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구제기금 3만 불 불과… 1회성으로 끝날 수도
언어장벽·정보부족으로 지원 기회 늘 뒷자리
By 변성주 기자
kjhou2000@yahoo.com

코로나 사태에 여전히 손발이 묶여 있는 미국인들과 사업장, 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4단계 5번째 코로나 구호 패키지 법안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12일(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이끄는 하원민주당은 약 3조 달러에 달하는 코로나 구호 패키지 HEROES 법안을 공개했다. 이 법안은 15일(금) 연방하원에서 표결에 부쳐진다.
내용은 1인당 1천200 달러 개인부양 체크를 자녀도 동일한 액수로 하여 가구당 최대 6천 달러까지 현금 지원하는 방안, 연방 특별 실업수당을 내년 1월까지 연장, 렌트비와 모기지 페이먼트까지 지원하는 내용 등으로, CARES 법보다 1조 달러 이상 늘린 3조 달러 규모로 역사상 최대 규모다.
공화당과 백악관은 즉각 반대 입장을 내놓았고, 기존의 구제 패키지에 대한 평가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오는 7월말 종료되는 한 주에 600달러 특별 실업수당이 내년 1월까지 연장하도록 했고, 세입자들을 위한 렌트비 지원에 1천억 달러, 주택소유자들의 모기지 페이먼트를 위해 750억 달러 지원도 포함돼있다. SBA PPP 혜택을 못 받은 중소상인들에게 100억 달러 구호금 제공, 병원과 방역, 코로나 테스트 등 의료시스템 지원에 1천750 달러를 추가 지원한다.
특히 주정부에 5천억 달러, 지방정부에 3천750억 달러 지원이 포함됐다.
이에 앞서 지난 주 8일(금)에는 미 상원 버니 샌더스(I-VT)와 2명의 민주당 상원의원이 월별 경제위기지원법을 제안했다. 3명의 상원의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인들에게 지급했던 성인 1인당 1천200달러 수표 지급이 코로나 대유행 기간 동안 사람들을 돕기에 충분치 않으므로 3월부터 소급해 3개월 동안 매달 현금을 지급하는 법안을 제안했다. 이 제안은 연 12만 달러 미만의 소득을 가진 모든 개인에게 월 2천불 수표를 제공하며, 자녀도 최대 3명까지 동일하게 2천불을 책정하고 있다. 물론 공화당은 이 제안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트럼프 정부가 지원했던 2조 달러 이상의 구제패키지로는 코로나 피해에 따른 요구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이어서 합의점을 찾는다면 5월 안에 또 다른 매머드급 구호 패키지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한국어 지원 ‘급선무’
문제는 이러한 구제 프로그램들이 생존의 막다른 골목에 있는 영세 상인들에게는 여전히 닿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PPP의 경우만 해도 정보가 늦어 선착순 우선의 타이밍을 놓쳤거나, 구비 서류 준비에 시간이 지체되었거나 혹은 언어장벽으로 접촉이 수월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았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이민사회는 상대적으로 정부 지원 프로그램의 접근성이 뒤쳐지는데, 특히 휴스턴 같이 한인인구가 많지 않은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긴급 상황에서 한인동포들을 위해 실무적인 것을 도와줄 한인단체나 기구, 자원봉사자도 턱없이 부족하다. 다행히 휴스턴 한인회가 코로나 포털 사이트를 만들고 부문별 지원봉사 및 단톡방 개설로 주요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세세하고 기본적인 도움까지 필요한 동포들에게는 여전히 유익한 지원프로그램들이 남의 떡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러다보니 인터넷이나 SNS 등에 올라오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의존해 시간만 낭비하는 경우들도 생긴다.
현재 EIDL나 PPP 론은 이미 2번의 신청 기회가 거의 끝난 상태다. EIDL 론의 경우 어드밴스 론(직원 1인당 1천 달러)을 받은 경우는 많지만 EIDL 론에 대한 진행 상황은 거의 정보가 없다가 이번 주 부터 30년 상환으로 15만 불의 EIDL 론을 받았다는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 주로 3월 말경 1착으로 신청한 사람들이 많은데 개인차는 있어도 늦어도 5월 중에는 대부분 PPP나 EIDL 론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까지 1천200달러 개인부양체크를 받지 못했거나, EIDL 어드밴스 론이 나오지 않은 경우, 혹은 렌트비나 모기지 상환 문제로 불안전한 상황에서 영업재개를 맞이해야 하는 동포들의 불안감과 혼란은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주 휴스턴시는 단독으로 아파트나 주택에 대한 임대료 구제프로그램(Houston Rental Assistance Program)을 발표했다. 1주일의 공고 뒤 13일(수) 오전 10시부터 세입자 신청 접수가 시작되었는데 단 1시간 30분 만에 모든 접수가 마감됐다.
휴스턴 주택국은 “1만1천 가구 이상이 총 1억5천만 달러의 CARES 법 기금을 지원받았다”면서 아직도 도움이 필요한 많은 세입자들을 지원하려면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각 커뮤니티가 15일(금) 투표 예정인 HEROES 법안에 대한 지역 국회의원들의 지지와 호소를 적극 해달라고 요청했다. 1천억 달러의 임대 지원과 750억 달러의 모기지 지원이 포함되는 이번 법안이 통과된다면 추가로 2차 임대료 구제 프로그램도 곧 가능해질 수 있다는 기대다.
한편 임대료 구제프로그램은 너무 짧은 기간 탓에 한인동포들에게 널리 홍보되지 못했고, 해당사이트에 여전히 한국어 지원은 빠져있어서 한인들의 접근이 쉽지 않았다. 이에 본지는 휴스턴 주택국에 향후 임대료 구제프로그램에는 한국어 지원도 포함될 수 있도록 공식 요청했다.
우리의 이웃 우리가 돌봐야
정책적으로 미 연방 상원과 하원에서 후속 코로나 지원책을 계획하고 있고, 현재 진행 중인 프로그램 및 지방정부 차원에서 코로나 피해가정을 돕는 다양한 노력들이 이뤄지고 있지만 번번 혜택을 받지 못하는 취약계층이 한인사회에도 많이 있다. 제도적 손길이 닿지 않는 이들을 돕기 위해 어렵게 코로나 구제기금(Houston Korean COVID 19 Relief Fund)이 휴스턴 한인회에 의해 운영하고 있지만, 동포사회 내 성금 모금 열기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5월 12일 기준으로 한인중앙장로교회, 조의석 목사, 존 박, 신창하 한인회장, 휴스턴 총영사관 직원 일동이 기부한 3만 달러가 전부다. 현재까지 20명의 기금 신청이 접수된 상황이므로, 더 이상의 기부가 없으면 5월 18일로 예정된 1차 기금 전달로 끝날 수도 있다. 최소한 언어 장벽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한인사회 안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코로나 구제기금에 많은 기금이 답지하고 또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기금이 소진된 뒤 뒤늦게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도록 더욱 어려운 이웃을 살피고 돕는 따뜻한 손길들이 절실하다.