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의 미래…텍사스가 경제·과학기술 동맹의 중심

두세 사람만 모여도 총영사가 온다는 말이 조만간 나올 정도로 정영호 휴스턴총영사는 부임한지 한 달이 채 안 되었지만 동포사회 거의 모든 행사와 모임들에 참석하고 있다. 그런 신임 총영사를 동포사회도 반기고 있는데, 소통의 부재는 동포사회가 늘 목말라했던 부분이기 때문이다. 지난 1월 26일 휴스턴 한인언론사 기자간담회에서 정영호 총영사와 나눴던 대화들을 정리해본다. <편집자주>
식탁을 통한 소통
정치나 외교는 설득의 논리가 있어야 하는데 솔루션을 찾는 중요한 수단이 ‘밥’이라고 했다. 밥상머리에서 싸우지 않는다는 말도 있듯이 식탁의 교제를 통해 따뜻한 공감을 나누고 상호 관심사를 얘기하고 소통하면서 견해를 좁히고 솔루션을 찾아간다면 ‘공동의 선(Common good)’을 추구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동포사회는 물론 외교사절단, 각 전문분야별로 관저 오찬이나 만찬을 통해 공관이 적극적으로 소통의 창구 역할을 자처했다. 2월 16일 지상사 회원들과 휴스턴 한인상공회의소, 달라스 코트라 대표들 40~50명을 관저에 초청한 것도 대화 플랫폼을 만들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각자 따로 움직였거나 물과 기름 같은 관계였다면, 이제는 텍사스 중심의 한인경제 커뮤니티란 차원에서 상호협력, 정보교환, 경제교류에 방향성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대화를 시작하겠다는 의지다. 특히 휴스턴은 전문가들이 많은 도시로, 이들의 플랫폼이 한인사회 기여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해나갈 것이라는 것이고, 협업하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한미 경제교류에서도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방향성을 모아가겠다고 말했다.
스탭(STEP) 리더십
정영호 총영사는 연세대 신학과 및 정치학 석사 졸업, 약 20년간 국회와 정당에서 입법보좌관, 국회부의장 비서실장, 부대변인, 그리고 당대표 공보특보를 역임했다. 미국에서 목회학 석사를 마친 뒤 목사안수를 받고 뉴저지와 펜실베니아에서 이민교회를 섬겼다. 총영사 부임 전까지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선대본 재외동포특별위원회 위원장, 제20대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전문위원 겸 대변인을 역임했다. 한편 그는 2016년 「STEP으로 리더하라」는 책을 시작으로 2019, 2021년까지 3권의 리더십 저서를 발간한 리더십 전문가다. 그가 독자적으로 만든 리더십 용어 ‘STEP’이란 리더십 이론들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서번트(Servant) 리더십, 변혁적(Transformational) 리더십, 윤리적(Ethical) 리더십, 공공(Public) 리더십의 영문표기 첫 대문자들을 모아 만든 조어다. 희생이 밑받침되어야 변화도 가능하다는 것을 경험하고 이론으로 정립한 리더십 전문가로서, 이제는 총영사 자리에서 먼저 섬김의 리더십을 철저히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5개주 한인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서 현장을 파악하고 크고 작은 일에 같이 일하고, 새정부 외교정책 비전도 전하고 한미동맹 중요성 강조해가겠다”, “외교관이 되리라 꿈에도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총영사의 중책을 맡게 된 만큼 기쁘고 감사함으로 스스로 종이 되어 섬기겠다”는 각오들을 피력했다.
새 정부와 텍사스
윤석열 정부가 추구하는 바이오산업, 우주산업, 에너지 산업의 미래가 텍사스에 있다. 그랙 애보트 주지사는 취임식에서 텍사스가 미국경제 중심이며 화성탐사를 위해 주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우주개발 비전을 공표했고 21세기 패권은 우주가 화두가 된 만큼 한국정부와 텍사스와의 관계는 한미동맹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미 삼성전자는 향후 20년간 200조를 텍사스에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10개 더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국익 차원에서 텍사스 중심으로 한미경제 및 과학기술 교류가 활발해지도록 진출기업과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진입장벽을 낮추도록 중남부 5개주 연방 상하원 정치인들과 주정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외교활동 및 공공외교 문화 활동을 강조했다. 특히 올해는 한미동맹 70주년 해로서, 텍사스를 중심으로 항공우주산업 및 과학기술교류를 위한 국제컨퍼런스 개최 등도 계획하고 있다.
한편 정영호 총영사는 올해 한미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되면 윤석열 대통령의 휴스턴 방문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연내 재외동포청이 설치되거나 재외동포기구가 새롭게 개편 되면 연대와 화합의 국정철학에 맞게 250만 미주 재외동포를 대표하는 미주총연이 분열에서 통합의 수순을 밟을 수 있도록 필요하다면 중도에서 막전막후의 대화 노력도 해나가겠다고 전했다. <정리 변성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