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수제마스크 자원봉사자 ‘The Mission of Yahweh’ 방문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코로나19 사태는 가슴 아픈 사연들을 양산했지만, 반면에 마음이 따뜻한 이야기들도 넘치게 하는 아이러니한 힘이 있다. 수제 마스크 제작과 도네이션 미담들도 그 중의 하나다. 휴스턴 한인동포들이 직접 만든 수제 마스크 도네이션 뉴스는 이미 Fox 뉴스에도 소개됐는데, 지난 9월 초에는 ‘저소득층 아동에게 사랑의 마스크를 나누는 동포들’이라는 제하로 YTN 뉴스 전파를 탔다.
많은 수제마스크 도네이션 스토리 중에서 휴스턴 한인들이 집중 조명되는 이유는 그동안 도네이션 한 수천 개에 달하는 수제 마스크의 양도 있지만, 일회성 행사로 그치지 않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 처음에는 코로나19 초동대응인력과 기관들을 중심으로 공급되었다가 점차 커뮤니티의 요구에 맞게 구석구석까지 도움의 손길을 펼치고 있다는 것, 거창하지 않아도 평범한 우리 주변사람들의 소박한 나눔과 사랑이기에 더욱 감동을 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어린이용 마스크 전달 대환영
지난 19일(토) 오전 11시 한인타운과 10여분 거리에 있는 The Mission of Yahweh 에 수잔 진(Susan Cho Jhin, 현 Houston Children’s Museum 이사)을 비롯해 안진숙, 정원영, 남주연 4명의 자원봉사자들이 115개 어린이용 수제마스크와 성인용 마스크까지 선물 봉투를 들고 방문했다. 이미 한 차례 마스크 전달을 했고 어린이들을 위한 수제 마스크를 전달했지만 소형 어린이용 마스크가 더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고 특별 제작한 마스크 전달을 위해서였다. 성인용보다 더 손이 간 것은 분명하지만 자원봉사자들은 귀여운 천으로 앙증맞게 만든 마스크에 얼굴에 잘 착용되도록 줄 조절 장치까지 하는 정성을 보였다.
The Mission of Yahweh는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 운영되고 있는 여성과 어린이 쉘터로 이곳 저소득층 커뮤니티에 뿌리내린 지 2021년이면 60주년을 맞는다. 이곳에서는 단순히 음식과 의료, 장소를 제공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여성들이 사회 일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전 방위적인 교육과 지원을 해오고 있다. 겉에서 보면 작고 오래된 건물에 불과했지만, 그 뒤에는 총 12개의 건물들이 여성 홈리스와 가족들의 주거공간, 예배장소, 교육센터 등으로 운영되고 있었고 어린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야외공간도 갖춰져 있었다. 현재 이곳에는 약 60여명이 머물고 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비영리기관이지만 모든 운영을 정부 지원이 아닌 커뮤니티 기반의 순수한 도네이션으로 충당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대외 도네이션 창구를 맡고 있는 Tammie Jeffers 디렉터의 설명에 의하면 긍극적인 목적은 홈리스 상태에서 벗어나는 것인데, 정부지원을 받는 쉘터의 경우 정해진 3개월이 지나면 더 이상 머물 수 없다는 원칙 때문에 결국 홈리스들이 또 다시 거리로 내몰리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래서 이곳은 그러한 정책의 사각지대 혹은 형식적인 지원을 거부하고 전액 개인과 단체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러한 진심이 60년 가까이 규모를 키워가고 있었다.

홈리스들에겐 마스크도 사치
2018년 기준으로 이곳 쉘터에는 총 452명이 입소했고, 그중 159명이 어린이였다. 또한 179명은 성공적으로 사회로 복귀했다.
The Mission of Yahweh에 1년에 개인 도네이션과 교회 기부, 각 기관과 특별 기금마련 행사등을 통한 기부되는 액수만 약 185만 달러 규모에 이르고 있었다. 자원봉사그룹 393개, 지역교회와의 파트너십 105단체, 개인봉사자만 2500여명에 달한다. 외관상 작고 오래된 기관으로 보였지만 그 안은 커뮤니티 기반의 진정한 봉사와 사랑과 나눔의 정신들이 지속적으로 뿌리내리고 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이날 이곳을 방문한 한인 마스크 제작 봉사자들도 이구동성으로 커뮤니티가 기반이 된 자선단체의 운영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무엇보다 한인동포사회의 선한 뜻들이 이곳까지 연결될 수 있기를 희망했다. 수잔 진 씨는 “코로나19를 통해 정말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 진짜 보석 같은 휴머니티를 발견하게 되었다”며 감동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