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 변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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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시 미테구 의회는 지난 1일(현지시간) ‘평화의 소녀상’의 영구 설치 결의안을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켰다. 외신은 미테구의회가 녹색당과 좌파당이 공동 발의한 ‘평화의 소녀상 영구설치 결의안’을 미테구의원 29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24명, 반대 5명으로 통과시켰다는 소식을 타전했다. 영구 설치가 공식화된 것은 아니지만 전쟁 성폭력 희생자를 추모하는 차원에서 소녀상 영구 설치는 본격 논의될 예정이다.
지난 2019년 9월 말 독일 베를린시 시민단체인 코리아협의회(대표 한정화)는 미테구에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했고, 곧바로 일본 정부의 외압이 독일 연방정부와 베를린 주정부에까지 뻗히면서 결국 지난 10월 7일 철거 명령이 내려졌다.
이에 코리아협의회는 철거명령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으로 막았고, 현지 시민단체 및 나라 밖까지 연대의 힘이 모아지게 됐다. 대한민국 국회의원 116명은 주한독일대사관에 공식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소녀상 영구 설치를 목전에 두기까지 코리아협의회의 단호한 투쟁과 베를린 시민사회의 반발이 중심에 있었다. 그러나 지역과 나라의 경계를 넘은 시민연대의 힘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 초·중·고교 학생들은 소녀상 철거를 막아준 독일 주민들에게 감사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휴스턴에서는 지난 10월 17일 ‘휴스턴 함께 맞는 비(회장 구보경)’가 주관하여 보리(Bori) 평화의 뜰에서 베를린 소녀상 철거명령 철회 촉구 성명서가 발표됐다. 휴스턴 호남향우회(회장 정성태), 차대덕 독립유공자 후손, OKETA 구기번 사무총장, 휴스턴 한인학교 박은주 교장이 여기에 뜻을 모았다. 그리고 국회의원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을 비롯해 샌프란시스코, 미시건, 보스턴 그리고 멀리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오스트리아 비엔나, 노르웨이, 한국, 독일 보흠, 호주 시드니에서 응원과 연대메시지들이 휴스턴으로 전달, 낭독됐다.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에 멀리 휴스턴에서 소녀상 존치를 위한 연대 행동을 전해들은 베를린 코리아협의회는 젊은 세대들의 결연한 모습에 감사를 보내왔다고 한다. 코리아협의회는 20대 유학생들도 있지만 파독 간호사출신 할머니들까지 연대하며 여성 인권문제에 발 벗고 나서온 시민단체였기 때문에 ‘휴스턴 함께 맞는 비’의 활동이 상대적으로 패기 있고 고무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구보경 회장은 “베를린 소녀상을 함께 지키고자 하는 한민족의 연대이자 결연한 의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한국 정부와 외교부에도 대한민국이 평화를 염원하는 국가임을, 더 이상의 전쟁으로 또 다른 희생을 바라지 않는 국가임을 천명하고,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을 회복시켜 줄 수 있는 정치적 노력과 외교적 책임을 다하여야 할 것”이라며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