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을 3년처럼 뛰어다닌” 정영호 휴스턴 총영사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4월 15일로 부임 100일째를 맞았던 정영호 휴스턴 총영사의 공식 활동 기록은 A4 용지 9페이지 분량에 달한다. 단지 양(量)의 문제가 아니라 열심의 흔적들은 다시금 새로운 공관장 업무 계획 수립에 토대가 돼주고 있어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브랜드 뉴(Brand New)’의 딱지를 떼고 17일(월)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정영호 총영사는 지난 3개월간 대표적 활동들을 요약하고, 휴스턴과 텍사스, 중남부 5개주가 한미동맹의 미래에서 차지하는 전략적 측면을 강조했다.
동포들과 함께 거둔 결실
▲동포사회 측면: 정영호 총영사는 크고 작은 동포사회 공식적 행사들을 두로 참석하고 잘 보이지 않는 분들까지 만나면서 동포사회 깊숙이 들어가려고 했다. 그중에서도 총영사관과 동포사회가 하나가 되어 튀르키예 돕기 모금캠페인을 벌인 결과 단기간 내 휴스턴 한인사회 역사상 최다금액을 모금했고, 동포사회 지도자들도 결집의 저력을 보였다.
▲경제적 측면: 2월 16일 총영사관저에서 가진 한인경제인 협력 플랫폼 행사는 휴스턴 지상사협의회, 한미석유가스엔지니어협회(KOEA), 휴스턴 한인상공회 등 경제단체 회원 40여명과 달라스 코트라 무역관이 참석한 가운데 한인경제인들 간 협업과 상생을 위한 플랫폼과 소통의 장을 마련해주었다.
▲정무적 측면: 3월 23일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및 윤석열 대통령 국빈방문을 환영하는 공동결의안이 텍사스주 상·하원에서 공동 채택됐다. 주 하원에는 코리아 코코스(Cocos)도 발족되었다. 텍사스 주의회 역사상 한국관련 최초의 결의안이며 한미외교사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는 평이다. 정 총영사는 이를 가능하게 했던 배경에 한-텍사스간 경제규모의 성장을 꼽았다. 삼성전자를 비롯 휴스턴에만 40여개 지상사들이 진출해 있는 기업의 힘과 15만여 명의 텍사스 동포사회 역량과 파워가 밑바탕이 되었음이다. 제인 넬슨(Jane Nelson) 텍사스 국무장관은 2022년 한-텍사스 교역 규모가 총 328억 달러로 급성장했고 주요교역국가 순위도 2021년 6위에서 2022년 4위로 껑충 뛰었다고 미통계청 최신 자료를 인용, 발표했다.
▲한미동맹 70주년: 2023년 연말까지 총영사관의 모든 행사는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게 될 것이다. 첫 시작으로 지난 2월 9일 휴스턴대학에서 광주시향 초청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축하공연이 개최되었다. 1천300여명의 관객들은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의 웅장함과 한미 양국 국가를 함께 부르며 감동을 나누었다. 관객들로부터는 한미동맹 70주년의 주역인 한국전 참전용사들에 대한 기립 박수도 이끌어냈다.
우주국제컨퍼런스 등 굵직한 행사 줄줄이
한미동맹의 포괄적·전략적 발전을 위해서는 경제안보·과학기술동맹·문화적 교류 활성화가 중요하다. 그런 맥락에서 정 총영사는 휴스턴을 “한미동맹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미래 도시”로 지칭했다. 첫째, 바이든 행정부가 추구하는 미국 5대 신생에너지 중심도시에 세계 에너지 허브도시인 휴스턴의 선정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휴스턴과 자매도시인 울산시 역시 신생에너지 부문에 가장 큰 투자를 하고 있는 도시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선제적으로 올가을 경제사절단을 휴스턴에 파견하도록 울산시에 독려했고, 현재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둘째, 미국의 바이오 헬스산업은 보스턴과 샌프란시스코가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현재 텍사스메디컬센터(TMC)가 60만평 규모의 바이오 혁신기지를 추진하고 있어 향후 미국 동부, 서부, 중남부에 이르는 바이오헬스 삼각지대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했다. 바이오 혁신사업의 미래가 있는 휴스턴으로 한국 기업들의 진출에도 큰 기대를 보였다. 셋째, 4월 11일 휴스턴 존슨우주센터를 방문한 정 총영사는 바네사 와이치(Vanessa Wyche) 센터장과 한-미 우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향후 아르테미스 2, 3차 프로그램과 화성 탐사 계획에 대한 한국의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히고, 한국의 데이터 통신 및 테크놀로지 부문 참여 가능성을 타진했다. 특히 오는 9월초 우주 국제컨퍼런스를 휴스턴에서 개최, 기술적 우주동맹과 기업들의 우주관련 산업 진출에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경남 사천에 항공우주청이 신설되면 지방자치단체 진출에도 중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으로는 연대와 통합, 밖으로 Voting Power
지난 3개월 정영호 총영사가 가장 많이 했던 말은 “연대와 통합”이었다. 중남부 5개주만이라도 갈등과 분열 없는 한인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신념 속에서, 이미 양쪽 중남부연합회가 연내 통합을 약속했다. 동포사회에 바라는 당부로는, 한인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보팅 파워(voting power)를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당장 11월 휴스턴 시장 선거부터 미 시민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위해 한인회를 중심으로 단체들의 조직적, 체계적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외 차세대 리더들과 직능별 한인전문가들이 한인사회 발전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노력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