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로 인근 도로 재배치 승인요청 어스틴시 의회 승인 결정”

By 정순광 지국장
skjung6511@hotmail.com
한국의 삼성전자가 100억달러(약 11조원)를 투자해 미국 텍사스 어스틴에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을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어스틴 비즈니스저널은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 공장 추가 투자 이야기들이 무성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어스틴 시의회로부터 미국 어스틴 공장 인근 도로 재배치(relocate) 승인을 요청하여 승인을 받았습니다. 어스틴 사업장 인근 도로를 추가로 만들 계획과 동시에 인근 도로 재정비 작업을 한다는 것은 최근 외신에서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 공장 신설 가능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언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삼성전자 어스틴 반도체 사업장(SAS)의 커뮤니케이션 업무 담당 이사인 미셀 글레이즈(Michele Glaze)는 “반도체 공장 추가 투자 결정에 관한 회사의 결정은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도로 재정비에 대해서는 “비즈니스 의사 결정에 있어서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회사의 전략적 계획(strategic plan)의 일부”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더 확장되고 안전한 도로가 지어지고 자전거 도로도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해진다. 현지에서는 이 도로 재정비가 삼성전자 어스틴 반도체 공장 증설을 위한 기초 작업으로 보고 있다.
이전의 기사에서 보면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2일 “삼성전자가 1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오스틴에 반도체 생산라인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어스틴엔 선폭(전자가 흐르는 트랜지스터 게이트의 폭) 14㎚(나노미터, 1㎚=10억분의 1m), 28㎚, 32㎚ 공정을 주력으로 하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공장이 돌아가고 있다. 블룸버그는 관련 사항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2022년 시범 운영을 거쳐 2023년부터 본격 가동하는게 삼성전자의 목표”라며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쓰는 3㎚ 라인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3㎚ 공정 기술을 개발 중이다”라고 보도했다.
현재 어스틴에서 반도체 제품 설치 및 가동을 담당하는 전문가에 따르면 이번 삼성의 어스틴지역의 현황은 아리조나주 피닉스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로 한 대만 TSMC를 견제하는 동시에 인텔 등 미국 고객사 물량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평가된다. 파운드리는 팹리스(반도체 공장이 없는) 혹은 부족한 반도체업체의 주문을 받아 제품을 생산·납품하는 사업이다. 삼성전자의 증설은 세계 1위 파운드리업체 TSMC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TSMC는 지난해 총 120억달러(약 13조원)를 투자해 미국 아리조나에 새 공장을 짓기로 했으며, 2024년 완공이 목표다. 5㎚ 미만 최첨단 파운드리 라인이 들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TSMC의 미국 공장이 가동되면 인텔, 엔비디아, 퀄컴, AMD 등 주요 파운드리 고객사의 최신 반도체 외주 생산 물량이 TSMC에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어스틴 공장의 주력 라인은 14㎚이다. 최신 비메모리 부문의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등을 생산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는 최첨단 제조시설인 3㎚ 공정 증설 가능성이 거론되는 배경이다. 블룸버그는 “삼성이 경쟁 관계에 있는 TSMC를 따라잡으려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어스틴 공장 주변에 신축 시설용 부지를 확보했다. 2018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축구장 140개를 합친 면적인 104만4089㎡ 규모 토지를 꾸준히 매입했다. 어스틴 시의회에도 부지 개발 승인을 요청한 상태다.
삼성전자와 TSMC의 미국 공장 신축이 완료되면 반도체 수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종합반도체기업(IDM) 인텔까지 “반도체 외주 생산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공장 증설과 관련해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히며 말을 아끼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8일 진행된 작년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도 미국내 반도체 공장 신규 투자와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부사장은 “파운드리 사업 특성상 고객 수요에 신속한 대응을 위해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것은 상시적으로 검토하는 일”이라며 “기흥·화성·평택, 미국 어스틴 등 전 지역을 대상으로 부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어스틴 시의회 결정으로 어스틴 반도체 공장 증설은 가시화되는 분위기이다. 로이터 통신은 “삼성전자가 첨단 3나노 반도체칩 공장을 텍사스 어스틴으로 낙점한 것”이라고 말했다. 어스틴 비즈니스 저널 역시 “회사는 공장 추가 증설이 아직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어스틴 지역에 큰 계획이 있음을 암시하는 삼성의 또 다른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어스틴 지역 한인들에게는 이번 뉴스가 좋은 소식이지만 이 계획이 진행되려면 주변의 여건도 매우 중요시된다. 우선 현재 어스틴 남부 지역의 테슬라 공장 건설과 파머 지역의 애플사의 공장 건설 등이 고려해야 할 사항이며 이번 어스틴 공장부지의 지반 역시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보인다. 충분한 인력확보, 즉 공사를 담당할 삼성건설과 미국 협력업체 선정도 2023년을 겨냥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할 것으로 보이는 것 또한 해결해 나가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이번 어스틴 삼성로 재배치 승인이 어스틴 한인 경제 및 한인 상가에 어느 정도의 영향과 경제적 이익을 줄 것인지 기대된다. 또한 현재 대학을 다니고 있는 차세대 한인들의 직업 선택에도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어스틴 지역에 대규모의 반도체 공장이 지어진다면 텍사스의 경제지도가 바뀔 수도 있다. 어스틴의 위상이 올라가고 다시 한번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재 코로나 상황이지만 백신공급을 통해 집단 면역이 형성될 것으로 보여 2021년 어스틴 한인사회에 새로이 불어올 변화의 바람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