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입원 환자수 크게 늘고 있지만, 의료 붕괴 상황은 아직 아냐”
By 양원호 기자
kjhou2000@yahoo.com

코리안 저널은 갈수록 악화되는 해리스 카운티/휴스턴 지역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맞서 싸우는 한인들과 인터뷰를 가졌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 겪고 있는 코로나 상황은 어떤지를 좀더 현장감 있게 독자들에게 전하기 위해서이다. 지면 관계상 존칭은 생략해 답변 요지만을 적었다. 인터뷰어는 30년 경력의 한인 의료진으로 지역내 대형 병원에서 일반 내과 병동에서 근무하고 있다. 인터뷰어의 뜻에 따라 구체적인 개인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
Q. 최근 해리스 카운티와 휴스턴 시정부에서 연일 코로나 확산에 따른 의료 붕괴 위험성을 언급하고 있다. 현장에서 느끼는 병상 상황은 어떤가?
A. 종전보다 코로나 환자들이 많이 늘었다. 중환자실에도 여유가 많이 없다. 타 주에서 코로나 환자 급증으로 병실이 없다고 했을 때에는 이 곳 병실은 그리 차 있지 않았는데, 7월달 들어서면서 급증하고 있다. 다만 아직 환자 수용이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다. 코로나 사태로 일반 환자들의 입원이 많이 줄었고, 급하지 않은 수술은 모두 연기된 가운데, 코로나 환자들이 병실을 채우고 있는 중이다. 대략 병상의 60-70% 정도가 차 있다. 코로나 병동은 이미 다 차있다.
Q. 의료진이 부족하지는 않은가?
A. 간호사의 경우는 좀 부족한 것 같다. 기존 근무자들도 추가 근무는 피하는 경향이 있고, 기존 인력 공급 업체의 지원도 없다. 그러나 아직 근무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Q. 입원하는 환자들의 증세는 어떤가?
A. 이미 미디어들에서 많이 나오고 있는 것처럼 열이 심하다든가 산소 호흡기가 필요하다던가, 기침 가래가 심하고 토하는 증상도 있다. 저산소증의 일반적인 현상인데 이런 경우 바로 입원해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Q. 코로나 환자들의 평균입원 기간은?
A. 중증이 아닌 경우 5일에서 7일이면 퇴원하고 있다. 중환자실로 가게 되는 중증환자의 경우 증상에 따라 1달을 넘기는 경우도 있다. 코로나로 인해 폐렴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산소포화도가 회복되지 않으며, 치료를 해도 폐에 계속 물이 차거나 패혈증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경우가 중증이다.
Q.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 중 하나가 중증으로 악화되는 기간이 짧아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런 경우를 본적이 있나?
A. 이른바 기저질환, 혈압, 당뇨등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의 경우 코로나가 발병하게 되면 갑자기 나빠지는 경우가 있다. 케이스에 따라 제각각 다른 것 같다. 일반인이 급격하게 나빠지는 경우는 회복하는 경우가 많다.
Q. 병원에는 언제 가야 하나?
A. 체온이 100.4(화씨) 이상이면 증상 발현으로 본다. 기침을 자주 많이하고 여타 코로나 증상들이 보이면 주치의에게 전화로 알리고, 의사 처방을 받아 코로나 테스트를 받는 것이 좋다.
Q. 코로나 환자가 호흡 곤란을 겪을 때 증상은 어떤가?
A. 코로나로 인해 폐에 염증이 심한 경우 호흡 곤란이 오게 되는데, 숨을 쉴 수가 없어 답답하게 되면 패닉 증상도 오게 된다. 물속에 빠졌을 때처럼 공포감 마저 들게 되는 것이다. 이 증상까지 오게 되면 최대한 빨리 응급실로 와야 한다. 코로나 환자의 경우 대개 88%-90% 이하로 떨어지게 되는데 이보다 나쁘면 최악의 경우 기도삽관까지 해야 한다.
Q. 입원한 환자들은 어떤 처치를 받게 되나?
A. 케이스에 따라 다르지만 항생제와 비타민 D, 스테로이드제 등이 주로 처방된다. 주로 폐렴의 진행을 막기 위한 처방이고, 산소포화도에 따라 산소호흡기 등을 사용하게 된다.
Q. 의료진에 개인보호장구(PPE) 지급은 어떤가? 충분한가?
A. 코로나 환자 병실에 들어가야 할 때는 전신보호구를 착용하는데, 예전 만큼 풍족하지는 않고 아껴쓰는 편이지만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 한참 뉴욕 상황이 심각할때 뉴욕 병원에서 일하는 지인도 PPE가 부족해 비닐봉투를 쓰는 경우를 직접 본적은 없었다고 했었다.
Q. 코로나 환자에 노출돼 의료진 감염이 일어난 경우가 주변에 있었나?
A. 코로나 테스트가 음성에서 양성으로 바뀐 환자에게 노출되어 2주간 자가격리를 한 적은 있었다. 2주 후 음성이 나와 근무에 들어갔다. 주변에서도 노출로 판단해 자가격리후 음성 판정을 받고 근무하는 경우가 여럿 있었지만 실제로 감염까지 이르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Q. 텍사스 지역에 감염 환자 수는 크게 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사망자 수는 적다. 그 이유가 뭐라 생각하는가?
A. 아무래도 뉴욕 등과 비교하면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던 시기가 늦어져 나름 대비가 되어 있고 치료법 등도 그간의 경험을 통해 정립되어 있다는 점이지 않을까 싶다.
Q. 혹시 한국인 환자를 본 적이 있나?
A. 내가 근무하는 병원에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히스패닉 환자가 제일 많았다. 우리 한인들의 경우 사회적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이 원체 생활화 되어 있어서 감염 자체가 적은 것 같다. 걸린 분들도 다행히 중증으로 악화된 경우가 적어 내가 못 본게 아닐까 싶다.
가용 병실의 상황이나 환자에 대한 처방 내용은 병원의 위치나 주변 환경, 케이스 등에 따라 위의 인터뷰 내용과 다를 수 있다.
코리안 저널은 앞으로도 코로나-19 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의료진 및 방역 관계자들의 사연을 소개할 계획이다. 관련 종사자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