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7일 허먼 파크 안에서 세월호 벤치 건립식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세월호 벤치 제막식이 5월 27일(토) 오후 12시에 허먼 파크 Reflection pool 근처에서 함께맞는비 주최로 가족과 학생들까지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2014년 4월 16일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나 살아 돌아오지 못했던 17살 고등학생들을 포함한 304명 세월호 참사의 모든 희생자들을 기리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세월호 벤치는 허먼 파크 안에 기존에 설치돼있는 벤치 중 하나에 “Sewol Perry Tragedy”라는 제목 아래 참사일과 희생자 숫자를 새기고 우리가 결코 잊지 않겠다는 다짐의 문구를 함께맞는비(Hambi.org) 이름으로 새겨 벤치 등판에 부착했다.
함께맞는비 구보경 공동대표는 “공원을 방문할 때 마다 ‘우리가 한 일’이고 ‘우리 것’이라는 마음으로 세월호 벤치에 애정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제막식 후 진상규명을 외치면서 기념촬영을 하는 것으로 간단히 세월호 벤치 건립식을 마쳤다.
안권 변호사는 “벌써 세월호 참사 9년이 지났는데, 뭔가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전했다. 정성태 호남향우회 회장은 “내 가족이 당했다는 마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동참했으면 좋겠다. 지금도 세월호 희생자 중 과반수이상의 학생들을 살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당시 정부의 불찰과 잘못된 판단을 지적했다. 박은주 교장은 “좋은 날 뜻 깊은 자리이자 의미를 되살리는 자리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전교회 강주한 목사는 1주기 때부터 해마다 교회에서 추모예배를 봐왔다며 진상규명 등 빠른 해결책이 나와주기를 희망했다. 함께맞는비 조경희 사무총장은 “우리는 잊지 않고 있다. 희생자 부모님들 가슴 아프시겠지만 순간순간 행복하시길 바란다”고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그밖에 함께맞는비에 조인해오다가 달라스로 이주했다는 남재호 씨(직장인)는 메모리얼 연휴에도 불구하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오전 7시에 달라스에서 출발해 건립식에 참석했다. 조국 다큐 영화를 보러왔다가 함비와 연결이 돼 자녀들 손을 잡고 우드랜드에서 온 어머니도 있었다.
구보경 회장은 이날 찍은 동영상들을 세월호 희생자 부모님들께 전달할 예정이라며 멀리에서 보내는 메시지들이 그분들에게 비타민처럼 큰 힘과 용기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세월호 벤치는 원래 뉴질랜드 더 좋은 세상에서 가장 먼저 건립했다며, “벤치는 같이 누리는 공간이며, 동판으로 기억하고 깊은 말 등을 새겨 넣는 것을 보고 기획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세월호 벤치 건립에는 총 5천불 정도의 비용이 소요되었는데, 공원 관리를 위한 도네이션 개념이라고 부연했다. 원래 2022년 신년 계획으로 세웠지만 8주 예상했던 것이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현실화되기 까지는 1년 이상 걸렸다. 무엇보다 휴스턴에서 가장 유명한 공원 안에 세월호 벤치를 건립함으로써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자는 뜻과 행동이 합해졌다는 데 의의를 두었다.
구보경 회장은 “세월호 참사가 터지자마자 진상 규명 활동을 시작했지만,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몰랐다.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되고 제대로 된 진상규명에 이르기 까지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고, 기억에 그치지 않고 행동하는 것”이라면서, 허먼 파크에 오면 꼭 한번 들려주길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