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여자에게 백만 송이 장미꽃을 바칠 수 있는 정열의 남자가 있을까?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하는 그런 사랑이 있을까?
어쩌면 그런 사랑은 꿈속에서나 혹은 천상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원래 러시아어로 불린 <백만송이 장미>는 한 가난한 화가와 프랑스 여배우의 사랑 이야기이고, 더 이전에는 그 당시 독립을 꿈꾸던 나라 라트바아 오디션에서 불린 노래이다. 그 노래 곡에 심수봉이 자신의 노랫말을 붙여 1997년에 부른 노래가 한국에는 더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사랑할 때만 피는 꽃 백만송이 장미를 피워 오라는… 그래야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나라로 갈 수 있다는 노래이다.
원곡 가사를 들으면 ‘밀리언 밀리언’ 이라는 말이 여러번 나온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백송이의 꽃도 선물하기 어려운데 백만송이의 꽃을 드릴 수 있는 사랑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 꽃을 받은 사람은 얼마나 벅찬 행복을 누릴까?
먼 옛날 어느 별에서 내가 세상에 나올때
사랑을 주고 오라는 작은 음성 하나 들었지
사랑을 할 때만 피는 꽃 백만송이 피워 오라는
진실한 사랑 할 때만 피어나는 사랑의 장미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수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꽃은 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나라로 갈 수 있다네
진실한 사랑은 뭔가 괴로운 눈물 흘렸네
헤어져간 사람 많았던 너무나 슬픈 세상이었기에
수 많은 세월 흐른 뒤 자기의 생명까지 모두 다 준
비처럼 홀연히 나타난 그런 사랑 나를 안았네
어느 별에서 우리는 세상에 보내지고 미워하지 말고 사랑하는 삶만 살다오라는 음성을 듣는다. 사랑을 할 때 꽃은 피고 사랑이 식으면 꽃은 진다. 매일 누군가를 사랑하면 매일 꽃은 피고 그렇게 수백만송이 꽃을 피우는 삶 ― 그런 신화같은 사랑을 꿈꾸는 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레인다.
왜 우리는 때로 미워하는 마음이 생길까. 물론 그가 잘못하니까 보기 싫어서 미운 마음이 들때도 있지만 내 이기심과 욕심이 채워지지 않으니 미운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백년의 인생은 긴 것 같지만 지나고 나면 실은 짧은 생인데 사랑만 하면서 살 수는 없을까?
그러지 못했지만 이제 생각하니 그 때 나를 비웠더라면 그런 경우에도 내가 그를 사랑할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8년 전 사랑해야 할 사람을 용서하지 못하고 미워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용서하고 나니 그렇게 편하고 내 가슴에 기쁨과 평화의 꽃이 핀다. 마음을 바꾸는 것은 내 의지보다는 성령의 음성에 순응하는 결단이었다.
주님은 어떤 경우에도 용서하고 사랑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주님은 자기를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소리쳤던 사람에게도 자기의 생명까지 모두 다 준 삶이었으니까.. 심수봉의 백만송이 장미도 그가 예수님을 영접한 후에 쓰여진 노랫말이다. 사랑을 찾아 방황하다 예수님을 만나고 자기의 생명까지 모두 다 준 그의 사랑의 품에 안긴 것이다.
휴스턴의 가을이 짙어간다. 하늘과 나 사이에는 구름 한점 없이 푸르다. 공기는 시원하고 호흡은 기운차다. 사랑하기 좋은 계절이다. 한 밤중 문밖에 나서면 별들이 잘 보이고 별은 사랑을 속삭인다. 어제 보고 온 반 고흐의 작품전의 마지막이 그의 두 개의 별 그림 <별이 빛나는 밤>이었다. 내가 좋아해서 내 책의 표지로도 사용했던 고흐가 그린 별…
우리는 하나님께로부터 와서 다시 하늘 나라로 돌아가지만 그것을 더 구체화 시키면 어느 별인지도 모른다. 그 별에서 자그마한 지구로 보내져서 사랑하는 삶만 살다가 다시 그리운 내 별나라로 돌아가는… 그런 별처럼 반짝이는 아름다운 삶을 끝까지 살고 싶다.
조의석 목사
우드랜드 빛사랑교회 담임목사, 수필가.
저서: 수필집 <별에게 묻는다> (2021)
수필집 <블루보넷 향기> (2010)
시집 <거듭남>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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