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훈또스와 한인노인들, 새벽길도 마다 않는 발품 노력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지난 25일(화) 텍사스하원 휴먼서비스위원회(Texas Committee on Human Service)에서 ’건강한 텍사스를 위한 언어접근’ 법안(HB 5166)에 대한 공개 청문회가 있었다.
언어 접근 법안은 텍사스 주 상원(SB 2080)과 하원(HB 5166)에서 모두 상정된 법안이다.
각 위원회에서 공청회를 연다는 것은 그만큼 다음 입법 단계로 넘어갈 만큼 중요한 법안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훈또스(사무총장 신현자)는 “이번 공청회가 텍사스 보건복지부 내에서 언어 접근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진실을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일 공청회 참가를 위해 우리훈또스는 스태프들과 자원봉사자, 한인동포 4~5명들까지 22명이 새벽 3시 30분에 모여 대절한 버스를 타고 어스틴 주청사로 향했다. 공청회에서는 우리훈또스의 윤태리 서비스 코디네이터와 한인동포 한영길(80세) 어르신이 증언했다. 한영길 어르신이 증언할 때에는 주의회에서 전문 통역인이 지원됐다.
한영길 어르신은 미리 준비한 원고를 천천히 읽어나갔다. “저는 한영길이며, 지역구 138 헐 의원(Lacey Hull, 공화당) 유권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HB 5166 법안을 강력히 지지하는 이유가 “영어를 하지 못해 많은 어려움들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981년 도미하여 청소, 페인트 일들을 해오다가 2009년 대장암 수술을 받았는데 이후 6개월간 굶주렸던 때로 있었다고 회고했다. “당시 푸드스탬프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조차 알지 못했고, 그런 혜택이 있다는 사실도 한국어로 알려주지 않았다. 또 알았다 해도 지원서가 영어와 스페니시로만 돼있어서 지원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80세가 된 최근에야 우리훈또스를 통해 푸드스탬프를 받게 되었지만, 만약 한국어로 된 신청서가 있었다면 본인 스스로 좀 더 일찍 신청하여 덜 힘들 수 있었을 것”이라는 말도 부연했다. 또 “자신과 같은 한인노인들이 영어를 못해 텍사스 주가 실시하고 있는 여러 혜택을 받는 것이 어렵다”고 지적하고, HB 5166 법안이 통과된다면 이러한 신청서가 한국어나 다른 언어로도 제공되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서 법안의 통과를 당부했다.

공화당 의원들 설득 과제
공청회를 경청한 텍사스하원 휴먼서비스위원회에서는 HB 5166 법안을 하원 본회의로 넘길 지 결정하게 된다. HB 5166 법안을 발의한 민주당 Morales Shaw 주하원의원(TX-148)은 한영길 어르신의 증언 직후 자신도 이민자 자녀로서 언어장벽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을 가졌었다면서 언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법안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또 지역구와 주청사에서 법안 지지를 호소하고 성공적인 풀뿌리 활동을 해오고 있는 우리훈또스 스태프와 봉사자들의 수고와 열정도 칭찬했다. HB 5166 법안은 3월 10일 주하원에 상정돼 3월 24일 소위원회로 넘어갔고 공청회를 마친 4월 25일 기준으로 현재 위원회에 계류 중에 있다. 지금까지 휴버트 보(Hubert Vo) 하원의원, 진우(Gene Wu) 하원의원 등 총 11명의 하원위원들이 법안을 공식 지지했는데, 전원 민주당 하원의원이다.
통상적으로 의회 회기가 시작되면 약 7천개 정도의 법안들이 상정된다고 한다. 그 중에서 소위원회까지 올라가서 공청회 기회를 얻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고 한다. “그동안 여러 법안들의 통과를 위해 활동을 해왔어도 정작 공청회 까지 가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우리훈또스 스티븐 우 정책 코디네이터가 했던 말처럼 결과의 성패를 떠나서 이미 대단한 풀뿌리의 성과로 평가될 수 있다. 신현자 사무총장도 “주청사에 가서 공청회에 참가하거나 의견을 얘기하는 사람은 텍사스 주민 중 1%도 안 된다. 공청회 참석을 위해 새벽 3시에 움직이는 등 보이지 않는 노력들의 결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건강한 텍사스를 위한 언어접근’을 위한 우리훈또스의 활동을 일거수일투족 밀착취재하고 있는 텍사스 트리뷴지도 이번 공청회 내용을 즉각 보도했다.
한편 신현자 사무총장은 “법안이 소위원회를 통과한다고 하더라도 다음 단계인 하원 본회의 통과와 최종 입법화를 위해서는 더 많은 하원위원들의 지지가 필요하다. 특히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지지 호소를 요청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 중에서도 한인타운이 속해있는 지역구 138의 Lacey Hull 주하원의원을 설득하고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한인시민권자 특히 노인회원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했다. <사진출처: Morales Shaw 주하원의원 페이스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