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주 2만3천여 불 걷혀…목표액 3만 불로↑
지역주민들도 “좋은 일 한다” 옥외 캠페인 동참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새해 덕담을 나눈 지도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만나면 반가운 것이 이민사회의 정(情)이다.
그런데 좋은 일로 만나면 더 반갑다. 어려운 형제나라를 돕는 일에 한마음 한뜻이 된 휴스턴 한인단체장들과 동포들은 옥외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우리’라는 공동체로 뭉쳤다.
튀르키예 지진피해돕기 한인동포사회 모금캠페인을 킥오프한 17일(금) 오후 3시에는 바람이 세게 부는 날씨였으나 한인타운 H-마트 블레이락 지점 앞에는 시간이 갈수록 한인단체장들과 회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튀르키예 성금모금을 가장 먼저 제안한 휴스턴총영사관 정영호 총영사는 박세진 부총영사, 정승아 영사 등과 함께 정시 현장에 나왔다.
캠페인 시작에 앞서 정 총영사는 “앞으로 2주에 걸쳐 성금 모금 캠페인을 벌일 텐데 동포사회 어르신들이 솔선해서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작은 시작으로 출발하지만 마음을 모으면 더 감동적인 사랑의 물결이 따라올 것이라고 격려 메시지를 전했다.
2주간의 모금 활동이 끝나면 휴스턴 총영사관은 휴스턴 튀르키예 총영사관 측과 전달식 일정을 정한 뒤 한인회 및 단체장들과 함께 성금을 전달할 것이라고 차후 대략적 일정을 전해주었다.
또 튀르키예는 6.25 전쟁 때 자유진영에서 미국이나 영국 같은 군사규모가 큰 나라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수의 군인을 파병한 나라였고, 또 터키 용병들은 용맹스럽기로 유명해 여러 전투에서 공을 세우며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토대 위에 설 수 있도록 힘을 보탠 나라라며, 튀르키예가 고통 받고 있을 때 마음과 정성을 모아 형제국가에 사랑을 보답하자고 취지를 전했다.
정 총영사는 특히 이번 기회로 동포사회가 연대 협력하여 하나가 되는 아름다운 모습을 텍사스 중남부지역에서 보여주자며 주변에 많은 동참과 호응을 독려해달라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연대 협력하는 동포사회
총영사관 측에서는 2주간의 모금기간 동안 2만 불 성금을 목표로 했는데, 첫 주 3일 동안 모금한 결과는 이미 2만 불을 넘어섰다. 총영사관 직원 일동이 모은 성금 봉투를 시작으로 휴스턴 청우회가 약 7천불, 한인회 2천불(개인 기부 제외), 휴스턴노인회 1천660불 등이 이어졌고, 여러 단체들도 각각 회원들의 기부금을 한꺼번에 혹은 각자 한인회 계좌(KAACCH)로 기부했다. 이흥재 노인회장은 “노인회원분들이 튀르키예 재난사태를 듣고 매우 안타까워하고 있는데 성금모금 소식을 듣자마자 십시일반으로 금방 1천500불 이상을 모았다”고 전했다. 개인기부자로는 유재송 전 한인회장(JDDA 회장)이 7천불을 쾌척했고, 하윈에서 의류점을 하고 있는 안명숙 사장도 현장을 찾아와 2천불을 기부하는 등 동포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온정 속에 3일 만에 2만 불을 넘길 수 있었다.
보통 때 같으면 캠페인 행사는 항상 H-마트 출구에서만 허용되었으나, 튀르키예 민관합동 모금 캠페인은 블레이락 H-마트 입구와 출구 양쪽에서 할 수 있도록 배려되었다. 스탠드 배너를 양쪽에 세우고 빨간색 어깨띠를 두른 채 모금함을 들고 모금활동을 하는 한인들이 마트를 출입하는 사람들에게 다소 방해되거나 성가실 수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고객들은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기부에 참여하거나 혹은 현금이 없어 미안하다며 발길을 돌렸다.
또 그동안 잘 만나지 못했던 동포인사들이 현장에 일부러 봉투를 들고 나타났을 때면 서로 반기고 악수하며 동포애도 다졌다. 행사장이 아닌 나눔의 현장에서 시간과 발품을 팔며 연대하고 합심하는 동포사회의 모습들은 주말 내내 H-마트 블레이락과 벨레어점에서 계속 이어졌다. H-마트 케이티점 앞은 해당 쇼핑몰 관리사무소의 불허로 아쉬움을 남겼다.




“작은 정성이면 충분합니다”
모금캠페인 남녀 행동대장 한마디
한국은 물론 전세계 한인디아스포라 커뮤니티가 튀르키예 재난구호를 위한 성금 모금이 한창인 가운데, 휴스턴 동포사회는 17일(금) 킥오프(오후 3시-6시)를 시작으로, 18일(토), 19일(일) 주말동안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모금함을 들고 캠페인을 계속했다. 향군 미중남부지회 정태환 회장도 임원 5명과 현장을 줄곧 지켰다. 정 회장은 “17일 당일 신문광고가 나갔기 때문에 제대로 홍보도 안 된 상태였고, 단체들 위주로 모금이 될 것이라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벨레어 H-마트의 경우 대부분이 외국인 고객들이었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캠페인에 호응해주었고 적은 액수라도 흔쾌히 동참하는 모습에 보람과 감동이 컸다고 전했다.
블레이락 H-마트에서 오전 11시 45분부터 오후 6시까지 현장을 지키면서 모금활동을 한 헬렌장 전 한인회 이사장은 현장에서 만난 어느 튀르키예 가족은 “너무 고맙다”며 울음을 터트렸는데, “우리는 형제나라”라고 위로해주었다고 했다. 반면 왜 튀르키예만 돕고 시리아는 돕지 않느냐는 시리아 인의 항의 섞인 말도 들었다고 했다. 주머니를 털어 동전 3센트를 보태신 분, 휠체어를 탄 어느 외국인 할머니는 지갑을 통째로 건네주었는데 그 안에는 동전까지 4불 정도가 있었다고 했다. 아무 말 없이 100불 지폐를 넣고 휙 가버리신 어느 한인동포…뒷모습에서 따뜻한 온정이 뭉클 느껴졌다고 했다. 현장을 가장 오래 지킨 정태환 회장과 헬렌장 전 이사장은 이구동성으로 외국인들은 액수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기부하는 문화가 몸에 배어 있었다고 전했다. “모금함에 꼭 돈을 많이 넣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작은 정성만 보태주시면 됩니다.” 튀르키예 돕기 2주차 캠페인에 동참하려면 25일(토)와 26일(일) 오후 1시부터 6시 H-마트 블레이락과 벨레어점 앞에 가거나 혹은 직접 한인회로 성금을 보내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