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들어 혁명이 많이 회자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결과가 나오기전부터 그가 “패배하면 부정선거다. 투쟁하겠다.”고 공언한 후 부정선거투쟁을 하고 있다. 그가 이겨야 하는데 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의회 유혈 난입 등 후진국 등에서나 있음직한 선거 후 난동이 미국에서 벌어졌다. 재검표를 통해 검표 실수, 집계 미스 등 모든 선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선거 실수 외에 조직적인 부정선거는 전혀 없었음에도 선거결과를 지금까지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의회 유혈난입, 취임식 참석거부에 이어 현직 대통령 탄핵 거론까지 있을 수 없는 일이 지금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미국은 남북전쟁, 노예해방, 완전독립 등 미국혁명을 통해서 이 나라를 건설했다. 세계 초일류국가를 건설한 미국에서 후진국 특허의 폭력이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조지 워싱턴은 국민들이 집권연장을 외쳤어도 임기 후 바로 물러났고, 모든 지도자들은 선거패배가 확실하면 깨끗이 물러나는 페어플레이 정신을 실천해 미국을 존경하고 미국 민주주의를 본받으려 해왔다. 이런 면에서, 미국은 민주주의 종주국의 위치를 이번 선거를 통해 완전 상실했다고 분개한 사람들이 많다. 앨 고어 힐러리 클린턴 후보들은 최고 득표를 했음에도 간접선거라는 미국제도를 인정하고 깨끗이 물러났다. 트럼프는 선거전부터 패배란 있을 수 없다며, 선거에 질 경우 법정에서 싸울 것이라고 말해왔다. 패배를 인정하지 않은 더티플레이를 지금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혁명은 민중들의 분노 표출을 30년에 걸쳐 혁명으로까지 발전시킨 세계혁명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4대혁명 모두 엄청난 희생 위에 큰 변혁을 이룩했음에도 혁명이라 부르기를 꺼린다. 겸손해서인가, 자신이 없어서인가, 지역적인 편견에서인가?
이제 우리도 엄청난 희생위에 큰 개혁을 이룩했으면 당연히 혁명이라 부르고 그 정신을 존경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내로남불이 뿌리 깊히 박혀있어, 아마 이런 떳떳한 명명조차 자격지심 때문이리라.
갑오 농민혁명은 그 큰 희생위에 외국의 침략이라는 큰 격변을 겪은 혁명임에도 불구하고 갑오경쟁 등 다른 용어로 부르려하고, 수많은 학생의 희생 끝에 자유당 정권을 타도하고 새공화국을 건설하려다가 군사 쿠데타로 좌절되었지만 역사의 대전환을 맞은 혁명이었던 것은 분명하다. 광주 민주화운동은 운동이 아니라 군부 영구지배를 끊고 민주화의 거보를 내딛는 혁명이었다. 광주혁명에 자극받은 6.8 학생봉기를 통한 민주화의 토대가 더욱 공고해져 오늘의 한국역사가 이룩되었다.
미국을 비롯 해외에서 근거도 없는 북괴군작전이라는 전두환 정권의 실존을 위한 소설이 지금도 돌고 있다. 특히 역사의 흐름도 놓친 해외교포들이 일부 군부개발이익 현금이 지원하는 역사 뒤집기에 동조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옛 군장성들이 각 곳을 다니면서 북괴군개입을 주장하며, 이러한 생활비 구걸 행위에 교포들이 춤추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잘못된 것은 솔직히 인정하고 바로잡는 현명한 민족이 되어야 한다. 어느 외국 역사가가 혁명이라 하면, 마지못해 따라가는 바보같은 민족으로 계속 남아 있어야 하겠는가? 가장 걱정되는 것은, 고국 내 변화는 알지 못하면서 계속 40년전 정권탈취에 이용한 소설을 퍼트리는 퇴역장성에게 기부금을 모금해주는 미국 동포들이다. 유태인들이라면 국민학교만 나왔어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어느 학자는 분노했다.
촛불혁명은 아직 진행중이라고 믿는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탐욕과 무능은 탄핵대상이지만 혁명이라 하기보다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믿는다. 권력농단을 제도적 장치로 인해 권력의 사유화를 철저히 막을 수 있도록 확립된다면 당연히 촛불혁명이라고 명명돼야 한다. 따라서 이 혁명은 진행중이라 봐야 한다. 우리는 갑오농민혁명, 4.19학생혁명, 광주시민혁명을 존중하고, 진행중인 탐욕과 무능, 권력집중을 통한 비리를 말끔히 씻어내는 촛불혁명을 지켜볼 때다.
며칠전 은퇴한 목사님 댁을 방문했다. 어른 키 정도의 조그마한 귤나무를 보고 입이 쩍 벌어졌다. 빙 둘러 쳐준 틀에 가지마다 수십 개의 큰 귤이 매달려 있는게 아닌가. 500개 내기에 910개가 넘었다니 ‘이게 바로 혁명이다’하며 무릎을 쳤다. 며칠 구덩이를 파는 수고, 닭 똥을 비롯한 거름, 물주기 등 수고도 많았겠지만 이런 수확은 정말로 혁명적이었다. 조그만 귤나무 하나가 이런 큰 수확을 내는 혁명을 거두는데, 민주주의를 향한 우리 민족의 값비싼 희생을 폄하하고 고국발전을 시기하는 교포가 되어서야 되겠는가?
심 송무 시인 (前 동아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