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도움 닿지 않는 10가정에 1천200불씩 전달
한인사회 전반에 구호 창구 확대 기대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이민생활 속에서 맞닥뜨려야 하는 질병이나 경제적 고통은 몇 배의 고통으로 다가온다.
언어 장벽과 정보 부족으로 인한 상실감은 어려운 상황 그 자체를 훨씬 뛰어넘기 때문이다.
허리케인 하비 때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정도로 그 후폭풍과 여파는 3년이 다 돼가도록 가족들의 삶 전반에 남아있다.
코로나19는 인간의 상상을 완전히 뛰어 넘었다. 공상소설 속에서나 있을법한 일이 4차 산업혁명 길목에 서있는 미국과 전 세계를 한순간에 마비시켰다. 생명공학 기술로 인간 복제도 가능한 과학 문명의 시대이지만 감기 바이러스의 일종인 코로나19로 22일 현재까지 전세계 247만1천136명이 감염됐고, 16만9천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미국에서만 8만2천583건 확진, 4만4천575명이 사망했다.
사업장이 문을 닫고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는 초유의 사태가 두 달여 이어지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아시안들에 대한 혐오와 인종차별까지 일어나면서 한인동포들의 삶의 입지도 좁아지고 위축됐다. 스몰 비즈니스를 돕는 대출들이 등장하고 실업보험 신청, 개인부양체크 등이 줄줄이 쏟아지고 있지만 우왕좌왕 하는 가운데 ‘혹시 동아줄을 놓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은 동포들을 더욱 답답하게 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받고 있는 코로나 긴급부양 지원금 1200불도 받지 못하는 이민가정들도 사실상 우리 주변에는 많다.
이런 가운데 휴스턴 한인중앙장로교회(담임목사 이재호)는 22일(수) 1만2천불의 구호기금을 휴스턴 한인회(회장 신창하)에 전달했다. 이날 오후 1시 30분 지역선교위원회 정훈석 장로와 선교담당 정우현 목사는 교회를 대신하여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한인동포들을 위해 써 달라며 신창하 회장에게 1만2천불 체크를 전달했다.
어렵고 힘든 교회도 돕는다.
정훈석 장로는 “처음에는 교회 성도들 중 직장을 잃은 가정들을 돕는 방안을 강구하다가 담임목사님과 당회가 교회 밖의 한인동포들을 먼저 돕기로 방향을 정했다”고 말했다.
신창하 회장은 한인중앙장로교회가 한인회를 믿고 구호 기금을 기부한 것에 대해 이재호 담임목사와 교회 전체에 감사를 전하면서, 구호 기금 창구가 한인사회 전체로 확장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기를 희망했다.
전화 통화에서 이재호 담임목사는 “가장 힘들 때 교회가 먼저 나서서 돕자는 취지에 장로님들도 흔쾌히 찬성했다”면서, “많지 않은 액수이지만 한인동포사회에 조금이라도 힘이 돼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특히 “세금보고를 하지 못했거나, 영주권이 없거나 서류미비 가정, 소셜번호가 없는 등 제한된 환경 속에서 정부의 최소한의 구호 혜택을 받지 못하는 가정들에 작은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부연 설명했다. 그래서 정부의 구호기금 1200불에 맞춰 1인당 1200불씩 총 10명에게 전달될 수 있는 기금이 결정됐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인중앙장로교회는 한인사회 내 어렵고 힘든 교회들도 돕는다. 소상인들 뿐만아니라 사회적 거리두기로 교회들의 재정상태도 매우 어려운 형편이고 정부의 구호 프로그램에서도 우선순위에서 밀려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또한 마스크나 생활물품 등이 필요한 가정들도 교회에 연락하여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휴스턴 한인회는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한인가정 중 정부의 도움이 닿지 않은 가정을 대상으로 지원금 신청을 받는다. 직접 신청할 수 있고 주변의 추천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이번에 신청자 혹은 지원금 혜택을 받게 되는 가정 모두 철저히 외부에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한인회가 추후 광고를 통해 공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