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숙원

자고로 인류가 지구 상에 출현한 이래, 온 인류는 한결같이 행복을 열망해왔다.
그러나 인류가 추구해온 행복은 그 정의를 내리기마저도 그리 쉽지 않다.
잠시 [행복]의 어원을 찾아 가보면, 영어 단어 ‘Happinness’는 “Happen”, 곧 ‘발생하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다시 말하면 행복은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발생되는 것, 또는 ‘Happy’의 어원인 ‘Happ’, 곧 ‘요행’, ‘우연’ 등의 뜻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혹자는 행복의 어원을 라틴어의 ‘bona hora’(알 맞는 시간)이라는 뜻에 접근하여 ‘그 순간에 느끼는 주관적인 행복감’에 근거를 두기도 한다.
참고로 하바드 대학의 행복학 강의 내용을 보면, 행복 곧 Happy라는 단어의 어원은 ‘행운’ 또는 ‘기회’를 뜻하는 아이슬랜드어 ‘happ’에 근거를 둔’haphazard’(우연),’happenstance’(우연한 일)과 어원이 같다.
우리말 사전에는 ‘좋은 운수, 심신의 욕구가 충족되어 만족감을 느끼는 정신 상태, 욕구가 충족되어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상태’ 등으로 정의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만족할만한 상태”를 행복이라고 보고 있다.
결국 행복은 현대적인 신화로 남아 있을 뿐 아니라, 영원한 수수께끼, 또는 요원한 꿈으로 남아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어찌 되었던 간에 행복은 인류의 숙원인 것만은 틀림 없다. 그리하여 저마다 행복을 꿈꾸며 산다. 문제는 ‘그 행복을 누가 어떻게 찾아 누리느냐?’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저마다 지극히 순간적, 일시적, 부분적인 행복을 찾아 누려 본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행복은 잠시 후에는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또 다른 행복을 찾아 헤매기 시작한다. 그러한 일이 일생 동안 반복된다.
결국은 일시적인 행복은 누구나 맛 볼 수 있으나, 영원한 행복, 곧 참된 행복은 아무도 이 세상에서 찾아 누릴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로 인식되어 있다.
푸슈킨은 그의 ‘행복’이라는 글 속에서 “행복을 찾아 문 밖에 나서서 하루 종일 들로 산으로 바다로 헤매보았으나, 끝내 찾고자 하는 행복은 찾지 못하고 허탈한 모습으로 집에 돌아와 보니, 그토록 찾고자 했던 행복은 손 만 뻗으면 잡을 수 있는, 처마 끝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더라”고 지적한 바 있다.
결국 행복은 결코 요원한 것도 아니고 인간의 추구와는 상관없이 우연히 굴러 들어오는 것이라고만 치부할 수도 없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한 편으로 어찌 보면, 행복은 모방이 아니라 창작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 때 DNA 연구가 인류의 숙원이 되어 피치를 올린 때가 있다. 1,980년부터 2,000년 초반에 이르기까지 유전자 연구로 노벨상을 받은 과학자들 중에 생리 의학상 수상자만 해도 최초의 수상자인 알브레히트 코셀(Albrecht Kossel,1910)을 위시로 하여 토마스 모건(Tohomas Morgan,1933), 에드워드 테이텀(Edward Tatum,1958) 등 그 수가 무려 40여명에 달하는데, 그 때 그들은 행복의 주인공들이었다.
그러나 그 후에 밝혀진 바에 의하면, 뼈 형성 단백질(Bone morhogenic protein BMP)은 뼈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피부도 만든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 와중에 머리카락은 자라지 않도록 한다는 사실까지 밝혀져 유전자에 관한 연구는 또 다른 국면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즉 케르베로스(Cerberus)는 유전자 머리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데,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머리가 3개 달린 개의 이름을 따서 케르베루스(Cerberus)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들이 사용한 이름이야 어떻든 간에, DNA가 유전 물질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부터 노벨상 수상의 영예를 누리는 것이 행복이라고 말하는 인간의 꿈은 우리 몸 속의 세포 탄생으로부터 소멸까지, 더 나아가서 노화, 죽음 등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인간의 지능이 도달할 수 없는 창조 주의 영원한 진리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추구해온 숙원인 행복은 절대 자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므로 행복은 단순한 인간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향유하는 것이 아니라, 절대 자의 주권에 따라 그의 도움 없이는 어떤 행운도 기회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것은 성경의 핵심이기도 한 잃어버린 본향과 잃어버린 인간 원형, 그리고 잃어버린 기쁨과 평안과 생명 등, 인간 본연의 원래 그 모습으로 되돌아갈 때, 비로소 인류의 숙원인 영원하고 참된 행복을 찾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유재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