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한인단체와 총영사관 피해자 돕기에 일심동체(一心同體)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크로거스시바 피해자 구제를 위해 대화 당사자인 JFE 프랜차이즈가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가운데, 휴스턴 동포사회는 오히려 “사회적 약자를 돕자”는 당연한 명제에 똘똘 뭉치고 있다.
지난 12일(금) 휴스턴 총영사관을 방문, 안명수 총영사과 담당영사들과 면담을 가졌던 크로거스시바 피해자 모임은 22일(월) 오전 11시 부터 블레이락 H-마트 주차장에서 동포들을 상대로 호소문을 돌리며 서명운동을 벌였다. 비교적 한산한 평일이었지만 바쁜 발걸음 속에서 일부 무관심 혹은 거부의사도 밝힌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동포들은 어려운 상황을 전해 듣고 기꺼이 서명에 참여했다. 100% 이해하지 못해도 외국인들조차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선뜻 동참하는 모습이었다. “힘내시라”며 홍삼팩을 건내는 분들까지 동포들의 따스한 마음으로 피해자 가족들은 위로를 받았다.
때마침 그곳을 지나던 민주평통휴스턴협의회 배창준 전 회장은 피해자들의 상황을 전해 듣고 서명에 동참한 것은 물론 한인단체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며 그 자리에서 단체장들의 동참을 요청했다. 30분도 안 돼 재향군인회 미중남부지회 정태환 회장과 휴스턴 청우회 하호형 회장이 직접 현장에 나왔고, 정태환 회장은 안보단체를 비롯한 한인단체들의 규합에 직접 나서는가 하면, 하호영 회장은 피해자 모임이 준비한 호소문이 구체적인 증거자료가 될 수 있도록 조언을 하며 힘을 보탰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다음날 23일(화) 오전 11시 한인회관에서는 피해자 모임과 단체장들의 회동이 이어졌다. 이흥재 노인회장과 심완성 한인회 수석부회장도 참석해 향후 대처방안에 함께 의견을 교환했다.
배창준 전 회장은 신창하 한인회장이 공식적으로 JFE 측에 직접 면담과 대화를 요청했음에도 아직까지 아무런 회신이 없다는 사실은 곧 동포사회를 무시한 처사로 정의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대외적으로도 성공한 기업인으로서 많은 자영업자나 후세들에게 좋은 성공사례의 모델이 되고, 사회 기부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는 김승호 회장과 JFE 기업과 상치된다며 좋은 결과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힘없는 개인이 대기업을 상대로 싸우기는 힘들다. 그러나 코로나19 같은 위기 상황에서 힘없는 가맹점들이 결과적으로 사지로 내몰린 상황은 시시비비가 아닌 도덕적이고 동정적 시각에서 해결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재향군인회 정태환 회장은 “많은 단체장들이 두말없이 협력을 약속했고, 향후 2주 정도 JFE 측의 입장을 지켜본 뒤 단체장들의 공식 입장 발표도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총영사관 측은 텍사스한인변호사협회(회장 에스더 노)와 회의를 주선 중에 있고 원로단체들과의 회동에서도 크로거스시바 피해가족에 대한 도움을 당부했다고 전해졌다. 또한 안명수 총영사가 개인 자격으로 서명한 용지와 함께 “직접적인 도움이 아니어도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 힘드시더라도 잘 버텨내시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피해자 가족에게 전달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H 마트 앞에서 1시간 반 정도 동안 약 50여장의 서명을 받았는데, 한글과 영문 서명용지를 주변 가족과 친지, 교회등 종교기관, 사업체 등에 돌리고 SNS도 적극 활용해 최대한 많은 서명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크로거스시바 피해자돕기에 동참한 한인단체는 휴스턴 한인회, 재향군인회 미중남부지회, 민주평통휴스턴협의회, 휴스턴해병대전우회, 6.25참전국가유공자회, 휴스턴 노인회, 휴스턴 청우회, 휴스턴시민권자협회, 이북5도민회, T.V.K.T회, 휴스턴호남향우회까지 총 11개 단체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