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교회에 파송을 받고 부임했는데 그 교회는 여느 교회와 마찬가지로 찬양팀이 있었습니다. 피아노와 드럼이 있었고 싱어팀은 5명이었는데 모두가 여성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중에 드럼을 맡으신 분은 남편과 사별 후 슬픔을 이기기 위해 시작한 것이 드럼이었습니다. 드럼은 타(打)악기라 박자가 맞지 않으면 찬양이 어떻게 되는지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60대 후반부터 드럼을 시작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역부족이었습니다. 부임한 첫 주부터 드러머로 인해 교인들의 불만에 의해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게 되었습니다. 목사가 새로 부임하면 적어도 6개월은 전임자의 목회방법을 존중하고 급격한 변화는 삼가해야 하는 것으로 교육을 받았습니다.
어느 미국교회의 이야기입니다. 담임목사가 새로 부임했습니다. 그런데 그 교회는 강단 중앙에 그랜드 피아노가 놓여 있었습니다. 새로 부임한 목사는 강단 중앙에 놓여 있는 피아노가 교회구조상 매우 어색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부임한 그 다음 주간에 피아노를 강단 가장자리로 옮겨 놓았습니다. 그 다음 주일 교인들이 예배보러 왔을 때 피아노가 가장자리로 옮겨진 것을 보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게 됩니다. 피아노가 옮겨진 것을 교인들은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 목사는 피아노를 옮기는 문제로 그 교회를 떠날 수밖에 없었고 그 후임으로 다른 목사가 부임했는데 전임자가 교회를 떠난 이유를 잘 알고 있었던 후임목사는 스텝들과 함께 강단 중앙에 있는 피아노를 매주 1인치씩 옮겨 놓았습니다. 그로부터 피아노가 강단 중앙에서 가장자리로 옮겨질 때까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점차적인 변화의 중요성을 의미할 것입니다. 어떤 목사는 부임한 첫 주부터 자기 방법대로 전임자의 행적을 지우는 목사도 있지만 어떤 목사는 전임자가 쓰던 주보를 적어도 3개월 혹은 6개월 넘게 사용하는 목사도 보았습니다.
혹시 목사가 음악에 대한 문외한이면 몰라도 평생을 음악 속에 산 사람으로서 드럼으로 인한 엇박자 때문에 많은 곤란을 겪었습니다. 특히 주일 낮예배 때도 익숙하지 않은 실력으로 드림을 친다는 것은 교회전체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부임한 첫 주부터 몇몇 교인들이 ‘제발 드럼을 치지 못하게 해 달라’고 강력히 건의하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예배가 경건하지 못하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박자가 맞지 않기 때문에 교인들이 매우 곤혹스러워했던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교인들이 이 문제를 두고 갈등을 겪기까지 했는데 그러나 이 분은 내가 부임하기 전부터 드럼을 쳤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내려 오지 않으면 나도 그만 두게 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드럼을 치지 못하게 하면 그날로 교회를 그만두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아무리 부족해도 내가 부임하기 전부터 드럼을 쳤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그만두면 몰라도 목사 쪽에서 그만두게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이로인해 교인들과 갈등을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찬양팀에 의해 교회 내 심각한 문제가 일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외부적인 조건이었습니다. 찬양팀 중의 한 사람이 우리교인이 아닌 친분이 있는 사람들과 결탁해서 우리교회 찬양팀으로 들어오려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교회 찬양팀에 조인하기를 원하면 먼저 우리교회 교인으로 등록하면 되는데 이들은 우리교인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교회밖에서 찬양팀을 자기들 끼리 조직해 놓았습니다. 찬양인도는 누가 하고 드럼은 누가치고 기타는 누가치고 그리고 찬양팀에 누구는 합류시키고 누구는 내려보내고 등등등. 교회밖에 있는 그들이 우리교회 찬양팀을 조직해서 들어오려는데 담임목사로선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찬양팀은 그 교회의 얼굴이지 않습니까? 찬양팀이 조직된다면 어느 것 하나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게 찬양팀일 것입니다. 찬양팀은, 교인들은 물론 새신자들이 만나는 첫번 째 교회의 분위기이니까 흠잡을 데 없어야 하고 조직이 잘 되어 있어야 하고 찬양인도에 손색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부를 노래를 선곡한다거나 찬양팀의 복장이나 노래부르는 표정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찬양팀들의 순수한 열정과 섬기는 마음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면 찬양팀들의 ‘신앙적 자세’일 것입니다. 정상적인 신앙적 자세를 가진 찬양팀을 마다할 목사가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지금 말하는 찬양팀은 우리가 갖는 상식적인 기대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우리교인이 아닌 이들이 우리교인 몇 명과 합세해서 현재 조직되어 있는 기존 찬양팀을 자기들 임의대로 해체시키고 자기들이 새로 조직해서 들어오려고 한 그들은 결국엔 우리교회 교인으로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모두 10명 정도가 되는 인원이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그들 중 일부가 찬양팀에 조인했는데 두 달도 채 되기 전에 기존 찬양팀과의 불화로 더 이상 찬양팀을 운영할 수 없게 되자 당분간 찬양팀을 해체시켜버렸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안 일이지만 외부에서 찬양팀을 조직해서 들어오려 했던 그들의 목적은 우리교회 예배를 위한 찬양팀이 아닌 자기들의 계획이 우선이었습니다. 그들은 밴드를 연습해서 카페에 돌아다니며 연주하려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었습니다. 우리교회 만큼 음향시설이나 밴드를 연주(연습)하기에 그보다 더 좋은 무대가 없을 정도로 잘 꾸며진 교회였습니다. 이들의 목적을 안 이상 어느 목사가 그들이 말하는 찬양팀을 운영하도록 하겠습니까?
그런데 문제는 찬양팀을 해체한 다음이었습니다. 그들과 관계된 장로를 비롯한 교인들이 끊임 없이 찬양팀 부활을 요구하고 나왔습니다. 불신앙적인 요소가 몸에 베인 그들의 신앙적 자세는 물론, 그들의 찬양팀 운영의 목적이 드러난 이상 그들을 찬양팀으로 세운다는 것은 양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이 문제로 빚어지는 심각한 문제는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교회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들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감리사님에게 투서가 들어갔습니다. 투서를 받은 감리사님은 그들이 보낸 투서를 나에게 보내면서 이 내용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그들이 보낸 투서엔 8가지 항목으로 되어 있었는데 투서 내용대로라면 나는 실정법에 저촉될 수 밖에 없는 그런 내용들이었습니다. 감리사님은 8가지 항목 중에서 특별히 해명을 요구한 부분은; 3) On May 7(early dawn prayer) in pastor Yoo’s sermon: “Pastor Yoo said 20 members who signed on it will have a curse, imprecation, damnation & hardship continually in their life!!!!!!!!!! Dr. Powell… Do you agree with him? Can you believe his word? Where is the Jesus? Do you think pastor Yoo really believe the alive God? & the Bible?
감리사님이 받은 투서 가운데 이 내용에 대해 놀랄 수밖에 없었고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시기에 ‘나는 모든 설교를 녹음하기 때문에 5월 7일(토요 새벽기도) 설교도 녹음되어 있다. 당신이 신뢰할 만한 한인목사를 지정해 주면 그날 녹음된 설교를 보내겠다. 그 설교를 듣고 확인해 주시기 바란다’ 그리고 ‘내 설교를 듣는 교인들에게 이렇게 저주하는 목사가 세상에 어디있겠느냐?’면서 그동안 찬양팀 문제로 불거진 상황을 차례대로 정리해서 보내었더니 감리사님이 찬양팀 문제로 불거진 갈등과 투서, 그리고 교인들의 조직적인 움직임 등, 모든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심으로 찬양팀에 의한 모든 문제는 깨끗이 정리가 되었습니다. 그후 투서를 보낸 집사를 불러 “왜 하지도 않은 설교를 투서로 보내었느냐?”고 물었더니 “목사님은 어떻게 설교하셨는지 모르지만 난 그렇게 들었습니다.” 와! 무슨 이런…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구원받은 이들이 모여 하나님께 예배하는 믿음의 공동체입니다. 이 공동체를 자기의 이익의 재료와 수단으로 삼는 이들을 교회에서 내치는 게 옳을 것입니다. 이런 자들을 교회에 앉혀 놓으면 뭐합니까? 더욱이 ‘거듭나지 못한’ 이들이 교회의 주도권을 잡고 교회를 운영한다면 아주 특이한 현상이 드러나는 교회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교회는 ‘양우리’가 아닌 ‘동물원’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런 교회를 담임하는 목사는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아닌 ‘람보(Rambo)식 무장’이 필요한 교회로 남게 될 것입니다.
유양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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