전해들은 한인회관에는 “거기서 나오길 잘했다”며 격려해주었고, 탁순덕 박사와 몇몇 한인들과 함께 소박한 밥상을 함께 나누었다. 100불을 건네주는 분도 있었고, 서둘러 한국행 비행기표를 웃돈을 주고 구한 뒤에는 황인덕 셰리프 부부가 자신의 집에서 하룻밤을 머물게 한 뒤 22일(토) 8시 비행기에 탈 때까지 안전하게 라이드해 주었다.
조선족 여성은 “미국에 처음이라 와보고 싶은 마음에 너무 사람을 믿었던 것이 잘못이다. 그러나 그런 환경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은 결코 없었다”면서 자신의 결정에 일말의 후회도 없었다. 또한 짧은 시간이지만 탁순덕 박사, 황인덕 셰리프 내외 등 한인분들의 따스한 도움의 손길에 감사를 전했다.
현재 이 사건은 경찰에 리포트가 된 상황이고, 조선족 여성은 9천500불이 적힌 환전 영수증을 갖고 있다.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M 단란주점 사장은 대답 대신 변호사와 대화하라는 대답 뿐이었으며, 그녀가 알려준 H 변호사는 상담만 했을 뿐 정식 의뢰는 없었다는 답이다. 9천500불보다 안전한 귀국을 택한 조선족 여성은 한국에 도착 후 고맙다는 인사를 거듭 전하면서 “자신의 돈을 찾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