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계층 돕는 일 가장 중요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2020년 한 해, 코로나19로 모두가 발이 묶여 있는 동안 가장 바쁘게 뛰어다닌 사람이 있다. 2020 센서스 인구조사, 2020 대통령 선거, 코로나19 구호활동 등 주요 이슈들 뒤에는 어김없이 마스크를 쓰며 분주하게 다닌 신현자 회장(휴스턴한미시민권자협회)이 있었다. 신 회장을 통해 2020년 對동포 캠페인 활동 및 권익지원 성과들을 정리해보고 2021년 새해 비전도 함께 들어봤다.
쏟아진 그랜트…합력(合力)해 얻은 善
가장 비중이 컸던 2020 센서스 인구조사는 2019년부터 준비해왔다. 대부분 인구조사의 중요성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동포들의 참여도를 어떻게 높일까가 큰 과제였다. 그 와중에 신창하 한인회장과 도나 머피 인권활동가, 그리고 한인회와 연결된 1.5세 변호사들이 뜻을 모아 여러 기관에 그랜트를 신청했다. 다행히 한인중앙장로교회를 통해 신청한 Faith in Public Life 그랜트 1만5천 달러를 시작으로, 나카섹(NAKASEC, 미교협), 중국커뮤니티센터(CCC), 그리고 아태계 미국인의 정치·사회·경제적 복지 증진을 위한 전국 시민단체인 OCA 등으로부터 총 5만 달러 이상의 그랜트를 받게 돼 인구조사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열심과 열정으로 한인사회 ‘대표성’ 각인
솔직히 그랜트를 신청한다고 모두 받는 것은 아니다. 한인 커뮤니티에 왜 그랜트가 필요한지 잘 설득해야 한다. Faith in Public Life 그랜트는 미국내 1만5천개 신청기관 중 단 20개만 선정됐다. 밤늦도록 서류를 준비한 수고들도 컸지만, 그랜트 정보를 적시에 찾아 신청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정보가 가능했던 것은 성공적 2020 센서스를 위해 휴스턴시, 해리스카운티, 그리고 지역사회 단체들이 연합한 Houston In Action 모임에 거의 빠짐없이 참석하고, 아시안 커뮤니티 관련 모임 등에도 한인사회를 대표해 발품을 팔면서 최신 정보들을 취득했다. 중국이나 베트남 커뮤니티에 비해 인구수와 자원면에서 상대가 될 수 없지만 열심을 다해 한인사회의 대표성을 알리려고 노력했다. 그런 노력들이 긍정적으로 반영돼 그랜트 같은 실질적 기회로 연결될 수 있었다.
위기 상황에 빛난 ‘한인회’ 존재
자원봉사를 하려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것이 일자리와 연결되지 않으면 힘들다. 비록 충분하지는 않았지만 인구조사를 성공적으로 완료할 때까지 여러 유급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일했다. 우선 한인사회가 갖고 있는 특성을 살려 종교기관들을 활용했는데, 성당과 주로 규모가 큰 교회들을 중심으로 전담 요원을 지정해 밀착 지원활동을 해나갔다. 인구조사 요원들은 소속 기관의 멤버들에게 연락해 인구조사 참여 여부를 확인하고 온라인 링크를 보내주거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화나 우편으로 완료하도록 도움을 주었다. 목사님들도 광고시간이나 주보를 통해 캠페인을 홍보, 권면하며 도움을 주셨다. 휴스턴 총영사관도 인구조사 캠페인에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교회에 사람들이 모이지 못했고, 주요 캠페인 대상이었던 상록대학이 휴교하는 등 악조건은 계속됐다. 특히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을 포함해 한인회나 노인회 등 한인사회와 전혀 연결이 없는 동포들을 어떻게 인구조사에 참여토록 하는가가 가장 큰 난제였다. 그러다가 한인회가 중심이 돼 ‘코로나19 구호기금’이 운영되었고, 50~60여명의 선정 대상자들과 연락 및 수표 전달하는 일을 도우면서 그분들에게 인구조사 참여를 권유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후 중국커뮤니티센터를 통한 구호기금 신청 기회를 다음(Daum) 카페에 올려 50여명을, MOM(Memorial Assistant Ministries)을 통해 20여명, 나카섹을 통해 8명의 한인 서류미비청년(DACA)까지 일반 한인동포들에게 도움의 통로가 돼주면서 저절로 접촉 기회도 갖게됐다. 한인회의 존재를 전혀 모르거나 혹은 관심 없다가 어려울 때 도움을 받으면서 고마움을 전한 분들이 한 둘이 아니다. 이런 기회를 통해 수혜 동포 자신은 물론 가족, 주변 친구, 지인들에게 인구조사 참여가 이어질 수 있었다. 한인회가 일을 많이 하건 그렇지 못하건 상관없이 휴스턴 동포사회에 한인회가 존재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어려울 때 동포사회에 큰 힘과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랭귀지 저스티스’ 위한 걸음
한미시민권자협회는 2021년에도 힘들고 어렵고 소외된 동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해나갈 것이다. 메디케어나 메디케이드 신청 돕기, 시민권 시험 무료 강좌, 각종 신청 양식 작성 지원 등 기초적인 서비스를 비롯해 유권자 등록도 미리 준비하도록 지원해갈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인구수가 적어서 언어지원을 받지 못하는 현실 즉 ‘랭귀지 저스티스(Language Justice)’를 위해 타민족 커뮤니티와 연합해 나갈 계획이다.
한인커뮤니티 단독이 아닌 아시안 커뮤니티 혹은 소수민족 커뮤니티들과 뜻을 함께하면서 그들의 풍부한 자원과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권익 옹호 활동을 해나가면서 상호 공동의 이익을 추구해나가는 전략이다.
끝으로, 나의 가장 큰 힘이자 무기인 하나님과, 주요 캠페인마다 메신저 역할을 담당해준 코리안저널을 비롯한 지역신문사들에게 깊은 감사를 보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