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깨우는 새들의 부산한 울음 소리
부지런한 꿀벌들이 나는 윙윙 거리는 소리
산중턱 어디선가 솟아
아래로 아래로 흐르며 바위에 부딪치고
서로를 휘돌아 감아 맑게 울리는 개울물 소리
오래전 우리 할머니가 명주옷을 다듬을 때
청명하게 들리던 방망이 소리
부엌에서 들리는 빠른 도마 소리
국끓는 소리 밥이 익어 김이 나오는 소리
소리는 살아있음이다
죽은 것은 말이 없다
고통스런 것은 다른 소리를 낸다
저녁 식탁에 둘러앉아
소곤 소곤 때로는 큰 목소리로 웃고 떠드는
가족의 대화와 웃음 소리가 그립다
친구끼리 여행을 같이하며
차안에 끼여앉아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
지나간 이야기를 농담을 섞어 왁자지껄 깔깔
웃고 떠드는 친구들과, 그 와이프와
거기 작은 생명의 즐거움이 흐른다
어디 크고 대단한 것만 생명이랴
하다 못해 수술이 끝나고
처음 뀌는 방귀소리도
잘 되었음을 나타내 반갑고
갓난 아기 옹알거리는 소리
뜻을 알아듣지 못해도 사랑스럽다
사랑하는 사이는 눈빛만 보아도 알지만
입을 열어 확실히 ‘사랑한다 너를’
이렇게 소리를 내어 말해주면 더 행복하다
소리는 살아있는 생명의 드러남이고
그래서 들려지는 소리는 오롯이 기쁨이고 감사함이다
조의석 목사
우드랜드 빛사랑교회 담임목사, 수필가.
저서: 수필집 <별에게 묻는다> (2021)
수필집 <블루보넷 향기> (2010)
시집 <거듭남> (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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