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혁명 주역 헤로니모 임 일대기 영화화…전후석 감독
사진: 21일 한국 개봉하는 영화 ‘헤로니모’ 포스터
체 게바라·피델 카스트로와 함께 쿠바 혁명의 주역이자 조국 독립운동과 한인사회의 중심이었던 한국 동포 ‘헤로니모 임'(한국명 임은조·1926〜2006년)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헤로니모’가 한국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전후석(35) 감독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주저하지 않고 한 단어 ‘디아스포라'(Diaspora·離散)를 꼽았다.
디아스포라는 ‘흩어진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팔레스타인을 떠나 세계에 흩어져 살면서 유대교의 규범과 생활 관습을 유지하는 유대인을 이르던 말이다. 이후 신앙적·경제적·정치적 이유 등으로 고향에서 타지로 이주한 사람들을 일컫는 의미로 확장됐다.
전 감독은 쿠바가 미국과 관계를 정상화한 이듬해인 2015년 12월 처음 쿠바를 여행하면서 가이드인 헤로니모의 딸을 우연히 만났고, 헤로니모 임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알게 되면서 코트라(KOTRA) 뉴욕무역관 변호사를 그만두고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으로 변신했다.
그는 2016년 4월부터 영화제작비를 조달해 3년여 만인 7월 영화를 완성했다.
제작비용으로는 모두 1억 6천만 원 정도가 투입됐다. 이 중 1억2천만 원을 500명 이상의 개인 후원으로, 나머지를 한국영화진흥위원회와 몇몇 대학으로부터 각각 조달했다.
전 감독은 “헤로니모 임의 삶을 조명해 디아스포라를 표현하고 싶었고, 헤로니모 임은 디아스포라의 가장 상징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나라를 떠났던 많은 이들은 항상 조국을 염원하고 그리워한다. 해외에서 태어난 2세들도 조국에 호기심을 갖고 연관성을 찾고 싶어 한다”면서 “하지만 상당수 한국민들은 이들을 진정한 한인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너무나 아쉽다”고 토로했다.
전 감독은 “헤로니모는 세계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이 믿는 신념을 따랐고, 실수를 인정할 수 있는 겸허함을 갖고 있으며, 허영이나 사리사욕이 아닌 대의를 위해 행동하고 삶의 본질적 의미를 추구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21일 전국적으로 개봉될 헤로니모는 아시안영화제 중 명망있는 캐나다 토론토릴아시안영화제와 미국 샌디에이고영화제에 초청받았고, 미국 내 오래된 아시안영화제인 뉴욕아시안영화제에서는 관객 대상을 받기도 했다.
<연합뉴스 갈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