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시일반! 힘모아 지켜내자”
By 양원호 기자
kjhou2000@yahoo.com
코로나 팬데믹 위기가 닥친지 11개월째… 연말 인사를 주고 받는 사람들마다 ‘올 한 해는 정말 어떻게 지나는지도 모르고 지나버렸다’는 한탄을 빼놓지 않는다. 백신이 배포되며 곧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갖다가도 연일 최고치를 갱신하는 확진자 소식을 보면 아직도 뒤숭숭하기만 하다. 팬데믹으로 큰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들과 실업자들 모두 2차 재난지원금 소식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팬데믹 상황속에 힘들어 하는 것은 이들만이 아니다. 여러 한인단체들도 생존을 위한 노력을 벌이고 있다.
팬데믹으로 제일 먼저 타격을 입은 한인단체는 문화 공연 단체이다. 지난 봄,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락다운이 내려지고 연말께나 백신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면서 거의 모든 문화공연 행사들이 취소되었다. 지난 수년간 한국 문화를 미 남부일대에 널리 알려온 오송문화원도 8월 초 전시장 철수를 단행했다. 일부 유물들은 스파월드로 이전 전시되었지만 대부분이 창고로 들어갔다.
미주 각지의 한글학교들도 피해가 크다. 봄학기는 중간에 중단되고, 가을학기는 온라인 학습으로 바뀌었다. 전미한국학교협의회차원에서 부랴부랴 수차례 온라인 교사 연수를 통해 지역 한글학교들의 온라인 수업을 지원했지만, 주의력 유지가 어려운 저학년일수록 온라인 수업은 쉽지 않다. 그 결과 타주에서는 대형 한글학교들의 등록자 수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한인사회의 미래가 뿌리채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휴스턴의 한인학교(교장 박은주)는 가을학기 등록학생 감소는 없었지만, 후원의 밤 행사가 취소되면서 내년도 예산안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다. 학교측은 그간 학교를 후원해온 후원자들과 학부모들에게 후원금 모금 안내 편지를 보내 후원을 요청하는 등 자구 노력을 하고 있지만, 내년도 교육 예산을 충분하게 확보할 수 있을지는 아직 낙관하기 어렵다.
휴스턴 노인회(회장 이흥재)도 상황은 비슷하다. 코로나19가 특히 고령의 기저질환자들에게 엄청나게 높은 치명율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인회는 그동안 활발하게 벌여오던 모든 프로그램들을 기약없이 중단했다. 노인회쪽 표현대로 ‘창살없는 감옥에 갇힌 하루하루를 보내는’ 회원들이 많다. 후원의 밤도 개최할 수 없게 되면서 당장 내년 회관 운영비도 걱정이다. 결국 하호영 전 노인회장을 비롯한 일부 독지가들이 후원금 모금에 자발적으로 나섰고, 동포사회를 대상으로 십시일반 후원금 모금에 나섰다.
‘십시일반(十匙一飯)’, 밥 열 숫가락을 모아 한 명분의 밥을 만든다는 뜻이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우리가 지켜내야 할 것들이 많다. 어려운 와중에 한인사회가 힘을 모아야 되는 이유이다.
후원 문의 전화: 오송문화원 (832) 275-4989, 휴스턴 한인학교: (713) 805-3865, 휴스턴 한인 노인회: (832) 638-3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