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LA 폭동’ 우려… 한인뷰티업계 ‘일촉즉발’ 긴장
9일 장례식 앞두고 휴스턴 동포사회 대책마련 부심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코로나 19 팬데믹 속에서 위험부담을 안고 겨우 경제 재개를 시작하고 있는 시점에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은 새로운 도화선을 촉발하고 있다.
미국 주요 도시에서는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고, 트럼프 정부의 대응과 조지플로이드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찰들에 대한 판결에 따라 ‘변화’와 ‘분열’의 전환점이 될지 긴장하고 있다.
휴스턴에서는 지난 2일(화) 6만 여명이 운집하는 대규모 평화시위가 열렸다.
이 평화시위는 휴스턴 출신 래퍼들(Bun B, Trae the Truth)과 조지 플로이드 가족이 조직한 것으로 오후 3시부터 휴스턴 다운타운의 디스커버리 그린에서 시작해 휴스턴 시청까지 시위가 이어졌다.
이날 휴스턴 시는 다운타운 주변의 법원이나 각 부처들의 대민 업무를 오후 1시로 마감했다.
이날 집회는 윌리엄 로손(William Lawson) 목사, 실베스터 터너, 쉘라 젝슨 리와 알 그린 연방하원의원, 인권운동가들로 구성된 연사들이 군중을 향해 스피치를 했다.
낮에는 평화를 유지해갔지만 날이 어두어지면서 일부는 폭도로 변해 결국 150여명 이상이 체포되었고, 일부 상가들의 파손도 발생했다. 그러나 전국의 다른 도시들과 달리 휴스턴은 아직까지 극심한 폭력 시위는 발생하지 않았고 이 날도 대부분 평화시위를 유지하며 프로이드를 기리는 모습이었다.
‘정의’의 이름으로 함께 모인 집회는 모든 인종, 종교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휴스턴의 다양성을 상징했고, 2시간 동안 진행된 대규모 집회는 기도와 함께 시작되고 끝났다.
실베스터 터너 시장은 “휴스턴 역사상 매우 감정적이고 믿지 못할 날”이라며, 휴스턴 전역의 사람들은 조지 프로이드 가족을 위로하고 그 가족들은 고통 속에서도 변화를 위해 평화로운 시위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휴스턴과 달리 이미 달라스를 비롯한 북텍사스 도시들에는 폭력시위로 인해 통행금지가 발효되기도 했다. 그렉 애보트 텍사스 주지사도 이날 텍사스에 아직 연방군방위대 투입이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정의와 평화 그리고 ‘투표하자’
이날 저명한 인권운동가 타 미카 말로리는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연루된 해고된 미네아폴리스 경찰들을 체포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조지 플로이드를 ‘순교자’라면서 그의 죽음이 전 세계 남녀노소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켰다고 했다. 또한 정치지도자들을 향해 ‘조지 플로이드 경찰개혁법안’을 통과하도록 요청했다.
쉴라 젝슨 리 연방하원의원은 4일(목) 조지 플로이드 이름을 딴 경찰개혁법안 ‘혁명 법안’을 발표한다. 이 법은 경찰관 채용 단계부터 전국의 경찰 조직에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쉴라 젝슨 리 대변인은 피부색이 무엇이든지 관계없이 모두의 존엄성을 위한 혁명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알 그린 연방하원의원도 집회 다음날 4명의 경찰관의 기소와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그는 그들의 유죄판결은 조지 플로이드의 생명을 되살리지는 못하지만, 전국의 비무장 흑인들에 대한 법 집행요원들의 악의적이고 무자비한 행동의 재발을 막는 선례를 세우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십 년 동안 민권을 위해 싸운 윌리엄 로손 목사는 대표 기도에서, 화를 내는 사람은 흑인만이 아니라 “화를 내는 세상”이 되었고, 평범한 한 휴스턴 사람이 죽으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로손 목사는 11월 대통령 선거 전까지 계속 정의와 평화를 위해 목소리를 내자고 말했다. 특히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행진하는 것이 아니라 투표 등록을 하고, 현 대통령을 퇴임시켜야 한다”고 했다.

협회 통한 관계 개선 노력 필요
휴스턴은 특히 조지 플로이드가 살았던 도시로 오는 9일 있을 그의 장례식이 열릴 예정이라 벌써부터 긴장감이 돌고 있다. 특히 흑인들을 상대로 하는 뷰티업계는 장례식 전후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3월 1일 공식 출범을 앞두고 코로나19 사태로 협회 발족이 연기되고 있는 상태에서도 (가)휴스턴 한인뷰티서플라인연합회(준비위원장 이원일)는 그룹 카톡을 통해 시시각각 상황들을 업데이트 하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특히 과거 LA 폭동의 피해가 재현되지 않도록 매장 운영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회원들끼리는 흑인 고객들을 맞이할 때 언어사용 등 그들을 자극하지 않도록 하고 협회 차원에서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을 기린다는 내용의 포스터를 만들어 입구에 붙여놓는 식으로 흑인 커뮤니티를 자극하지 않는 방법들을 강구하고 있었다.
또한 매장 내에도 코로나19 사태의 필수 품목인 마스크, 손세정제 등에 높은 가격을 붙이지 않고 판매하도록 권고하고, 사소한 다툼이나 싸움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LA 폭동 이후 한인사회가 크게 달라진게 없다는 반성도 나오고 있었다. 현재 뷰티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과도 연결하여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흑인 커뮤니티나 주변 저소득층 커뮤니티에 대한 한인비즈니스 업계의 도네이션이나 우호적 관계 등을 위한 노력들이 부족했다는 반성과 함께 구체적인 기부 계획도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그에 앞서 협회가 조속히 발족되어 개별적이고 1회적인 이벤트가 아닌 한인경제인들의 대표성을 갖고 다가가야 한다는 필요성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휴스턴 한인회(회장 신창하)도 인종차별 시위, 집회 등이 한인상권에 피해를 주거나 코로나 19 사태에서 촉발된 아시안을 향한 인종차별이 더 심각해지지 않도록 동포사회가 단결하여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이에 4일(목) 안명수 휴스턴 총영사와 휴스턴 한인회, 뷰티서플라이업계 등이 모여 흑인시위관련 한인동포 및 상권 안전대책 간담회를 열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