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명 이상 고정 멤버 확보시 재오픈 하기로
■ 웰빙에 좋은 밑거름… 한인사회 가치있는 뿌리내림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2017년 허리케인 하비 직후 피해가정을 대상으로 한 정신건강 프로그램들은 재난 복구의 중요한 파트를 담당했다. 그 해 11월 한국어로 진행하는 정신건강 프로그램이 한인사회에 첫 문을 열었지만, 2년 1개월이 지난 3일(화) 잠정적으로 문을 닫았다. 외부 기관 re:MIND 그룹의 100% 지원과 한국어 전문 카운슬러까지 제공되었지만 정작 도움을 받아야 할 한인동포들의 참여율 저조로 폐쇄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처음 낮 시간과 저녁시간 2개 그룹으로 시작하려고 했지만 인식 부족으로 매주 화요일 저녁 시간만을 운영해오다가 그나마 고정멤버 2~3명 중 한두 명이 일신상의 이유로 빠지면서 난관에 부딪쳤고, 올해 낮 시간으로 변경해 참여 인원을 확보하려고 애썼지만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3일 오후 1시 한인회관 도서실에서 있었던 마지막 모임은 연말 모임을 겸해 간단한 음식을 나누며 소회와 아쉬움을 나누는 자리였다.
올해 봄부터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는 한 동포는 일부러 직장을 빠지면서 먼 거리에서 출석하고 있었다. “신문을 통해 한인정신건강 무료 프로그램이 있다는 소식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선뜻 시간을 내서 나오기란 쉽지 않았다”고 했다. 정신건강 프로그램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는 많은 동포들도 같은 이유를 갖고 있을 것이다.
지난주 처음 출석했다는 시니어 남성 한인동포는 “이번 주에 친구와 함께 나오기로 했다가 친구가 아파서 함께 나오지 못했다”면서 “주변에 우울증이나 고민 등으로 힘들어하는 이웃들이 의외로 많다”며 마지막 모임이라는 소식에 못내 섭섭함을 감추지 못하면서 프로그램 존속을 강력히 요청했다.
지난 2017년 11월부터 파사데나에서 매주 화요일 한인회관에 나와 단 한 명이라도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그냥 돌아가기를 여러번 하면서 2년 넘게 프로그램을 존속시켜왔던 유명신 전문카운슬러는 “한국 사회의 오랫동안 굳어진 생활 습관을 고려한다면 너무 조급하게 생각해서는 안 되지만, 급변하는 사회와 이민생활이라는 독특한 환경 속에서 몇 배의 아픔과 스트레스 등을 건강하게 풀어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어려운 걸음을 하시고 또 힘든 상황 속에서도 출석하셨던 한 분 한분이 계셨기에 2년 동안 프로그램을 존속할 수 있었다”면서 그동안 한인사회에 소박하게 뿌리내린 결과를 과소평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유명신 카운슬러는 “4명 이상 고정 출석자가 확보되면 언제라도 다시 프로그램을 오픈하기로 확약을 받았다”면서, 지나간 과거나 다가올 미래에 집착하기보다 ‘지금 현재’에 머무르면서 스트레스를 줄이는 연습을 해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문의: 832-930-2381, 832-664-7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