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시, 경찰개혁 행정명령 선포로 변화와 개혁 선두에
고비 넘긴 한인뷰티업계도 흑인커뮤니티와 상생 노력 시동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5월 25일 메모리얼 데이에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장례식이 9일(화) 고향인 휴스턴 파운틴 오브 프레이즈(Fountain of Praise) 교회에서 유족과 조문객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2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교회였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25%만 참석할 수 있었다. 전날인 8일(월)에는 6시간 동안 추모식이 열렸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4시간 동안 진행된 장례식은 찬양과 추모와 기도와 설교가 이어졌다.
장례식에는 알 그린과 쉴라 잭슨 리 연방하원의원, 실베스터 터너 휴스턴 시장과 아트 아세베도 경찰서장, 지역 교회 목회자들과 인권운동가, 그리고 헐리우드 배우들과 예술인 등이 참석했다. 장례식은 CBS 독점 중계로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백인 경찰의 가혹한 폭력에 희생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는 46년의 생을 마감하고 고향 텍사스 휴스턴에 잠들었다.

숨 쉴 수 있는 사회로
1991년 로드니 킹에 대한 백인 경찰들의 구타로 촉발된 LA 폭동은 미국에서 인종간 긴장의 상징이 되었다. 그러나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이 비무장·비저항 상태의 조지 플로이드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과잉 진압으로 살인한 사건은 단순한 항의시위와 폭동으로 끝나지 않았다. 또 한 번의 흑인 희생 사건으로 묻힐 수도 있었지만 그는 지금 세상을 바꾸는 변화의 아이콘으로 명명되고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영상 메시지에서 플로이드가 세상을 바꾸게 될 것이라며 인종적 정의를 실현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실베스터 터너 휴스턴 시장은 “남아공화국, 캐나다, 나이로비, 베를린, 한국과 유럽에서 조지 플로이드의 이름이 언급될 거라고 누가 생각했겠는가”라고 말문을 열었다. 터너 시장과 해리스카운티 히달고 판사는 6월 9일을 ‘조지 플로이드의 날’로 선포했다.
윌리엄 로슨 목사는 “언제까지 숨 쉴 수 없다고 외치기만 할 것인가” 반문하며 보다 나은 정부, 보다 나은 치안행정을 위해 멈추지 말고 변혁을 위해 나아가자며 특히 오는 11월 대선까지 변혁을 위한 운동을 이어갈 것을 요청했다.
민권운동가 앨 샤프턴 목사는 플로이드를 “저항 운동의 초석”으로 지칭했다.
플로이드 죽음 이후 미 전역에 흑인 인권을 넘어 인종차별과 정의, 변화를 요구하는 항의 시위가 번지고 있고, 전세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항의 시위가 단지 흑인들만의 시위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백인들과 히스패닉, 아시안들이 함께 자발적으로 행렬에 동참하고 있는 현상에서 이날 조지 플로이드의 장례식은 끝이 아닌 시작을 의미한다고 해석하고 있었다.
시민들은 플로이드의 마지막 절규였던 ‘숨 쉴 수 없다’ 혹은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문구가 들어간 셔츠나 마스크 등을 착용했다.
한편 한인뷰티업계도 이날을 전후로 긴장을 늦추지 않았지만 다른 도시와 달리 평화시위를 이어오고 있는 휴스턴에서 장례식 전후로 큰 불상사나 피해는 보고되지 않아 다행으로 여기는 분위기였다. 특히 이번 기회로 그동안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흑인커뮤니티에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기부 활동과 네트워킹을 강화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전했다.
이민사회, 센서스와 투표로 “응답하자”
터너 시장은 10일(수) 휴스턴 경찰국에서 목 조르기나 교살을 금지하는 내용 등 치명적인 경찰력 사용에 대한 행정명령을 체결했다. 휴스턴 시의원들과 아트 아세베도 휴스턴 경찰국장, 휴스턴 경찰관연합회 레이 헌트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휴스턴 모든 경찰관에 적용되는 치안 개혁이 시작되었다.
터너 시장은 “경찰관은 용의자의 움직임을 통제하거나 봉쇄하기 위해 용의자의 목에 무릎, 발 또는 체중을 올려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또한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유지해야 하며, 대중의 우려에 즉각 응답하고 더 나은 시스템을 위해 노력할 것임을 밝혔다.
아세베도 경찰국장은 “휴스턴의 5천300여명의 경찰들을 대표해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면서 경찰의 신뢰와 합법성을 구축하고 나쁜 정책에 대한 인식이 무너진 매우 중요한 날이라고 평했다.
장례식에 앞서 터너 시장은 전국 도시의 시장들에게 조지 플로이드에게 조의를 표하고 치안 개혁에 지지해줄 것으로 요청하며 플로이드가 졸업한 고등학교 고유 색깔인 골드와 크림슨(진홍색)으로 시청이나 건물을 밣혀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뉴욕, 마이애미, LA, 보스턴, 덴버 등 20여개의 도시들과 휴스턴 시내 건물들이 동참하는 의미로 건물에 불빛을 밝혔다.
한편 아태계 미국인투표(APIAVOTE)의 크리스틴 첸 전무이사는 “코로나19 전염병으로 전국적으로 反아시안 공격이 발생하고 있는 역사적인 때에 흑인공동체와 동맹하여 정의를 위해 싸울 것을 촉구했다. 특히 변화와 정의를 위해 인구조사에 빠짐없이 참여하고 투표를 통해 우리 목소리를 전달하도록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