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환자 발병에 보건당국 초비상… WHO, 비상사태 선포 고려
5대 주요공항 검역 강화, 한인동포들 중국여행 자제 필요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이번 주말 다가오는 음력설을 전후로 전 세계가 무서운 명절증후군을 앓게 되었다.
중국 우한에서 발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급속히 퍼지면서 이미 시작된 중국 최대 명절인 음력설 ‘춘절(春節, 설)’ 기간 중에 우한을 비롯한 중국인들의 이동에 따라 바이러스 환자도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우한 시장은 “춘절에 500만 명의 인구 이동이 예상된다”고 했다. 500만 유동인구의 통제가 신종 폐렴이 확산하느냐 마느냐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중국 인민일보는 22일 “우한 시민은 되도록 우한을 떠나지 말고 머무르자”는 호소를 내놓았다. 중국은 물론 세계로 확산한 신종 폐렴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선 우선 우한을 오지도 가지도 말자는 제안이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중국과 태국, 한국, 일본과 같은 주변 아시아 국가는 물론 미국에서도 확인됨에 따라 미국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관계자들은 지난 15일 중국을 여행하고 워싱턴주 시애틀로 돌아온 30대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신속하게 치료를 받았으며 상태는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22일 수요일 아침까지 중국 후안 지방에서 사망자 숫자는 9명이었지만 하루만인 23일 17명으로 급증했다. 대다수가 노인이며, 440명 정도였던 확진자 숫자도 1~2일 사이 무려 630명으로 늘어나면서 전세계가 떨고 있다.
봄 축제기간 대이동도 ‘STOP’
CDC, “사례 더 늘어날 것”
중국 당국은 23일 목요일 오전부터 추가 통지가 있을 때까지 우한의 대중교통이 중단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지역버스, 페리, 장거리버스, 지하철이 포함되고 우한의 모든 공항 및 기차역은 임시 폐쇄 된다.
매년 음력설을 전후로 봄 축제 여행이 급격히 진행되기 때문에 중국 관리들은 감염된 환자들을 격리시키고 질병의 확산을 최대한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봄 축제기간은 공식적으로 1월 10일 시작하여 2월 18일에 끝난다. 중국여행조사국은 이 기간 중 7백만 명 이상이 해외여행을 포함한 여행을 한다고 보고했다. Flightconnections.com에 따르면, 우한 공항은 전세계 20개국의 109개 목적지로 직항편을 제공한다. 여기에는 런던, 모스크바, 파리, 로마, 뉴욕, 샌프란시스코, 방콕, 도쿄 및 서울과 같은 주요 도시가 포함돼있다. 1천100만명 인구도시 우한이 속한 후베이(湖北)성은 ‘중국의 배꼽’으로 불리는 곳으로, 중국의 고속철도 네트워크의 허브로 알려졌다.
전세계 공항들은 중국 후안 성에서 처음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늦추기 위해 당국자들의 건강 검진을 늘리고 새로운 검역 절차를 시행하고 있다.
21일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가 처음 확인된 직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주요 공항에서 선별 및 검역 조치를 강화했다. 이미 지난 주말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과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는 우한 승객에 대한 건강 검진을 시작했다. 이번 주부터는 애틀랜타 국제공항과 시카고 오하라 국제공항도 추가로 건강 검진을 스크린한다. 또한 직항이든 연결편을 이용하든 상관없이 우한에서 출발하는 승객은 총 5개의 미국 내 국제공항 만 이용이 가능하다. 공항에서는 승객의 체온 체크를 비롯해 기침, 호흡 곤란과 같은 증상을 관찰하게 된다.
한편 휴스턴 부시인터컨티넨탈공항(IAH)은 우한발 승객이 착륙하지 못하고, 탑승객에 대한 스크린은 하지 않지만 CDC로부터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전단지를 비치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부시 공항 외에도 다른 13개 중국간 운항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는 공항들에 경고 전단지가 비치된다.

비지니스여행 자제 불가피
사태가 심각해지자 23일 오전 중국 주요 도시들은 중국에서 가장 중요한 명절인 음력설에 대규모 모임을 금지했다. 우한에 한정했던 여행 제한을 주변 지방자치단체로 확대했고 약 2천500만명의 사람들에 대한 검역을 한다고 전했다. 베이징도 모든 대규모 행사를 취소하고 많은 사람들의 모임으로 인한 교차 감염을 막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렇게 심각한 때에 우한을 방문하는 동포들이 없겠지만, 비즈니스 관계로 중국 여행이 빈번한 휴스턴 한인동포들도 중국의 다른 대도시는 물론 주변 아시안국가들의 방문을 자제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조언들이 나오고 있다. 왜냐하면 이미 21일 수요일 우한 철도를 통해 30만 명이 기차를 타고 중국 전역의 구석구석으로 이동했다는 보고도 나왔다. 이미 북쪽의 하얼빈에서 남쪽의 심천에 이르기까지 중국 전역에서도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 또한 기존의 홍콩, 마카오를 포함한 중국과 일본, 한국, 미국, 태국 외 이번 주에는 싱가포르와 베트남도 바이러스 사례가 새롭게 추가되었다. 부득이 여행이 불가피할 경우 되도록 동물시장이나 동물 취급 장소에 가지 말고, 아픈 사람과도 가까이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경고한다. 또한 일단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이 기간 동안 여행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영화사들은 중국의 봄 축제기간 동안 상영 예정이었던 7개 블록버스터 영화의 출시를 연기했다. 확진 사례 1건이 발견된 마카오 정부는 전염병이 악화되면 라스베가스 7배 크기의 카지노도 폐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직 세계보건비상사태 선언을 선포하지 않았지만 이를 심각하게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