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파도가 하얀 물거품을 안고 밤새껏 포구로 밀려왔다가
산산이 부셔져 어디론가 사라지더이다
기러기 떼 머물 곳 없어 늘상 포구를 맴돌며 끼룩끼룩 울어대다가
깜빡 잠이 들더이다
먹구름 개인 뒤에는 햇살이 퍼지고
폭풍이 지나간 뒤에는 적막이 찾아오고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고
전쟁 끝에는 평화가 오고
고난 끝에는 안식이 찾아오더이다
오면 가고 가면 오고
누구나 잠시 머물다 떠나가야 하는 인생포구
밤이 깊으면 새벽이 가까운 줄 알건 마는
모든 것은 일순간에 지나고
기다리며 사는 사람들을 위하여
등대 불만 하염없이 깜빡이며
뱃고동 소리만 멀리 밤 하늘에 울려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