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변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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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불청객 코로나19는 생각했던 것 이상의 악성 바이러스다.
길어야 몇 주만 참으면 지나가겠지 했고, 80% 정도는 걸려도 가벼운 감기 증상으로 2주면 회복되는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파괴력은 이미 상상을 초월하며 미국 전체를 통째로 흔들고 있다. 바이러스 자체의 파괴력보다는 빠른 감염과 그로 인한 경제적 쓰나미는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다.
휴스턴도 ‘Stay Home Work Safe’으로 강화된 행정명령은 4월 말까지로 연장됐다.
이런 와중에 한인타운에 위치한 한인식당들은 주거지역과 밀집된 곳에 위치한 것도 아니고 심각한 사회 분위기 탓에 배달이나 투고 메뉴를 주문하는 손님들도 현저히 줄면서 아예 영업을 중단한 곳들도 많다. 매일 가게 문을 열면서도 ‘계속 문을 열어야하나 마나’를 고민하고 있는 것이 한인식당들의 현실이다.
아예 영업을 못하는 소매업들도 많고 여기저기 실업자들이 속출하는 현실에서 무조건 한인식당을 이용해달라고 외칠 수만도 없는 답답함도 있다.
코리안스타일 국수와 한식을 좋아하는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이미 소문이 난 ‘코리안 누들하우스(구 함흥면옥)’는 얼마 전 가슴 뭉클한 경험을 했다.
요즘 가게를 찾는 손님들은 대부분 단골손님들이 많은데, 그 날도 한국인 아내와 외국인 남편, 두 자녀를 둔 단골손님 가정이 투고 음식을 주문했고 액수는 40여불이었다.
평소 가족과 함께 음식을 먹고 가곤 했던 그 단골손님은 계산대에서 450여불의 팁을 합쳐 총 500불을 지불했다.
김명순 사장은 무슨 착오가 있는 줄 알고 깜짝 놀라 액수를 정정하자 이미 예정하고 있었다는 듯 “요즘 많이 어려우시죠…”라며 별다른 말없이 끝까지 500불을 건네주었다고 한다.
그 순간 주인과 손님 모두 울컥 눈물을 쏟았다. “평소 소박한 부부였고, 그저 돈이 많아서 그런 기부를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같은 동포로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진심어린 마음을 손님의 눈빛과 표정으로 읽고는 같이 울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휴스턴 한인회가 시작해 미주한인회장협회(총회장 남문기)로 확장해 대구경북 지역을 위해 모금한 성금이 총 5만 5천여불이 걷혔고, 이중 원래 목표액이었던 2만 5천불(한화 3천만원)에 상당하는 마스크와 물품을 대구경북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하고 나머지는 상황이 더욱 나쁜 미국 동포사회를 위해 사용키로 했다고 헬렌장 전 한인회장이 전했다.
4월 8일에는 이브핑크 배창준 대표(전 민주평통휴스턴협의회 회장)가 한인 노약자 가정에 전달해달라며 한인회로 마스크 200장을 기부했다.
어려운 중에도 이런 따뜻한 사랑과 위로들이 모여 희망도 붙잡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