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필품 사재기·셧다운 가능성 여전…CDC 격리기간 단축 준비
백신 기대, 융통성 있는 정책, 성숙해진 시민 의식 “예전과 달라”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신규 코로나19 사례와 입원 건수가 미전역에서 기록을 갱신하고 현재 코로나19 급증이 2021 년까지 정점에 도달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올해 추수감사절은 또 다른 폐쇄로 이어졌다.
코로나19 재확산과 이동 제한령이 강화될 수 있다는 소식에 사람들은 생필품 사재기에 나섰다. 월마트와 코스트코 등 대형 마트에서는 휴지를 포함한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주민들이 북새통을 부리기도 했다.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진 지난 3월에도 사람들이 대개 집안에 머물면서 위생용품 수요가 폭증해 물량 부족 현상이 벌어졌었다.
그러나 당시와 비교하면 최근 품귀 현상은 아주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시각이다. 방역을 위한 제한조치가 지역 단위로만 시행되고 있고, 소비자와 제조업체, 유통업체들이 이전의 경험을 토대로 잘 대처하고 있기 때문에 당시 상황과 다를 것이라고 업체들은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IRI에 따르면 종이타월·화장지의 재고 부족률은 21%, 위생용품 전반에 걸쳐서는 16%로 집계됐다. 그러나 물품 생산 라인이 여전히 가동되고 있고 유통도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원활한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결국 과잉 구매는 혼란만 초래할 뿐이다.
텍사스는 급증하는 코로나19 양성 사례로 인해 다시 행정 명령이 발효될 가능성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뉴욕이나 LA 같은 대도시는 부분적 Stay at Home 혹은 비즈니스 폐쇄 등의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Stay at Home 명령이 내려진다 하더라도 펜데믹 초반 내려졌던 Stay at Home 명령과 같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주, 시, 카운티 등 이미 행정명령을 시행했었던 지방정부는 당시의 데이터를 토대로 결정을 내리겠지만, 원래 명령처럼 전면적인 것이 아닌 포괄적인 명령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에는 주민들을 교육하는 것에 어려움이 많았다면 이미 많은 교훈을 얻었고, 바이러스에 대해 좀 더 잘 알게 됐으며, 검사 수용 능력도 훨씬 커지면서 감염자를 빨리 분별해낼 수 있는 주변 환경이 조성되었기 때문에 이전과 같이 광범위한 폐쇄는 불필요하다는 것. 그러나 여전히 일부 업종의 폐쇄는 불가피할 수 있다.
레스토랑업계 예민한 반응
지난 11일 스탠포드대학과 노스웨스턴대학 연구원들은 Nature에 코로나19 관련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3월부터 5월까지 미국 10대 도시 9천 8백만 명의 집계된 익명 휴대전화 데이터를 분석하여 기본적으로 5만7천 개의 주거단지와 55만3천 개의 비거주 시설 즉 레스토랑, 체육관, 그로서리, 종교기관 등과 집 사이의 시간당 이동을 분석했다. 컴퓨터 모델링을 사용해 감염 위험을 결정했는데, 사람들이 어디로 갔는지,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 동시에 같은 장소를 방문한 사람이 몇 명인지를 데이터화했다.
이번 연구에서 모든 시설이 똑같이 위험한 것은 아니고, 소수의 ‘슈퍼 스프레더’가 감염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판단했다. 즉 풀 서비스 레스토랑은 다른 곳보다 훨씬 더 많은 감염을 가져왔다는 것. 대도시 전역에서 평균적으로 풀서비스 레스토랑, 체육관, 호텔, 카페, 종교단체 들을 지목하면서, 영업의 전면적 재개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분적인 폐쇄보다는 최대한 매장에 낮은 수용 인원을 유지하는 것이 더 나은 결과 및 실질적으로 경제 비용 절감면에서도 더 효과적이라고 했다. 각 사업장에 방문자 수를 일률적으로 줄인 것보다 최대 수용인원을 줄이는 것이 예상 감염자수를 줄이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소득층이나 취약계층은 이동성을 급격히 줄일 수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들이 방문하는 장소는 더 붐비고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발표가 나간 후 즉시 미 레스토랑연합회는 “실제 현실에서의 복잡한 여건들이 배제된 상황에서 연구진의 예측 모델은 오류가 많다”면서 레스토랑이 미 전체에 걸쳐 위험의 중요한 원인이라는 주장에 강력한 반박 성명을 냈다. 연합회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업계가 바이러스 감염 방지를 위해 철저한 방역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이 간과된 것에도 큰 불만을 나타냈다.
아픈 만큼 ‘성숙’
한편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가 의심될 때 격리기간을 현재의 2주에서 7∼10일로 단축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4일 보도했다. 보도에 의하면 CDC가 권고 격리 기간을 7∼10일 사이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코로나19 검사를 권고에 포함시켜 코로나19에 음성인지를 확인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격리 기간을 단축할 경우 더 많은 사람이 권고를 따를 것이고, 검사에서 일부 감염 사례를 놓칠 수도 있지만 결국 격리 기간을 더 잘 준수하도록 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CDC는 하고 있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사람들도 증가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최근 실시한 백신 관련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들의 58%가 백신을 맞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9월 중순 실시된 같은 여론조사에서 50%에 그쳤던 것과 비교해 두 달 새 약 8% 정도 가 늘었다. 다국적 제약회사 화이자와 모더나 등이 최근에 잇따라 3상 임상시험 효능이 95% 이상이라고 발표했고, FDA에 백신 승인 신청을 한다는 소식도 신뢰를 부추겼다. 미 국립보건국은 2021년 4월경에는 미국인들 다수가 백신을 접종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팬데믹에 우왕좌왕 했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향후 코로나19가 내년까지 장기화된다는 우울한 전망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은 달라졌고 계속 발전해갈 것이다. 무엇보다 공중보건의 중요성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과 대응, 나눔과 상생의 마음들이 커지면서 비록 ‘해피 탱스기빙’은 아니었으되 ‘희망’을 품은 감사절기는 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