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밴드 카운티, 70대 확진 환자 발생… 텍사스 첫 사례
샌안토니오, 확진자 격리 해제 번복 과정서 지역사회 노출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코로나19 확진자 ‘0’를 강조하던 텍사스도 경계가 뚫렸다.
3월 2일(월) 샌안토니오 랙랜드 공군기지에서 격리 조치 중이었던 한 여성이 완쾌 판정을 받고 나왔다가 하루 만에 재격리 됐다. 그 여자는 샌안토니오 공항 주변 몰의 푸드코트 등을 다녔고 지역사회가 바이러스에 노출되자 샌안토니오 시장은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4일(수)에는 포트 밴드(Fort Bend) 카운티에서 첫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해 텍사스 지역감염 첫 확진 사례로 기록됐다.
현재 포트 밴드 카운티 보건복지부는 역학 조사를 시작했고, 가족 구성원, 동료, 비상 요원 및 기타 접촉자가 포함된다. 이 환자는 70세 남성으로 최근 해외여행 중이었고 현재 안정적 상태로 입원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운티는 환자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증상을 보여 병원에 간 뒤 담당의사에 의해 응급실로 이송되었고, 여행에 기반을 두고 있는 환자이므로 아직까지 커뮤니티 확산의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아직 CDC가 공식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확인한 상태는 아니지만, 카운티를 비롯한 지역보건국은 자체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이자 확진자로 판단했다.
포트밴드 카운티 보건복지부는 지역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면 응급실에 가지 말며, 기침, 발열, 혹은 다른 호흡기 문제가 보일 경우 주치의에게 먼저 가서 진료를 받으라고 권고했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호흡기 질환이 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선 평소 손 씻기, 기침 및 재채기 방지, 눈, 코 및 입 접촉 방지, 아플 경우 집에 머무는 등 건강한 위생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꼭 지켜야할 자가 수칙이라고 강조했다.
텍사스 첫 확진자 발표에 그렉 애보트 주지사는 즉각 주정부 차원의 실험실 테스트, 공중보건 조사 및 격리, 양성반응 환자의 케어 등을 이미 지난달부터 해오면서 대비 체제에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애보트 주지사는 바로 이 순간을 위해 준비해왔고 코로나19로부터 지역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프로토콜이 마련된 상태로 훈련과 대응태세가 갖추어져 있다고 덧붙였다.
해리스카운티 리나 히달고 판사와 실베스터 터너 휴스턴 시장은 “아직까지 관할 지역에 확진 사례는 없다”면서, 신중을 기울일 필요는 있지만 일반인들이 특별한 보호조치를 취할 필요는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
현재 텍사스 내 다수 대학들은 중국과 한국, 이탈리아 등으로 여행 금지령과 유학 및 연구지원 프로그램도 중단한 상태다.
휴스턴 라이스대학은 연구 직원 한 명이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제기되자 검사 및 자가격리를 시킨 상태다. 아직 휴스턴이나 해리스카운티 내에서 확진자는 없지만 원천 봉쇄보다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서 대비하고 있다.
허위사실 유포시 법적 조치
지난 주 휴스턴 한인사회는 중앙장로교회 이스라엘 성지순례단의 여행 중단 및 조기 귀국에 대해 극도의 불안감과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루머와 거짓 정보도 1주일 넘게 기승을 부렸다.
중국을 시작으로 주변 아시아 국가들에 코로나19가 퍼졌고, 특히 한국은 지역감염 급증으로 대구·경북이 마비될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불안한 상황에서 미국도 곧 뚫릴 것이고 일단 뚫리고 나면 확산 속도가 빠르게 전개되면서 속수무책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성지순례단에 대한 악의적 소문은 더욱 강도 높고 공격적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잘못된 정보와 근거 없는 소문들도 퍼졌다. 확진 사례는 정부 발표만을 믿어야 하고, 잘못된 의료정보들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3일(화) H-마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고 있는 허위 정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최근 여러 유언비어로 인해 한인사회는 물론 지역사회에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근거 없는 무책임한 루머는 근절되어야 하고 고의적 악성 허위정보 유포자를 신중히 확인하여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문경 김앤배 법률사무소 대표는 “허위사실 유포시 미 연방 명예훼손 및 사기법령에 의해 민사, 형사 소송의 대상이 되어 20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다”며 “진위 여부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배포, 공유시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H-마트는 또한 전 매장의 위생에 대한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고 직원들의 위생관리와 예방수칙 준수로 감염 예방에 최대한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휴스턴 한인사회에 퍼진 악성 루머는 한인타운으로 발길을 끊게 하고 결국 한인상권의 피해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이는 다른 커뮤니티에서 중국인은 물론 한국인, 그리고 아시안 커뮤니티에 대한 혐오 및 인종차별로 이어질 수 있는데 실제 사례들도 속출되고 있어 제살깎기 행위들은 근절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기본을 지키고 침착하라
4일(수)에 캘리포니아도 첫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했고, 워싱턴주는 10번째 사망자가 나왔다. 미국 내 사망자는 총 11명으로 늘었다.
보건관계자들은 코로나19의 지역감염 확산이 조심스럽게 우려되는 가운데 유사시에 대비할 수 있도록 2주치 비상물품을 준비해둘 것을 권고하고 있다. “마치 허리케인 시즌에 대비해 물과 캔 음식, 의약품 등을 미리 준비해두는 것과 같은 것으로 여기면 된다”고 했다. 전염병 전문가들은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용히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상황을 지켜보는 자세”라고 말한다.
아직까지 미국 내에서 코로나19 발병은 낮은 수치이지만 전문가들은 지금이야말로 개인, 회사, 의료시스템, 그리고 학교까지 모두가 전염병에 대한 대비 계획을 재검토하고 준비가 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UCLA 공중보건의학의 티모시 브뤼어 전염병학 교수는 “이때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지나치게 패닉상태에 빠지거나 불안에 떠는 것”이며, “이럴 때일수록 기본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CDC가 권장하는 개인 건강수칙을 지키는 일이다. 미 외과의사단체는 일반인들의 마스크 사재기 역시 불필요하며, 오히려 N95 같은 마스크는 제대로 검사와 착용 훈련을 받아야 한다면서 감염 증상이 있는 사람이나 치료 전선에 있는 의료관계자들에게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코로나19에 대한 잘못된 정보나 루머, 온라인상에 유포되는 거짓과 정크 사이언스 정보들 때문에 오히려 진실과 중요한 사실 정보에 둔감해질 수 있기 때문에 차분히 정부의 발표에 귀 기울이면서 자신의 위생수칙을 지키고 비상시에 대비하라고 권고한다. 특히 타인에게 친절한 자세를 유지하면서 유사시 협력할 수 있는 성숙한 시민자세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