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저소득층 코로나19에도 취약
■아시안 증오 범죄 급증·우울증 약물 남용도 요주의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수록, 재난의 수준이 눈덩이처럼 불어날수록 소외집단이 느끼는 불안의 강도는 갑절로 커진다. 게다가 갑작스런 재난과 전염병으로 인한 사망과 경제적 피해가 급증하자 미국인들의 불안과 화(火)의 화살이 아시안 아메리칸에 대한 인종차별과 혐오 행위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특히 주류 미디어를 제대로 접하지 못하는 소수 인종 커뮤니티는 어떻게 효과적으로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제 때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할 의무가 있다.
지난 3월 27일(금) 오후 12에 Ethnic Media Service 주최로 소수 아시안 미디어 관계자들의 화상회의가 열렸다.
이날 공중보건 공무원, 코로나19 최전선에 있는 의료인, 법률 전문가, 인권옹호자들이 패널로 참석해 의견을 전하고 질의응답을 진행됐다.
세계보건기구(WHO)의 4월 1일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은 163,199 건 이상의 감염과 약 2,850명의 사망자를 등록했다.
LA 보건국의 Turner-Lloveras 박사는 대다수의 이민자들이 공중보건 시설에 의존하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월 24일부터 시행된 공적부조 정책으로 인해 미국에서 영주권 취득이 거부될 것을 우려해 치료받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류미비 이민자들의 43%가 건강보험이 없는 상태에서 “일부 인구만 치료해서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코로나19의 종식을 위해선 불체자들도 두려움 없이 치료를 받아야만 하는 현실인 것이다.
Health Begins를 창립한 공중보건 혁신가 Rishi Manchanda 박사 역시 전염병이 이민자와 유색 인종에게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신경정신과 의사 Sampat Shivangi 박사는 코로나19 자가격리 기간 동안 고립을 통한 우울증이 심해질 수 있고 알콜이나 약물 남용의 가능성도 크다고 우려했다.
아태계 정책계획협의회(A3PCON) 인권운동가 Manju Kulkarni 는 코로나 대유행으로 아시안 아메리칸 커뮤니티에 대한 증오 범죄에 대한 심각성을 지적했다. UCSF의 Tung Nguyen 박사는 전염병에 대해 의사들이 이렇게 두려워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면서 다음 주면 백만 건, 다음 달이면 4백만 건식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1천명 당 15~45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하는데, 아직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현재로서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개인위생수칙 지키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했다.
바이러스는 최대 3시간 동안 대기 중에 있을 수 있고 골판지에 최대 24시간, 플라스틱과 강철에서는 72시간 동안 살 수 있다며 퇴근 후 반드시 옷을 갈아입고 씻은 뒤 가족과 시간을 보낼 것을 권유했다.
아파도 제 때 병원가지 못하는 이민자들
Turner-Lloveras 박사는 현재 병원에서 의료서비스를 받고 있는 이민자들을 이민국이 체포하거나 구금할 수 없다면서 현재 이민국 구류소 안에서의 코로나19 환자 증가가 지역사회로 확산되지 않도록 시설 내 인구 밀집을 적극 반대했다.
또한 유색인종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저임금과 보험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근무환경은 병이 나더라도 제 때 치료를 받으러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많은 소수 민족들이 대도시와 공공주택에 거주하고 있어 감염 위험은 더 크다. 그로서리 점원과 같이 많은 사람들과 정면에서 마주해야 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아 바이러스 노출 확률은 더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이들 소수 민족 저임금 노동자들이 건강하다면 그나마 괜찮지만 이들이 기저질병을 갖고 있을 때 코로나19 감염과 사망에 이를 위험은 더욱 크다고 했다. 여기에는 언어장벽이라는 고질적 장벽과 함께 평소 당뇨병, 심장병 등 기저질환 치료 및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이민자들의 고단한 삶도 부정적인 환경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한편 Kulkarni 인권운동가는 아시안들에 대한 혐오증은 실제 상황이라면서,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20번 넘게 머리를 맞으며 괴롭힘을 당한 학생의 사례를 전했다. A3PCON 은 지난 달 코로나19 관련 증오 범죄에 대해 750건 넘는 사례들을 접수할 만큼 심각하다.
이날 코로나19와 관련해 전문가들이 공유한 내용들은 ‘아직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았지만…’이라는 전제가 있었지만, 결국 최악의 상황까지 준비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소수 이민자들의 피해와 불이익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이민자 커뮤니티가 초점을 흐리지 않아야 한다는 과제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