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 이한울 기자
kjhou2000@yahoo.com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의 수상자인 소설가 한강이 집필한 언어와 인간 관계의 구원의 은총에 관한 친밀하고 눈부신 소설 ‘희랍어 시간’이 오는 4월 18일 미국에서 출간된다.
한강 작가의 장편소설 ‘희랍어 시간’은 빛을 잃어가는 사람과 말을 잃어가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는 희랍어 강사이고 말을 잃어버린 여자는 그의 수강생이다. 소설에서 희랍어 강사인 남자는 독일에 있는 가족과 떨어져 서울에서 홀로 산다. 그는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병을 가졌다. 그의 수강생 중에는 한 여자가 있다. 듣기는 하지만 어릴 때 병을 앓아 말을 하지 못하는 여자다. 여자는 이혼한 남편에게 아이를 빼앗기고 ‘말’을 찾기 위해 희랍어를 배운다. 이 책은 ‘희랍어’라는 언어를 매개로, 액자식 구성으로 이야기는 이어진다.
소설 ‘희랍어 시간’은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와 말을 잃어버린 여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특히나 작가 특유의 감각적인 문장들이 돋보여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았다.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 수상자 한강작가’
1970년 생인 한강 작가는 1993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시 「서울의 겨울」 외 4편을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그녀의 장편소설로는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흰』 『작별하지 않는다』,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이 있다.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이상문학상, 동리문학상,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인터내셔널 부커상, 말라파르테 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산클레멘테 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노르웨이 ‘미래 도서관’ 프로젝트 참여 작가로 선정되었다. 특히 한강작가는 저서 ‘채식주의자’로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을 수상하며 세계무대에서 작가의 이력과 작품 세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받았다. 노벨문학상, 프랑스 콩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불리는 맨부커상은 영어권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한다. 한강은 시심 어린 문체와 독특하면서도 비극성을 띤 작품 세계로 일찌감치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대부분의 작품에서 폭력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아름답고, 서정적인 문장으로 풀어낸다. 문학평론가들은 그의 작품을 “상처를 응시하는 담담한 시선과 탄탄한 서사, 삶의 비극성에 대한 집요한 탐문”이라고 정리한다. 문단은 이런 한강에게 ‘차세대 한국문학의 기수’라는 수식어를 안겼다.또 한강은 ‘문인가족’으로도 유명하다. 아버지는 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 ‘추사’, ‘다산의 삶’ 등을 펴낸 한국 문단의 거장 소설가 한승원이다. 한승원과 한강은 국내 최고 소설문학상으로 꼽히는 이상문학상을 부녀 2대가 수상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