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최근 싱가포르를 세번 여행했다. 이 나라를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것을 알게 됐고, 이 나라야말로 우리나라가 본받아야 할 모범국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싱가포르는 우리와 같이 2차대전 후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다. 당시 국민 소득은 우리와 비슷한 60달러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천배가 넘는 6만달러 수준이 되었다. 어떻게 이런 기적이 일어날수 있었을까.
세가지만 요약하기로 한다.
첫째로 국가초석을 다진 걸출한 정치인 리콴유의 지도력을 빼놓을 수 없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그는 1950년 싱가포르로 돌아와서 초년에는 노동자를 대변하는 변호사로 활동하다 인민당의 창당 멤버로 활동했다. 이후 36세의 젊은 나이로 영국 자치령의 수상이 되었다. 청렴 검소한 그는 사회민주주의 이데올로기를 토대로 영국과 일본의 정치의 장점을 모델로 선진형 복지국가 싱가포르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이웃 대국 말레이시아와 전략적 제휴를 도모했으나 양국의 이해충돌로 짧은 동거를 마감했다. 이후 부존자원이 전무한 작은 섬나라에서 “멈추면 쓰러진다”는 정신으로 국가건설에 나섰다. 그는 국민 앞에서 그들을 독려하고 그들과 호흡을 같이하며 선진 복지 국가를 향한 분명한 비전을 제시했다. 청렴하게 사욕없이 국민에게 다가갔기에 국민들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아 그의 꿈을 이루어 갈 수 있었다. 후진국의 지도자로서 사욕없이 국민을 영도했다.
둘째로 싱가포르의 위대함은 깨끗함이다. 거리나 집 주위가 깨끗하지 않으면 국가공무원이 나와 깨끗하게 청소해주는 대신 큰 벌금을 물린다. 침을 뱉거나 담배꽁초를 버려도 예외없이 벌금을 내야한다. 이런 환경의 깨끗함은 국민 생활에 바로 반영돼 부정부패를 막고 성실한 국민생활로 연결됐으며, 외국인들에게도 신뢰를 주어 국제관계가 매끄럽게 이뤄졌다.
셋째로 인재양성이다. 이 나라는 초등학교때부터 우열반을 나눈다. 우수한 학생은 대학까지 국가에서 교육시켜 공무원으로 채용한다. 공무원이 최고의 엘리트라 할 수 있다. 가장 많은 월급을 주고 부정부패는 철저히 막으면서 국가에 전력 봉사하게 한다. 그래서 외국인들에게도 신뢰를 받으며, 이들은 타국 공무원의 몇배 능률을 올린다. 공무원들이 모범을 보이니 기타 상사 및 노동자들도 전력을 다해 부강국가 건설에 힘을 모은다. 우리 나라도 지금은 우수한 학생들이 공무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소수 정예로 싱가포르와 같은 공무원의 능률을 올려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천연자원이 전무한 이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으로 머리를 중시했다. 어릴 때부터 치열한 경쟁속에서 실용적인 교육을 받았기에 교육받은 만큼 각 분야에서 투철한 직업정신을 바탕으로 전문지식과 기능을 겸비하게 한다. 교육을 통해서 국민 개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직업을 가지게 하며 헌신적인 자세를 갖도록 양성한다. 리콴유는 자신이 터득한 사회주의 사상을 통하여 모든 싱가포르 국민에게 각자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사회와 국가에 이바지한다는 확고한 직업관을 갖게 했다.
인구와 땅덩이가 너무도 적은 싱가포르가 외국땅을 빌려 군장비를 비장하고, 고용병을 양성해 주변 어느 대국과 전쟁해도 승리할 수 있다는 평가에 비해, 우리나라는 싱가포르에 비하면 대국이고, 이웃 중국에 비해 너무 초라한 소국이라는 생각을 이 나라를 바라보며 버리게 됐다.
우리는 지금 인공 지능의 세대에 살고 있다. 싱가포르와 같은 능률적인 체제만 갖춘다면 중국, 일본은 물론 세계의 초강대국이 될 수도 있다는 꿈을 그려 본다.
심 송무 시인 (前 동아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