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적이고 환상적, 파워풀 조합”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한국 클래식의 미래 주역으로 꼽히는 2명의 연주자들이 휴스턴을 조용히 다녀갔다.
클래식 기타연주자 지지(JIJI)와 바이올리니스트 엄단비의 공연이 휴스턴 메닐 콜렉션(Menil Collection)에서 지난 11월 13일과 14일 양일동안 있었다. ‘아는 사람만 아는’ 이 독특하고 빼어난 공연은 DACAMERA가 기획했다.
엄단비는 젊은 바이올리니스트의 등용문으로 권위있는 메뉴힌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2등과 아스트랄 콩쿠르 1등을 비롯 국제대회에서 다수 수상한 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다. 3세에 바이올린을 시작 10세에 커티스 음악원에 입학한 영재로 감미로운 사운드와 해석적 감성으로 청중을 사로잡는 연주자로 평가되고 있다.
“매혹적”이고 “감동적인” 연주로 워싱턴 포스트로부터 칭찬받은 한국의 기타리스트 지지(JIJI)는 기교와 다양한 레퍼토리 구사력으로 유명하며 모험심 강한 음악가로 주목받고 있다.
휴스턴 공연에서 이들은 매일 총 8곡을 솔로, 혹은 듀오로 연주했는데, 연주곡들은 1700년대부터 1985년까지 발표된 클래식과 탱고 음악들로 구성됐다. 이날 메닐 콜랙션에는 약 120명의 좌석이 꽉 찼다. 젊은 파워풀한 여성 듀오 뮤지션들의 연주를 감상하러 온 관객들 대부분은 아이러니하게도 머리가 희끗하고 중후한 외국인들이었다. 관객 중 한인들은 거의 없었다. 관객들은 로컬 작곡가들과 메닐 콜랙션 회원들, 음악애호가들로 보였는데, 바이올린과 클래식 기타 듀오는 그들에게도 생소한 조합이었지만, 장르를 넘나들며 놀라운 절충과 조화로 콘서트장을 압도한 코리안 영 아티스트들에게 오랫동안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관객들은 그동안 피아노 버전으로만 들어왔던 음악을 기타로 재해석한 연주를 들을 수 있었던가하면, 잔잔하고 세밀한 기타 연주에 맞춰 연주되는 바이올린의 선율은 비 내린 가을밤을 아름답게 수놓기 충분했다.
지지와 엄단비의 휴스턴 공연은 John and Mary Arensdorf의 스폰서로 제공됐다. 지지와 엄단비 연주자는 정규 공연 외에도 벨레어고등학교와 휴스턴대학에서 음악가를 꿈꾸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도 실시했다. 이들의 듀오 콘서트는 18일 캐나다에서 계속 이어진다.
한편 이번 공연을 기획한 DACAMERA는 실내악과 재즈의 선도적 프로듀서이자 발표자로서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휴스턴 시내 극장가와 메닐 콜렉션에서 연간 시리즈를 선보이며 세계 최고 아티스트들을 휴스턴으로 초청해 청중에게 혁신적인 음악 경험을 선사해오고 있다.
뉴욕타임즈와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포스트에서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았고, 휴스턴 크로니클은 “도시의 공연 예술환경에서 독특한 틈새시장을 가진 휴스턴의 보석”으로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