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FE 前직원 No.1 매장 접수?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생업장을 잃게 된 크로거 스시바 점주들에게 2월 28일까지 남은 시간들은 더욱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스시롤을 말고 도시락을 만들면서도 곧 해야 할 가게 정리며, 향후 생계를 꾸려나갈 걱정이 태산이기 때문이다.
엎친데 겹친 격으로 기록적인 한파까지 더해지면서 집과 생업장 모두 엉망이 돼버린 곳도 많아 안타까움은 커지고 있다.
지난 주 한인 크로거 스시바 사태가 기사화된 날, 공교롭게도 한국 조선일보에는 JFE 스노우 폭스 그룹 김승호 CEO의 성공스토리가 집중 조명됐다. “253만원으로 시작, 17년 만에 5000억대 부자 된 외식업 CEO”는 대외적으로 충분히 성공한 기업가의 롤 모델이었다.
그러나 지금 현재 휴스턴과 달라스를 비롯한 미국 내 지역사회에서는 좀 다른 상황들이 펼쳐지고 있다. 휴스턴에서는 SW 스시하우스가 관리했던 크로거 스시바 운영 점주들 중 JFE 프랜차이즈와 계약에서 낙오된 한인 점주 8명과 중국인 점주 3명이 성토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SW 스시하우스의 크로거 스시바 중에서 넘버 원 매장(#10, 점주 Ma Ming Hua)으로 꼽혔던 곳이 JFE 프랜차이즈 쉐프였던 직원에게 운영권이 넘어갔다는 소식이 돌면서 분위기는 더욱 경직됐다.
3명의 중국인 점주들은 지역 정치인들과 Houston Press 신문사, ABC 13 방송국까지 접촉하며 부당함을 알리고 있는데, 기상 악화 탓에 잠시 주춤했지만 방송국 측에서도 진상 파악을 위해 자료 수집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뿐 아니라 트위터에는 비교적 상세하게 이번 사태에 대한 장문의 내용이 올려졌는데, 크로거 스시바 운영 구조부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위한 과정들이 상세히 설명됐다. 특히 스시바 운영권을 사기 위해 로케이션에 따라 1만 달러에서 최대 10만 달러까지의 프리미엄을 가맹본부에 지불해야 하며, 결국 점주/가맹점/계약자로 불리는 스시 쉐프들은 스시바를 운영하기 위해 값을 지불하지만 나중에는 가맹본부가 다른 사람에게 매장을 팔 수 있는 권리가 있어 쫓겨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크로거 스시바가 SW 스시하우스에서 JFE 프랜차이즈로 운영권이 바뀌게 되는 그 과정에서는 ‘불공평하고 부당한(unfair and unjust)’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뷰 과정, “franchise fee”로 불리는 분양금 요청, 분양금 지불 의향을 밝혔음에도 가맹점 선정에 탈락됐고, 더 억울한 것은 이들 점주들이 하나같이 잘못이 없음에도 절반 가까이 가맹점 선정에서 가혹하게 탈락시켰다는 등의 주장이었다. 또 다른 사람들이 JFE와 계약을 하고 있는 동안 그 사실을 모르는 점주들은 JFE의 승인 통지만을 초조하게 기다렸다고 분개했다.
“이제 쉐프(점주)들은 무기력해져서 일자리와 초기 투자, 희망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그들에게는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으며 잘못이 없었지만 자신이 지불했던 키오스크에서 쫒겨 나게 되었다. 새 직장을 찾을 시간도 충분치 않으며, 코로나19 상황에서 일자리는 점점 줄고 있다”고 탄식하며, 부당하고 불공평한 행위에 반대하고 점주들을 돕기 위해 목소리를 높여달라고 트위터 상에서 촉구했다.
총영사관·한인회 중재 먹힐까
JFE 프랜차이즈와 계약에서 탈락된 한인 점주들도 크로거 델리 총괄인 Josh Harpole 부사장에게 이메일을 보내 부당함을 알렸다. 예상했던 대로 크로거 측은 점주들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 점은 유감스럽지만 가맹계약 과정에서 생긴 일에 대해 당사자가 아니므로 코멘트를 달 수 없고, 당사자인 JFE 측과 직접 얘기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점주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크로거 CEO 에도 계속 이메일을 보내고, 백악관에도 곧 진정서를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총영사관도 크로거 스시바 점주들의 청원이 전달되어 사태 파악을 하고 있지만, JFE 프랜차이즈가 미국법인이므로 총영사관의 개입은 원칙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김승호 회장이 휴스턴 박물관에 병풍을 구입해 영구 기증하는 등 한인정부와 미국 주류사회 사이에서 민간문화사절 역할을 해왔던 점, 한인이 운영하는 글로벌 외식사업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만큼 지역사회와 한인동포사회 기여 측면에서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도록 다리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휴스턴 한인회 역시 이번 사태에 대해 “가맹점 결정 과정에 큰 문제는 없다고 하더라도 코로나19 시국에 가혹하다는 비난이 있는 만큼 책임 있는 관계자와 만남을 갖고 문제 해결을 위해 타진해보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