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호리호리한 체형…주인 없을 때만 노려
한인회, 2월 3일 Crime Stoppers Houston과 대책 논의 나서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신년 벽두에 본지는 지난 해 연말 한인이 운영하는 한 주유소에서 해고당한 한인 종업원이 현금을 도둑질해간 사건을 보도했다. 그런데 동일범의 소행임이 증명된 현금 도난사건들이 연달아 지난 21일과 25일 서로 다른 한인 주유소에서 발생했다.
25일(화) 본지에 걸려온 제보는 블레이락 H-마트 옆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인 오너였다. 구인광고를 보고 찾아왔다는 사람을 다른 직원이 트레이닝 하고 있던 중에 직원이 잠깐 자리를 뜬 사이에 계산대 금전등록기를 열고 안에 있던 현금 4천여 달러를 갖고 도망쳤다고 했다. “요즘같이 사람 구하기 어려운 때에 제 발로 찾아왔고, 주유소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고 하여 더 반겼는데, 순식간에 도둑으로 변해 돈을 들고 도망쳤다”면서, 10여년간 주유소를 운영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황당해했다. 그는 제보를 통해 다른 한인 주유소에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범인은 40대 후반이고 범행 수법도 지난 연말 비치넛 주유소에서 발생한 현금 도난사건과 비슷했는데 확인한 결과 두 곳 주유소에서 직원 채용시 받은 운전면허증 사본은 동일인의 것이었다.
아무도 없는 매장에 몰래 들어와서 돈을 가져간 것도 아니고, 대낮에 다른 직원이 옆에 있었는데도 이런 도난 사건을 당해 정말 기가 막힌다는 주유소 오너는 “동일범이라면 또 다른 피해자도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21일 Hwy 6와 벨레어 근처에서 한인이 운영하는 주유소에서도 범인 김모씨에게 같은 피해를 당했다. 범인은 똑같이 구인광고를 봤다며 전화를 걸어왔고 밤 10시 30분경 주유소를 찾아왔다. 그 시각에 오너분은 집에 있었기 때문에, 다음날 연락하기로 했지만 범인은 “잠깐 둘러보고 갈께요”라며 계속 종업원과 얘기하면서 20~30분을 매장에 더 머물러있었다. 결국 종업원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현금을 털어갔다. 그 시간은 불과 5~10초 밖에 되지 않았다고 했다. 아직 채용 전이었기 때문에 범인의 ID 사본을 갖고 있지 않았지만, 범인의 모습은 CCTV에 그대로 남았다. CCTV에 찍힌 사람은 비치넛 주유소에서 현금을 도둑질해간 해고 직원 김모씨라는 것도 확인됐다.
3곳의 피해 주유소 모두 사건 발생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첫 번째 사건이 발생한지 약 한 달이 지나도록 경찰은 “범인의 주소지가 달라스 라서…”, “현 거처를 확인할 길이 없어서”라는 대답뿐이라고 했다. 용의자의 차량번호를 알면 추적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현재까지 차량번호는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범인 얼굴 공유로 재발 방지
한편 범인은 구인광고를 보고 한인 주유소들에 접근하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주유소들도 타깃이 될 위험이 크다. 이미 한인이 운영하는 또 다른 주유소에 범인과 비슷한 인상착의를 한 사람이 접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범인의 행동으로 봐서는 동선을 바꿔가면서 피해 주유소들과 거리상으로 떨어져있는 한인 주유소들을 타깃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 3곳의 주유소에서 범인이 도둑질해간 현금은 약 1만여 달러다.
한편 범인 김모씨는 73년생으로 40대 후반이며 운전먼허증에 기재된 주소지는 달라스와 포트워스 외곽에 있는 루이스빌(Lewisville)로 돼있다. 갸름하고 긴 얼굴형에 키는 5’10 인치의 호리호리한 체형이다. 안경을 쓰고 있으며, CCTV에 나타난 화면에는 모자를 쓰고 있다.
대화 중에 자신의 집은 달라스에 있고, 현재 메모리얼 근처에 살고 있다는 얘기도 했다고 한다. 주유소에서 2년 정도 근무한 경험이 있다고 했는데, 주유소 내부 근무 내용이나 동선 등을 훤히 꿰뚫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과거 주유소 근무 유경험자라는 점은 확실하다. 용의자가 경찰에 체포되기 전까지 사진 공개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이미 3곳의 피해 주유소에서는 범인의 운전면허증 혹은 CCTV 증거를 확보하고 있으므로, 한인주유소 오너들과 범인의 사진이나 CCTV 동영상, 범행 수법 등을 단톡방 등을 통해 공유하여, 범인과 동일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접근해올 경우 차량 번호를 확보하거나 즉시 911에 신고하여 경찰 출동을 요청하는 방법은 가능할 것이다.
본지는 한인 주유소들의 연속 피해 사실을 휴스턴 한인회에 알리고, 추가 피해 발생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을 당부했다. 이에 윤건치 한인회장은 브랜다 스타딕 전 디스트릭A 시의원의 도움으로 오는 2월 3일(목) 오후 2시 15분 한인회관에서 Crime Stoppers Houston 관계자들과 회의를 갖는다. 최근 연달아 발생하고 있는 한인주유소 현금 도난 사건에 대해 함께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을 긴급 논의할 것이다. 윤건치 회장은 피해자들과 관련 업종 오너들이 좀더 적극 나서서 Crime Stoppers에 현상금을 걸고 범인을 공개 수배하는 방법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개인적 의견을 전했다.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한인오너들이 많이 참석하여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황호준 변호사는 “주소지가 달라스라도 경찰 공조는 가능하다. 문제는 경찰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범인을 잡으려는 의지가 있는가에 있다”며, 그래서 커뮤니티의 목소리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