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과 인류의 끝 없는 전쟁

만물의 영장이라 일컫는 인류의 역사 속에는 유독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있다. 곧 이 땅에서 ‘생육하고 번성하며 땅을 정복하고 다스리라’(창1:28)라고 하신 하나님으로부터 부여 받은 축복이 바로 그것이다. 그 이면에는 하나님의 절대 주권 속에서 인류가 살아 남기 위하여 극복해야 할 천재지변이나, 기근, 또는 전염병과 같은 재앙을 만나 불가피한 전쟁을 치루어야한다는 것이 기독교 입장에서 보는 인류의 숙명이다.
전염병에 관한 최초의 사적 기록은 성경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430년 간의 애굽 종살이를 마치고 출애굽할 때, 하나님으로부터 내려진 열 가지 재앙 중의 하나인 ‘온역 재앙’이다(출5:3). 그 후 제국의 형성과 함께 그 힘이 강해질수록 전염병이 강하게 등장하게 되는데, 서기 165년에서 180년 사이에 나타난 ‘산토니우스 역병’이 그 중의 하나였다.(이동훈, <세상을 바꾼 전염병의 역사> 참조)
흔히 말하는 전염병은 ‘원추, 진균, 세균, 바이러스’등의 이름으로 부르는 병원체가 동물에게 침입하여 증식하는 것을 ‘감염’이라고 한다. 이 감염에 의하여 전염병은 확산된다. 그 때마다 인간은 백신이나 항생체를 개발하여 전염병을 막고자 끊임없는 시소게임을 펼쳐왔다.
2,500년 전, 과학 문명의 발달과 함께 찾아 온 것은 계급 사회였다. 인간은 DNA의 개발이라는 유전적인 조작을 통하여 태어날 때부터 차별화된 신체적 특징과 능력을 부여 받고 철저한 세뇌 교육으로 인간 사회의 계급과 직업을 바꾸어 놓았다.
인간의 도전은 신에 대한 도전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창조주의 절대적인 주권과 불신의 죄악상이 하늘로 치달아 올랐다. 이에 따른 하나님의 진노는 드디어 지구의 종말을 재촉하고 있다는 성경의 증거를 들어 설파하고 있는 것이 기독교의 구원론이며 내세론이다.
어찌되었던 간에 지금까지 나타난 가장 괄목할만한 최악의 전염병은 14세기(1343년)에 유럽에서 나타난 흑사병(Black Death Pestilance, Great piage, Black Plague)이었다.
흑사병은 중앙 아시아의 건조한 평원 지대에서 발생하여 차츰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그 당시 유럽의 총 인구 4억 5천 만 명 가운데 7,500만명에서 2억명에 가까운 3분의 1에 해당하는 고귀한 생명을 한 순간에 앗아간 참혹한 전염병이었다. 그 근원은 당시 중앙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이어지는 실크로드 무역 선 안에 검은 쥐들이 득실거렸는데, 그들로부터 발생한 페스트라고 하는 인류 최악의 전염병이었다. 그 후 2010년에서 2011년 사이에 남 유럽인들을 대상으로 DNA를 연구한 결과 페스트 병원균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최근에 중국의 우한에서 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19호는 흑사병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주는 경고의 메시지로서, 최첨단 과학 문명을 자랑하는 인류의 자존심 앞에 강력한 용병으로 나타나 피할 수 없는 전쟁을 선포하고 전 세계를 보란 듯이 휩쓸고 가면서 수많은 생명과 정신적 경제적 고통을 몰고 와 온 인류를 불안과 공포 속에 몰아 넣고 있다.
벌써 코로나 바이러스 19호가 발생한 지 100일이 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백신이나 항체 개발은 꿈 속이며 그 가능성이 적어도 금년 10월 이후로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속수무책으로 절망에 빠져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이 즈음 우리의 기억 속에 지울 수 없는 전염병이 여러 차례 우리 곁을 지나갔다.
1957년에는 중국에서 발생한 유행성 독감이 미국에서만 약 7 만명의 생명을 앗아가기도 했으며, 그 후 사스(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SARS)는 2002년 11월 16일에 중국 광동성 포산 시에서 박쥐를 통하여 발생하여 홍콩, 싱가폴, 캐나다 등 전세계 32개국을 휩쓸고 가면서 8,000 여명의 환자와 773명의 사망자를 내었다. 이 증상은 독감과 비슷한 근육통, 기침 등을 유발시키며 38도 이상의 고열이 발생하며 중증 환자는 폐렴 증상과 호흡 곤란이 일어나는 특징을 보여주었다.
한편으로 2012년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단봉 낙타로부터 발생한 메르스는 2,500명의 환자와 그 중 35%의 사망자를 냈다. 전염병과 인류의 끝없는 전쟁은 이렇게 계속되면서 이번의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19호를 만났다.
멀잖아 백신과 항체 개발이 되어 코로나 바이러스는 반드시 퇴치 될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전염병이 더 큰 위력을 가지고 우리 앞에 나타날 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 기회에 분명한 것을 집고 넘어가야 한다. 날이 갈수록 인간의 죄악상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는 사실과 인간의 죄악상이 커지면 커질수록 하나님의 진노와 인간이 저항할 수 없고 피할 수 없는 재앙이 이 땅에 임한다는 것을 명심해야겠다. 그 무엇보다도 청교도 정신으로 살아가는 미국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생명을 살리는 것이 인간의 노력이나 세상의 어떤 방법이 동원된다 해도 불가능하며 오직 창조주에게만 절대적인 주권이 있다는 것과 죄악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지구의 종말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되겠다.
유재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